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났다①] 미래는 로봇이 소스를 바르고 구워, 배달까지 가능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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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났다①] 미래는 로봇이 소스를 바르고 구워, 배달까지 가능한 시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9.2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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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프레시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 ‘푸드테크’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배달의민족 출범 당시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 산업을 발전시키자’라는 서비스 비전을 제시했다. 전통식품 관련 산업에 IT를 접목함으로써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시장 규모까지 성장시키고자 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푸드테크의 정의와 새롭게 생겨날 일자리 등을 들어보았다.

Q. 우아한형제들에서는 푸드테크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푸드테크’는 말 그대로 음식(food)과 기술(tech)을 결합한 용어로서, 기존 식품관련 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 및 시장을 창출해 내는 모든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통과 서비스업뿐 아니라 농업 생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차별화된 농작물을 만들어내는 데 첨단 기술이 더해진 어그테크(AgTech: Agriculture+Technology 농업과 테크놀로지 합성어)와 팜테크(farm tech) 등도 푸드테크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얼마 전 ‘우버이츠(UberEATS)’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먼저 우버이츠는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과 직접 경쟁 구도에 놓이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배달음식 중에서도 외식배달 분야로 구분되는 영역의 서비스입니다. 짜장면, 치킨, 피자, 족발 보쌈 등 기존 배달되던 배달음식을 스마트폰 앱으로 편리하게 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배달 앱 분야라면, 외식배달 앱은 스테이크, 파스타, 수제버거, 회, 스시 등 기존에 배달되지 않았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외식배달 앱 서비스 시장은 최근 1~2년 사이, 보다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배달음식을 원하는 고객 니즈에 맞춰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배민라이더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1년 전 대비 최근 주문수가 5배 가깝게 성장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강남권 일대에서 시작해 현재는 한강 이남과 마포, 광진, 강북, 경기도 일산, 부천 등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버이츠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외식배달 시장을 함께 키워간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Q. 국내외 푸드테크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배달 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경우, 스스로 ‘배달의민족’이라 할 정도로 배달음식 산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이미 그럽허브, 도어대시, 심리스, 저스트잇, 우버이츠, 딜리버루, 딜리버리히어로, 얼러머 등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 등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식 배달 업체 및 브랜드가 많습니다. 또한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무인 로봇 배송이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정해진 레시피에 로봇이 스스로 요리까지 하는 등의 기술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Q. 오늘날 활성화되고 있는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배경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술 진보는 삶 곳곳에 스며들어 기본적인 의식주 영역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영역과 달리 음식관련 분야는 IT기술의 도입과 접목이 최근까지 다소 뒤처져 있었습니다. 책이나 구두, 의류, 가전제품과 같은 공산품 배송과 달리 음식은 기본적인 맛, 형태, 온도, 유통기한 등 여러 가지 고난도 기술이 집적되어야만 일련의 과정들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 급성장한 푸드 e커머스 측면뿐만 아니라, 준비된 식자재와 레시피에 따라 로봇이 음식을 요리한다든지, 무인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음식을 배송해 준다든지 등등 여러 영역에서 푸드테크에 신기술이 접목되는 사례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음식은 의식주 중에서도 인간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부분이면서 한편으로는 가장 고차원적인 문화 영역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기술 접목이 쉽지 않아 다소 성장이 더뎠지만, 앞으로 푸드테크는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국내 푸드테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을 가야할까요?
푸드테크 기업 및 업계 차원에서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 등 신기술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일례로, 흔히 AI하면 챗봇(chat-bot)과 음성인식 비서를 통한 주문이 이용자 관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달음식 영역은 음식 주문뿐만 아니라 주문된 음식이 만들어져 고객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 기술 진보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미래 AI 기술이 배달 업계에까지 적용될 경우, 음성인식을 통한 주문접수 확인 등 업주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 제조업 공장이 신기술 도입으로 ‘스마트 팩토리’로 변모하고 있듯, 배달업소도 신기술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스마트 레스토랑’, ‘스마트 배달음식점’으로 변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우아한형제들의 향후 발전방향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요?
이제 푸드테크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종합 푸드테크 선도 기업으로 발전해 가고자 음식과 관련된 많은 영역에 최신 기술을 도입, 접목하여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업계 1위로 굳건한 시장 지위를 확보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 ‘배민프레시(모바일 반찬가게)’, ‘배민쿡(쿠킹박스)’, ‘배민키친(공유주방)’, ‘배민상회(배달음식 소모품)’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특히 인공지능 및 로봇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재, 푸드테크 선도 기업으로서 우아한형제들은 음식을 소비하는 일반 이용자 고객은 물론, 요식업 자영업자, 물류업자 등 음식의 생산, 유통에 관여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며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사람’과 ‘음식’에 대한 관심을 최우선으로 하며, 여기에 최신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푸드테크 산업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입으며 발전해 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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