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의 취업 성공, 매일 입사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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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의 취업 성공, 매일 입사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 덕분!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7.28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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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종합손해보험업 D사 손해사정직무

김종선 종합손해보험업 D사 손해사정직무
올해 3월부터 한 보험회사의 손해사정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선 씨. 3개월 만에 취업에 성공한 그였지만 짧은 기간 여러 회사에 지원하면서 수차례의 탈락을 경험했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이 겪는 희로애락을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겪으면서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도 쌓게 됐다.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에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에 대한 코치를 해주겠다고 하니 80명 이상이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을 도우며 멘토로도 활동 중이다. 그의 취업 노하우는 무엇인지 들어보자.




 주말을 앞둔 어느 금요일 오후, 막 신입사원 교육을 마친 김종선 씨가 서둘러 약속 장소로 들어왔다. ‘불금’이었지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합격한 사람도 있구나’ 알려주며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 달콤한 휴식도 포기하고 달려온 터였다.

 취업을 준비하며 누구보다 직무 분석에 열중했던 그는 가장 먼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제가 하고 있는 손해사정직무는 보험 현장을 조사하는 일입니다. 사고가 일어나면 피보험자들이 보험 처리를 신청하고, 이를 심사하는 부서에서 접수된 사안을 보고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여기면 저희에게 조사를 요청합니다. 그럼 제가 가서 사고 현장을 보고 보험금 지급 여부와 지급 범위 등을 판단하기 위한 여러 조사를 하는 거죠.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가 ‘누수사고’입니다.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면 자신이 잘못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보험금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누수사고도 이에 적용되는 사례인데, 그럼 저는 누수가 시작된 지점을 확인하기도 하고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에서 복구비용에 대한 견적을 받아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장조사가 업무의 50% 정도 됩니다. 나머지 50%는 보고서 작성 등의 사무 업무입니다. 보고서는 제가 조사한 사실을 놓고 법적인 근거를 통해 보험 처리에 대한 각 사안들을 판단하는 내용을 작성하는 겁니다. 이걸 다시 심사 부서에 전달해서 보험 처리가 이뤄집니다.”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 일
 간단한 일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매 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한다. 그는 그것이 이 일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누수사고가 나서 인테리어 업체의 견적을 받는다고 하면, 저는 견적서가과금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건축 관련 지식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두꺼운 건축 서적을 공부하며 견적서의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매 사건마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하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일을 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아마도 안정적인 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겐 잘 맞지않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제가 성장한다는 생각에 힘든 부분도 극복하며 일을 즐기고 있어요.”

 그가 최종 합격을 했던 곳 중에서는 화장품을 제조하는 굴지의 중견기업 재무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이 일을 택했다고 한다.
 “앞서 말씀드렸듯, 끊임없이 뭔가를 배워야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견문을 넓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라 그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각계각층의 사람을 두루 만나게 되죠. ‘내가 어디가서 이런 사람을 만나보겠나’싶은 사람들까지요. 하지만 사람을 만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는 직업이긴 합니다. 돈 문제를 이야기 해야 하고, 피보험자와 피해자를 중재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나가는 일이라 싫은 소리도 듣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다보면 스트레스도 자연히 사라져요. 또 제 스케줄을 제가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일의 큰 장점입니다. 퇴근도 빠르고, 남들 놀 때 저도 논다는 점도 매력적이죠(웃음). 저는 이 일이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험사기를 막음으로써 보험금을 노린 살인과 같은 더 큰 범죄도 막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생각하니 일에 대한 만족감도 더 높아지더라고요.”

 직무 DB 만들고 기업 자료는 dart, pdf 검색
 그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직무분석이었다. 취업에 성공한 후에는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이들에게 그동안 만들어 두었던 직무 분석 자료를 나눠주기도 했다.
 “채용 공고에 경영지원, 영업관리, 이렇게만 직무 정보가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뭘 하는 일일인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런데 자기소개서 문항에는 ‘자기가 이 직무를 잘 할 수 있는 이유와 사례’를 묻는 경우가 많아요.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직무를 제대로 알아야 하니까 직무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동영상 사이트에서 직무명을 검색해서 관련 소개 동영상을 봤어요. 그리고 이 정보들을 보며 마치 공부하듯 키워드를 중심으로 메모해뒀죠. 직무 내용과 필요한 역량을 한글 파일로 정리해 저만의 DB를 만들었어요. 이걸 토대로 직무설명서를 작성했고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이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이 자료는 요청하신 분들께도 많이 나눠드렸어요.”

 그가 만든 직무 설명 자료는 8페이지 정도의 내용으로 직무에 대한 설명과 필요한 역량, 그리고 역량에 대한 간단한 설명까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해를 위해 해당 역량이 필요한 이유도 함께 메모돼 있었다.

