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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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8.2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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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이야기


 얼마 전 소설가 김영하의 TED 강연을 들었다. 김영하는 <오직 두 사람>,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사랑받는 여러 소설을 쓴 작가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장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tvN)>에 출연해 그와 그의 작품이 다시금 화제가 됐다.

 그런 그가 강연에서 전한 메시지는 '예술가가 되자'는 것이었다. 그는 강연에서 가장 먼저 예술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 설명했다. 스토리텔링의 시작을 아이의 거짓말에서 찾고, 벽에 하는 낙서는 그림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서 실은 우리 모두 예술가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지극히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발상이 표현되는 순간 예술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아이는 즐거움을 위해 예술을 한다. 그 이상의 목적은 없다.

 김영하는 이렇게 말한다. “예술은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예술은 다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의 본질은 ‘즐거움’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이들이 예술을 어려워할까. 예술가가 되지 못할까.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잊어버렸을까.  그 이유를 김영하는 예술을 일로 삼은데서 찾는다. “프랑스의 작가 ‘미셸 트루니에’는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그는 자신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간단한 주제에 대해 짧은 시간 구상하여 즉흥적으로 글을 쓰도록 유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제가 한예종에서 봤던 정말 좋은 글들은 시간을 충분히 준 과제에서 본 게 아니라 학생들이 그렇게 40분 동안,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제 앞에서 연필로 쓴 글들이었어요.” 이 결과는 그의 주장을 훌륭하게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래서 그는 ‘예술가가 돼라’고만 하지 않고 ‘지금 당장!’을 덧붙인 것이 아닐까 싶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별다른 거창한 철학과 주제가 아니다. 깊은 고민은 때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예술을 하는 데에는 순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즐겁게 표현하는 아주 짧은 시간이면 충분하다.

 예술가는 자격이 없는 직업이다. 회계사는 회계자격증을, 교사는 교원자격증을 갖지만 예술가에게는 자격증이 없다. 그래서 그가 만난 택시 기사는 동시에 연극배우일 수 있었다. “낮에는 골프 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로,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배우로, 은행원이면서 화가로 사는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해 나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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