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이색 면접으로 No스펙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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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이색 면접으로 No스펙 채용!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9.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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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 샘표식품(주) 인사담당자 인터뷰

샘표식품(주)은 공개채용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1999년부터 지원자의 출신학교, 학점, 외국어 시험 점수, 전공, 성별, 종교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해 왔다. 물론 블라인드 채용처럼 완전히 서류에 기입란을 삭제한 것은 아니지만, 채용과정에서 스펙을 타파했다는 점에서 탈스펙 채용을 지향하는 블라인드 채용과 목적이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샘표식품의 채용 과정을 살펴보면 향후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출신학교·학점·어학점수 배제한 No스펙 서류전형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샘표식품은 ‘젓가락 면접’ 등의 이색 면접을 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샘표식품의 채용 전형은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면접전형으로 구성돼 있다. 샘표식품의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팀 관계자는 서류전형 역시 스펙보다는 지원자의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샘표는 정형화된 스펙보다는 지원한 직무에 대한 이해와 열정,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학업과 학업 외의 활동을 통해 이러한 요소들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고, 또 이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하죠.”

 면접에서 지원자의 스펙을 평가하지 않는 기업들은 더러 있지만, 샘표식품은 서류전형에서도 스펙을 평가하지 않는다. 이처럼 샘표식품의 ‘열린 채용’은 지원자의 스펙을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서류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더욱 심도있게 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샘표의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회사의 인재상과 부합하는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지원자의 역량과 능력은 어떠한지를 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잘 기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서류전형에서부터 지원자의 성별, 나이, 출신학교, 학점, 어학점수, 전공 등의 항목은 배제하고 심사를 진행합니다.”

▲ 샘표식품 2017년 공채 신입사원 식문화 워크숍 교육

 기업철학을 이해하는 샘표인을 찾기 위한 이색면접
 지원자의 스펙을 묻는 질문은 샘표의 면접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 이후 진행되는 면접은 요리 면접’과 ‘젓가락 면접’이다. 질의응답 방식이나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면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스펙을 배제하였기에 지원자의 정보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새로운 면접 방식을 통해 심도 있는 평가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 샘표식품의 요리면접

 “단순히 이색적이기 위해 이러한 면접전형을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면접전형에서 지원자가 샘표의 기업철학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면접 방식은 지원자의 태도와 인성, 회사의 기업철학과 핵심가치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다면화된 평가 툴입니다.”

 샘표에서 2000년에 도입한 요리 면접은 ‘식품회사 임직원으로서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으며, 특히 우리의 맛을 세계화시키기 위해 직원들 스스로가 한국 요리와 그 맛을 이해해야 한다’는 박진선 사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요리 면접은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4~5명이 한 팀이 되어 주어진 음식 재료를 활용해 각 조별로 주제를 정하여 요리를 만들고, 이 요리를 면접관들에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요리 면접 평가의 핵심은 얼마나 요리를 잘 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가 하는 점입니다. 기획의 창의성과 전략, 팀워크,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을 관찰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지원자의 성향과 특성, 태도 등 을 파악할 수 있고 대면면접으로는 알기 어려운 개인의 인성과 팀워크, 리더십, 창의력 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젓가락 면접은 지난해 말 진행된 신입사원 공채부터 적용됐다. 역시 젓가락질을 얼마나 잘 하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라기보다 면접에 임하는 지원자의 태도를 알아보기 위한 전형이다. 또한 샘표의 기업철학을 지원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과정이기도 하다.

 “샘표는 ‘우리 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 아래 한국 식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젓가락 면접은 이러한 샘표의 기업철학이 반영된 면접입니다. 젓가락 문화는 우리나라의 기본 식사 예절로, 함께 식사하는 이들을 생각하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배어있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입니다. 따라서 젓가락 면접에서는 젓가락 사용 기술이나 속도보다는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이해와 지원자의 태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샘표식품의 2017년 공채 신입사원 젓가락 테스트 교육

 열린 채용, 그 효과는?
 스펙을 쌓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펙이 직무능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한계는 탈스펙 채용 바람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탈스펙 방식의 채용이 기존 스펙 중심의 채용 방법보다 인재선발에 있어 뛰어난 방법인지에 대한 의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999년 이래로 20여 년간 열린 채용을 진행해온 샘표식품의 생각은 어떠할까?
 “샘표는 열린 채용, 다면화된 채용 방식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잘 채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정형화된 스펙은 부족할지라도 잠재 역량이 뛰어나고 업무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인재, 기업 가치와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성을 보유한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 면접과 젓가락 면접에 제대로 임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정보와 가치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고 공감해야 합니다. 덕분에 면접 단계에서부터 지원자들이 애사심을 갖게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현재 채용 방식에 만족하고 있는 만큼, 샘표는 앞으로도 스펙보다는 인재상과 부합하고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기조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면접 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기업 문화와 인재상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면접 툴을 장기간에 걸쳐 개발했습니다. 다면화된 면접 툴을 통해 구직자의 다양한 면을 보고 평가할 수 있지요. 앞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단순히 스펙을 보지않는 것이 아니라 ‘스펙 외에 지원자의 어떤 면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각 기업의 문화와 인재상, 특징, 가치, 직무 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따라 지원자의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각 회사의 맞춤형 면접 툴을 개발해야 합니다.”

<사진제공 : 샘표식품(주) 소비자와언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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