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계 취업③] 체대 출신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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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 취업③] 체대 출신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10.25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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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희 스케쳐스코리아 영업본부

대학에서 체육과학과 소비자학을 복수전공한 안서희 씨. 그녀는 현재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코리아 영업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 업무는 브랜드의 매출 활성화를 위한 매장관리 및 지원, 프로모션 진행, 매출 분석 등이다. 그녀는 입사 전 마케팅 대행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 마케팅이 영업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돈 낭비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영업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체육과학부는 스포츠 경영학, 스포츠 심리학, 해부학 등의 체육 이론과 배구, 골프, 테니스 등의 실기를 함께 배울 수 있는 학문이다. 그녀가 체대에 진학한 이유는 자신이 체육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체육을 가장 잘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졸업이 다가오자 취업이라는 현실에 막막함이 많았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막막했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이 없었고 일반 기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지 않아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죠. 누군가에게 어떤 조언을 구해야 하는지도 몰랐고요. 다행히 취업 스터디를 하면서 비슷한 직무를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준비했습니다.”

‘인맥 취업’에 동의하지 않으나 사회생활에 있어 인맥 중요
그녀는 취업 스터디를 통해 기업 정보와 자기소개서는 준비할 수 있었지만, 면접은 준비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지원 직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원 직무에 대해, 그리고 실무진 면접에 대비하여 예상 질문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실무자의 도움이 필요한데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더라고요. 제가 가고자 하는 기업에 취업한 선배님 연락처를 정말 어렵게 받았습니다. 정말 알음알음 찾아냈죠. 그리고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때 선배님이 ‘이렇게 자신을 찾아온 후배가 없었다’고 하시면서 친절하게 대해 주셨죠. 찾아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웃음).”

선배를 찾아가 조언을 얻은 그녀는 생각했던 것보다 예체능계 전공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하지만 취업난을 극복한 사례의 대부분을 인맥으로만 바라보는 현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의 경우 지인의 소개나 추천으로 취업하지 않았고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인맥으로 취업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취업에 있어 인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을 채용한다면, 모르는 사람보다 지인을 통해 능력이 검증된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맥이라는 것은 비단 예체능계뿐만 아니라 모든 전공에 적용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6년 교육부가 발표한「2015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예체능계열 취업률은 59.6%로 전체취업률(67.5%) 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녀는 예체능계 취업률이 전체취업률보다 낮은 이유를 예체능 전공자만을 채용하는 직종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 말한다.

“예체능계 취업률이 낮은 이유는 인문학 전공자가 취업하기 어려운 이유와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예체능 전공자여만 하는 직종이 우리 사회에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체능계 취업률이 더 낮은 이유는 개인적으로 예체능 전공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체능 전공자는 그 전공만 할 줄 안다는 편견 말입니다. 체육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가 체육 관련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체육을 전공했어도 나름대로 준비해서 인사,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에서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공’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어야
일반적인 기업의 채용 요강에 나와 있는 직무에 체육 전공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코리아에서 누구보다 인정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녀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체대와 지원 직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취업준비 초반 면접 전형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 면접관이 ‘왜 전공과 지원 직무가 다른 데 선택했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처음엔 입이 떨어지지 않았죠(웃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공을 살려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체육전공을 통해 제 스스로가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공부하면서 얻은 것들이 꽤 많았어요. 실기 활동을 통해서 익힌 협응력과 실행력을 대표적이었죠. 체육을 통해 얻은 것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나니 입사 후 다른 이들보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체대 출신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오히려 수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다른 전공자가 아닌, 체육 전공자만이 터득할 수 있었던 강점들을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보여줬다. 그녀에게 체육 전공을 포함한 예체능계 전공자들에게 해줄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제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예체능 전공자들이 서류전형 통과율을 높이는 방법 하나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하고 그 지원 직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에 강점을 순차적으로 적되 이를 반드시 논리적인 근거로 증명해야 합니다. 증명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자신의 능력이 검증되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전공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전공을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어 보세요. 지금까지도 저는 ‘체대임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체대이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예체능계 전공자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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