철저한 프로의식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직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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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프로의식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직업이죠!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7.2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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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의 포토그래퍼
▲ 송철의 포토그래퍼/사운드드로잉 캡처

 송철의 씨는 한 때 주변에서‘음악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음악에 빠져 살았다. 그러던 그는 영국유학중 플롯 등 가지고 있는 음악장비 전부를 내다 팔았다. 좋아하는 음악을 했지만 삶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음악 하나로만 알고 살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던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때 그의 나이 27세였다. 한국 사회에서 27세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닐 시기라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그는 남의 시선 남의 기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기로 했다.

 송철의 씨는 국내에서 음대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음악을 더 공부하고 싶어 떠난 유학이었으나, 삶의 자체가 된 음악이 왠지 모를 강박으로 다가왔고 결국 음악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는 그에게 있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음악연습에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유학 시절에 하루 4~5시간, 많게는 10시간 이상 맹연습을 했죠. 음악이 삶의 일부분이 아니라 음악이 삶 자체였던 거 같아요. 하루는 음악에서 벗어나려고 당일치기 여행을 갔
어요. 영국 브라이튼에 위치한 해안 절벽 ‘세븐시스터즈(seven sisters)’라는 곳이었는데, 그 광활한 자연이 주는 위로에 덜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는 자연 앞에 자신의 고민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깨달았다. 그 뒤 음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나이 27살이었다. 또래 친구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조금은 불안했지만 조급해 하지 않았다.
“음악을 그만두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다양한 경험을 하자’였어요. 귀국하고 나서는 영어학원 강사로 일했고요.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둘하기 시작했죠. 영국에 있을 때 취미로 ‘똑딱이카메라’로 사진을 즐겨 찍었어요. 사진을 주업으로 삼아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취미로 즐겼던 거죠.”

▲ 송철의 씨가 작업한 뮤지션 UV앨범 자켓/송철의 씨 제공

취미로 즐긴 사진 미련으로 계속 남아
 영어학원에서 2년 정도 학생들의 입시를 도왔던 그는 강사로서 최선을 다했다. 입시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학생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다. 음악만 하다 다른 일을 하려니 겁이나 더욱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멘토였던 음대 교수께서 그에게 ‘제일 자신 있는 기술을 놓아버렸으니 이제 무슨 일을 하든 손해 보면서 하라’고 말했다. 지금은 그말씀이 그의 직업의 가치관이 되었단다. 영어강사로서의 삶은 행복했다. 보수도 괜찮고 나름대로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취미로 얻었던 사진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았다.
“영어강사 일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보수도 괜찮았고요. 하지만 누구나처럼 저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있었죠. 저는 그 스트레스를 사진을 찍으면서 해소했습니다. 출근 전 새벽같이 일어나 사진을 계속 찍었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스트레스가 있었어도 계속 다닐 만 했는데 자꾸만 사진이 눈에 밟혔어요.”
 학원을 정리하고 그동안 찍어온 사진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100여 곳 이력서를 넣었다. 하지만 답변이 온 곳은 4~5군데. 다행히 남성의류 쇼핑몰에서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고, 그는 그곳에서 포토그래퍼로 첫 직장을 구했다.
“쇼핑몰에서 일했을 때 하루에 2,000장 정도 되는 사진을 찍은 거 같아요. 보통 찍고 나면 웹디자이너에게 사진을 다 넘기는데 저는 제가 일일이 사진을 선별하고, 포토샵을 했어요. 그렇게 선별된 사진으로 저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갔죠.”
 하지만 수입이 문제였다. 2008년 당시 한 달 수입은 120~130만 원에 불과했다. 그는 쇼핑몰에 소속되어 있는 것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해서 몸값을 올리는 게 더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3개월마다 직장을 옮겼다. 그러던 중 뮤지션 UV(유세윤,뮤즈)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라는 앨범 자켓 촬영 제의가 들어왔다. 그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후 UV노래가 대박이 나면서 줄곧 UV 앨범자켓 사진 촬영은 그가 거의 도맡았다.

철저한 자기관리 필요
 사실 송철의 씨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전문아카데미를 다닌 포토그래퍼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사진을 남들이 공감해 주는지, 좋아해 주는지 항상 궁금했다. 두 번의 사진전에 입상하고, 2015년 이후 3번의 개인전을 연 그는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사진전문 커리큘럼을 배운 포토그래퍼는 아니었지만, 그만의 스타일을 좋아해주는 이들이 생겨났고, 찾아주는 클라이언트가 늘어나자 자신감을 얻었다.
“프리랜서 포토그래퍼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일단 프리랜서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직업이라는 걸 알아두셔야 합니다. 특히 포토그래퍼는 진입장벽이 낮은 직업 중의 하나입니다. 직장을 다니던 분들이 좋은 카메라와 장비를 구입하여 사진을 찍다가 주변에서 반응이 좋으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오랫동안 활동하지는 못 하더군요. 프리랜서의 이미지가 언뜻 보기에는 여유가 넘쳐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을 맡으면 일할 동안에는 주변 사람을 만나지 않아요. 술도 마시지 않습니다. 제게 일을 맡기신 분께 최고의 결과물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죠. 그 정도로 프로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합니다.”
2015년 2월 영국에서 개인전을 연 그는 그곳에서 한인 유학생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얘기해 주었다.
“저도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예체능을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제게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때마다 ‘꾸준함’이 덕목이라고 말씀드려요. 대학생이라면 현재 주어진 상황이 좋든 싫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죠.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 또한 이전에 겪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거예요. 주어진 학업을 충실히 해내다 보면 거기서 새롭게 발견되는 무엇인가가 있거든요. 그리고 언젠가는 그때 배운 것들이 활용될 수 있는 날이 와요.지금 배우는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훗날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고민은 오히려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10년 이상 해오던 음악을 앞으로 더 할지 말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어요. 하지만 고민만 한다고 해서그 고민이 결코 해결되지 않아요. 무엇인가 도전하고 싶고, 알고 싶다면 바로 실천에 옮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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