 기업분석도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필수 코스. 보통 기업분석은 홈페이지 자료를 많이 참고하지만, 그는 절대 홈페이지 정보는 보지 않았다고 했다.
 “홈페이지 정보는 저에겐 좀 추상적으로 느껴져서 잘 보지 않았어요. 대신에 dart(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 기업 보고서를 봤습니다. 대체로‘사업의 내용’부분을 읽어보았고, 여기서 기업의 사업 현황과 비전 등의 정보를 얻었어요. 이런 것을 보면 오히려 기업 인재상도 훨씬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보고서가 없는 회사도 있어요. 이런 회사들은 포털 사이트 등에서 ‘기업명.pdf’로 검색해서 나온 자료들을 봤습니다. 이렇게 검색하면 기업 관련 보고서든 리플릿 자료든 기업 분석에 유용한 각종 자료들이 나와요.”

 자기소개는 ‘연기’하듯, 호소력 있게
 면접을 준비하는 데도 그만의 방법이 있었다. 그는 우선 자기소개를 작은 목소리로 달달 외우는 것만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자기소개를 줄줄 외워 연습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외워도 면접장 가면 매끄럽게 발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펙도 좋고 면접 준비도 많이 한 분들이 이런 실수를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면접에서 자꾸 떨어져 고민이라고 하는 분을 만나면 자신이 작성한 자기소개 멘트를 보고 조언을 해달라고 하는데, 멘트의 내용만큼이나 이 내용을 얼마나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외운 것을 줄줄 읊는 자세도 좋지 않지만 무조건 씩씩하게 내지르기만 해서도 안 되죠. 내용만 외울 것이 아니라 마치 ‘연기’를하듯이 자세와 눈빛, 시선 처리 등을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또한 자기소개를 하는 상황과 면접관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지원자들 속에서 자신의 답변이 면접관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그는 ‘오글거리는’ 멘트도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면접관들이 자기소개를 경청하기는 사실 힘듭니다. 이력서를 보는 데도 바쁘죠. 그래서 평범한 멘트로는 면접관의 시선을 붙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면접관들 귀에 잘 들릴만한 멘트를 준비했습니다. 사자성어나 명언 같은 지루한 멘트는 삼가는 것이 좋고, 자신의 장점만을 피력하는 멘트도 너무 평범해요. 자신의 직무 관련 역량을 말해봤자 사실 다른 지원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제 생각을 털어놓되 ‘어라, 얘 좀 특이한데?’ 이런 생각이 들만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예를 들어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면접을 볼 때는 ‘저는 이 일반사고조사 직무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책임도 있고 고객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직무를 택한 이유는 그만큼 보람도 크기 때문입니다’하며 직무에 대한 어려움과 단점을 쭉 읊은 다음, 그것을 제가 알고도 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되는 장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직무에 대한 제 생각으로 저에 대한 자기소개를 모두 대신했습니다. 이 자기소개로 면접관의 시선을 이력서에서 제게로 옮겼죠. 면접관의 시선이 제게 향했을 때 합격을 예감했습니다.”

 취업준비기간, 원칙을 세우고 멘탈 관리
 그가 3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을 보내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많은 기업에 지원한 것 덕분이었다. 그는 매일 한 곳 이상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각자 자신의 원칙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저는 하루 한 곳 이상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지키기 힘들기도 하고 완벽히 지키지 못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원칙이 있어서 일주일에 다섯 곳은 지원을 했습니다. 하려면 그게 또 되더군요(웃음). 어떻게든 매일 지원을 하려고 보니, 공채 시즌이 아니더라도 수시 채용 등이 있어 채용 공고가 올라오지 않는 날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워낙 지원을 많이 하니까 탈락을 하더라도 기대감이 분산되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었어요. 매일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어 길고 지루한 취업준비기간도 지치지 않고 보낼 수 있었고요.”

 그렇게 작년 하반기에 여러 지원서를 작성했고 수십 곳에서 탈락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의 가치를 알아봐 준 곳이 있었다. 최종합격을 한 기업 중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골라 갈 수도 있었다.
 “하루에 몇 개를 쓰든, 며칠에 걸쳐 몇 개를 쓰든, 꾸준히 자기소개서를 쓰고 지원을 하다보면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신지원을 하라는 말도 있고 그 이유도 알지만, 지금처럼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여러 기업에 지원해보며 합격 확률을 높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 곳 지원해서 차라리 그 중 원하는 곳을 골라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대신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어디든 나를 합격시켜준 곳은 나의 가치를 알아준 것이니 그 회사에 내 인생을 걸겠다’하는 생각이요. 여러분들도 꼭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회사를 만나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장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멘토, 이원준 상사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취업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글·사진┃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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