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은 개인의 가치표현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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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은 개인의 가치표현 방식이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08.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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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통의 법칙’이 있다. 독일의 <리비히>라는 식물학자가 ‘나무는 자람에 있어 어떤 요소 하나가 부족하면 그 부족한 요소로 인하여 성장에 장애를 받는다’는 ‘최소량의 법칙’이 ‘물통의 법칙’이다. 이는 성장에 방해를 주는 요소가 있으면 건강한 성장에 장애를 준다는 이야기이므로 개인이나 사회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안정된 선진국형 경제를 이루었지만, 오랫동안 선두를 지켜온 거대 자본국들에 비하면 그 기초체력은 아직 취약한 편이다. 사회 전반으로 퍼져있는 소통의 부재, 성범죄, 패륜, 사기, 자살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도덕성마저 메말라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마땅히 갖춰야 할 인격이 성숙하지 못하거나 결여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학생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만 치중해 공동체보다 성적을, 또 그 학생들을 이끌어야할 어른들은 행복보다 자본을 추구하고, 무조건 1등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쟁 논리를 최고의 가치로 받 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휴머니즘은 사라지고, 무거운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기초는 가정교육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핵심을 정리해보면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인성의 가르침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이 시급하게 필요한 사람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아니라 먼저 가정에서는 부모, 학교에서는 교사, 사회에서는 각계의 지도자층이다. 또한 개개인이 바람직한 도덕성을 형성하는 것에 앞서 불공정한 사회구조와 관습을 뜯어고치는 게 더 중요하다. 결국 정의롭지 못한 사회 체계를 바람직하게 바꿀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성인들의 인성 교육을 필두로 체계적인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학교에서 주도로 하다 보면, 인성도 주입식과 성적으로 평가하는 문제를 낳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실천의 한 방법으로 모든 가정교육의 기초이자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의 출발점인 밥상머리 교육을 생각해보자. 우리의 밥상머리 자녀교육은 오래된 전통문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집안의 어른이 사라지고 밥상머리 교육도 함께 실종됐다.

한편,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의 지침서인 규합총서에도 식사할 때 지켜야 식시오관(食時五觀)이 있었다. 이는 식사할 때 지켜야 할 다섯 가지로서, 즉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고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한다. 자신의 덕행을 살펴보아 밥을 먹을 자격이 있는지를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배부르게 먹고픈 마음을 절제하는 법도를 생각한다. 음식을 좋은 약으로 여기고 먹어야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음식을 받아야 함을 생각해야 한다”고 식사 예절을 강조했다. 이렇듯 가족과의 식사 시간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 예절, 유대감, 언어 발달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해 왔다. 즉, 기초 인성과 삶의 기본이자 시작은 밥상 앞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가정의 유대감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이는 절제와 배려라는 덕목을 익히게 된다. 이 덕목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사회생활에도 반드시 필요한 자세로서, 결국 밥상머리 교육은 인지발달, 정서발달, 신체 발달을 아우르는 전인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아버지가 백 명의 선생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인성이란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닌, 부모와 가족의 좋은 본보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고, 인성교육의 기초는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선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경청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아이에게 ‘자기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준다’는 확신이 들어야만 마음을 열고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바쁜 일상 때문에 하루에 한 끼도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서로 배려하지 못하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는 어쩌면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밥상 앞 교육부터 시작해보자.

예절과 효도는 낡은 관습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
예부터 우리나라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바탕으로, 충효(忠孝)의 윤리를 인간의 근본이자 덕목으로 생각했으며,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 또는 ‘군자의 나라’라고 불렸다. 이러한 이유는 웃어른을 공경하고 예를 갖추는‘효(孝)’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인 ‘충(忠)’에서 시작됐다. 신분고하와 상관없이 삼강오륜[三綱:임금과 신하(君爲臣綱), 어버이와 자식(父爲子綱), 남편과 아내(夫爲婦綱), 五倫:부모는 자녀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하며(父子有親), 임금과 신하의 도리는 의리에 있고(君臣有義), 남편과 아내는 분별 있게 각기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夫婦有別),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하며(長幼有序), 친구 사이에는 신의를 지켜야 한다(朋友有信)]을 기본적인 인간의 덕목으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예의와 도덕으로서 강조했다. 삼강오륜을 어기는 것은 당시 사회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고, 사회 지탄의 대상이 되어 인간으로서의 대우마저 받지 못했다.

특히 성리학의 대 스승인 퇴계 이황 선생에 의하면, “교육은 윤리를 밝히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했다. 즉,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학문을 하는 것이라면, 학문을 하는 목적은 곧바로 윤리 도덕을 바르게 아는 데 있다고 했다. “도리를 마땅히 알아야 할 것으로 삼고, 덕행을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삼아서, 먼 곳보다 가까운 데서, 겉보다 속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마음으로 얻어서 몸소 행하기를 기약하는 것”이라고 퇴계 선생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퇴계 선생이 지향한 교육은 전인교육이다.

그러나 현시대에 와서는 동방예의지국의 후손이라고 소개하기에는 민망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기 입장만을 먼저 내세우며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는 갑(甲) 질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먼저 잘못된 가정교육에서 시작됐고, 더 나아가 교육의 현장에서는 지나친 공리 교육에 치중해 인성교육이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을 살펴보면, 유치원 단계부터 생활예절 및 인성교육, 질서보다는 영어 한 마디를 더 가르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고, 이러한 현상은 초등·중등 교육에서도 그대로 이어져왔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교육시스템은 입시, 취업, 성공 등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위주로 달려왔다.

결국 바람직한 공동체의 질서가 유지되고 구성원이 화합하여 발전할 수 있는 바탕에는 인성교육, 특히 적절한 ‘예절’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예절과 효도는 낡은 옛 관습이 아니라 우리가 보존하고 지켜 나가야 하는 우리의 소중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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