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은 지는 해, 스토리는 뜨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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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지는 해, 스토리는 뜨는 해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10.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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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은 순간에도 수만 가지가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텍쥐페리의 쓴「어린 왕자」의 한 부분이다. 정말 그렇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아닐까?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내 편으로 만드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설득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도, 점심에 내가 원하는 메뉴를 먹으러 가자고 말하는 것도 설득이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면접관을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들어야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설득했던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면접을 앞두고 당황할 수밖에 없다.

‘스펙 대신 역량’, 블라인드 면접을 공략하라
2017년 하반기 공채의 막이 올랐다. 하반기 공채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블라인드 면접.
문재인 대통령은지난 6월 22일, ‘채용하는 분야가 일정 조건을 요구하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이력서에 학벌, 학력, 출신지, 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을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해서 오로지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인드 면접은 2017년 공무원 선발 시험부터 시행되며, 이후 민간 기업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무역보험공사는 하반기 공채에서 ‘직무와 무관한 요소들을 없애고, 직무수행 능력 및 작업기초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효성도 어학 점수와 학점 등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토론면접을 통해 ‘블라인드 면접’의 형식으로 인성과 역량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국대 일산병원은 이미 지난 9월에 진행된 신규 간호사 채용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블라인드 면접이란 기본적인 서류심사, 즉 이력서에 기재 되었던 내용을 하나도 반영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명문대 출신과 일반대 출신, 서울 소재 대학 출신과 지방대 출신에 관계없이 똑같은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공정하게 평가하고자 함이다. 일반적인 서류심사는 진행되지만 지원자의 소신과 결정, 의지를 보고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따라서 가치관, 창의성,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기 위한 면접 비중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합격하려면 스토리부터 챙겨라
면접관은 구직자가 무슨 일을 했는가보다는 그 일을 하면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결국 면접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바로 에피소드를 찾는 것이다. 에피소드는 전체 스토리를 만드는 가장 작은 단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스토리가 집이면 그 집을 짓는 재료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재료가 좋아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처럼 나만의 스토리를 완성하려면 다양한 에피소드를 찾아야 한다. 면접에서는 크게 2가지 에피소드를 찾을 수 있다. 우선 나에 대한 에피소드다.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에피소드다.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공통된 에피소드를 찾아야 한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한 스토리의 조건
첫째,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말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속에 그림이나 동영상이 떠오르게끔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면접관의 머릿속에는 그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저는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는 친근감이 있습니다”라고 답을 한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의 강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친근감’입니다.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 같아요’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예전에 독거노인 지킴이로 기쁨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들께서 함께 하실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였고, 할머니들께서는 처음에는 낯설어하셨지만 밝은 미소로 이끌어드리니 나중에는 ‘또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밝은 미소로 상대방을 대했기 때문에 친근감 있게 저를 대해 주셨습니다”라 답한다면 신뢰를 받을 것이다. 봉사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경험형 에피소드와 함께, 독거노인 지킴이, 기쁨요양원이라는 명칭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지원자가 경험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느껴진다.

둘째. 나만의 캐릭터를 스토리에 담아야 한다.
면접관들은 구직자를 보자마자 바로‘캐릭터화’라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 친구는 서두르는 발걸음을 보니 성격이 조용하지는 않겠군’, ‘이친구는왜이렇게기운이없어? 별로 열정이 안 느껴지는군’ 등의 캐릭터를 만들게 된다. 구직자가 어떤 사람인지 실제 준비했던 걸 보여주기도 전에 캐릭터화 해버리면 합격과 불합격이 나눠진다. 그래서 스토리를 준비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 스스로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인지,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인지, 조용하고 사려 깊은 사람인지 자신을 평가하되 객관적인 다른 사람의 의견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캐릭터 분석 후 ‘똘똘해 보인다’, ‘당차 보인다’는 이미지가 형성되었다면, 거기에 맞는 일을 처리했던 경험을 찾아 스토리로 풀어내면 된다.

셋째, 스토리에 진심을 넣어야 한다.
현대인은 ‘가짜 마음’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원활한 대인관계를 위해 마음과는 다른 억지웃음을 짓는 경우도 많다. 면접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열정이 없는데도 열정이 있다고 말한다. 성실하지 않음에도 성실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면접관은 모두를 캐치한다. 그래서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 거창한 말보다 더 설득력을 갖는다. 진심으로 말할 때 나오는 나의 얼굴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대 무기가 된다. 말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듣기에 내가 말하는 말과 표정이 일치하면 진심의 전달은 배가 될 것이다.

면접을 앞두고 있는 구직자라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스토리를 보여줘야 하는지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 이 세상에 장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또한 단점이 없는 사람도 없다.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단점이 장점이 되고, 불합격이 합격이 된다. 내가 별 것 아니라 생각했던 에피소드가 오히려 보석으로 변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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