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은 문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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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은 문화를 만든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07.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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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은행 USB는 직원들에게 복장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배포했다. 여성들의 치마는 무릎까지 오는 것을 입을 것, 여성 직원들은 피부색(flesh-colored)의 속옷을 입을 것, 마늘과 양파는 먹지 말 것 등이다. 총 43페이지에 달하는 상세한 복장 지침서를 배포해 이슈가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드레스코드’에 대한 ‘단순한 옷차림에서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규정하는 수준을 넘어 패션잡지 못지않은 상세한 조언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직원들은 회색, 검은색, 감색 등 짙은 색상의 정장을 입어야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들 색상이 전문성과 신뢰, 격식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 강조했다. 여성들은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차분한 립스틱 정도만 허용되고 네일아트는 금지하기로 정했으며, 남성들 속옷까지도 규정한 규정집은 금융계에서 단연 이슈가 되었다.

자신의 일을 복장으로 표현하라
 USB 장-라파엘 폰타나스 대변인은 이 드레스코드가 지나치게 세세한 것까지 규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 직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라며 “전 직원의 약10%인 1,500명 정도만 이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성이 우선시되는 요즘시대에 어쩌면 맞지 않는 규정일지도 모르지만, 자유로움 속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복장으로 표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회사마다 브랜드 컨셉에 맞는 이미지를 직원들이 추구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는 소비자관여도 중 단연 최고의 관여도를 가지고 있다. 보통 경차 한 대 가격도 1천만 원 이상의 금액을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가 결정되었다면, 그 이후에는 그 차를 누구에게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5년 동안 다녔던 네일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린쌍둥이 자매가 운영하는 곳으로 고객관리부터 네일에 대한 전문성까지 갖춘 작지만 알찬 숍이었다. 어느 날 매장 앞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A사의 외제차가 떡하니 서있는 걸 보고, 고객이 주차한 차라 생각했는데 매장을 들어가니 쌍둥이 자매원장은 앞에 서있는 차가 이번에 구입한 신차라며 어떠냐고 물어 봤다. 순간 자동차 회사에서 교육 일을 맞고 있는 나는 어떻게 차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묻게 되었다.
 이유는 너무도 간단했으며 황당하기까지 했다. 원래 쌍둥이 언니와 함께 B사의 G 브랜드 차량을 구매하려 바쁜 시간쪼개서 그 매장에 들렀으나 구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왜 선택하지 않았냐는 필자의 질문에 원장은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웬 아저씨가 나오더라고요~!”
 아저씨? 결혼을 해서 싫었다는 이야기인가? 더욱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쌍둥이 자매는 그날의 일을 잊을 수 없다는 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바쁜 시간 쪼개서 매장 방문을 했지만 그분께는 차를 구매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니는 상담도 받았으니 미안하니까 그냥 계약서를 쓰자고 했지만, 그분의 복장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왠지 5년 동안 열심히 일해 차를 구매하려는 우리 입장에서는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저희도 영업을 하지만 옷차림에 신경을 쓰거든요.”

옷차림에도 신뢰가 있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지만, 20대 젊은 친구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가의 차를 구매하면서 고객은 끊임없이 판매자에 대한 신뢰를 찾게 된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신뢰, 언어에서 느껴지는 신뢰, 행동에서 느껴지는 신뢰, 그런 신뢰 하나하나가 판매자가 팔고 있는 제품의 이미지와도 연결되어 끊임없이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쌍둥이 자매는 고가의 차를 구매하면서 조금 더 ‘젠틀’해 보이고 고가의 자동차 이미지에 맞는 영업직원의 서비스를 바랐을 것이다.
 한 자동차 전문 기자는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보다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세련미, 역동성, 칼라 등을 그 회사의 CEO가 복장에서 잘 표현하고 있느냐를 기사로 제시했던적이 있었다. 스포츠카를 모터쇼에서 선보이면서 CEO가 너무 펑퍼짐한 스타일로 대중 앞에 섰을 때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만든 사람 따로! 폼 재는 사람 따로!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않는 자동차! 고객과는 아무 상관없는 자기들만의 기념사진 찍기!”
 몇 년에 걸쳐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했을 연구원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다른 자동차 회사 CEO는 옐로계열의 세단 신차를 출시하며 넥타이와 포켓치프의 칼라를 노란색으로 맞춰 세련미를 더했다. 이때 기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전적으로 믿어도 됩니다. 혼연일체 화룡점정! 넥타이와 자동차칼라의 앙상블~”

복장을 통해 보여주는 것도 ‘나만의 스펙’
 옷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 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복장으로 나타내 왔다. 영화 제작자 ‘앤디워홀’은 “당신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어떤 일을 한다고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그 사람의 정체성까지도 느껴질 때가 있다. 옷은 인간이 가진 가장 적극적인 자기 표현수단이다. 어떤 사람으로 표현되고 싶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는 당신이 입고 있는 복장에서 단 몇 초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게 스캔된다.
 우리가 입는 옷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사람들은 걸러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취업준비생이라면 더욱 더 자신의 복장에서 그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가 연출되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복장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도 나만의 스펙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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