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영 KBS 리포터, “좋은 에너지 많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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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영 KBS 리포터, “좋은 에너지 많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11.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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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영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KBS 리포터
▲ 오인영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KBS 리포터

현재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 리포터로 활동 중인 오인영 씨는 어딘가 낯이 익다. 알고 보니 2004년에 데뷔한 ‘컬러링 베이비 7공주(이하 7공주)’의 멤버 중 한 명. 당시 그녀는 그룹의 리더로서, 그리고 맏언니로서 적잖은 부담감이 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 감내하기에는 조금 힘에 부쳤던 것. 그녀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활동을 접고, 홀로 미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평소 하고 싶었던 현재의 일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친구들에 비해 진로 걱정이 없는 것 같다고 하자 취업 관련해서는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지만, ‘뭐 해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낯익은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의 낯선 이야기를 들어본다.





Q. 간단한 개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KBS 2TV ‘연예가중계’ 프리랜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죠.

Q. 어린 시절 가수로 데뷔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현재 리포터로 활동하고 계신건지요?
진행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가수로 활동했을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수저 하나만 달랑 들고 무작정 인순이 선배님 대기실에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죠. 지금 생각하면 무례한 행동인데, 선배님께서는 웃으시면서 대답해 주셨어요. 그때 누군가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답을 듣는 것에 흥미를 느꼈어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 커가면서 알게 됐고요.가수 활동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학교 때부터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 했어요. 방송 일은 하고 싶은데 방송사에 구체적으로 어떤 직종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단순히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은 ‘아나운서’인 줄로만 알았던 거죠. 그래서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알아보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세미나들을 찾아 다녔어요. 간접적으로나마 아나운서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거든요. 아카데미에서는 방송사 취업을 위한 준비과정, 즉 이력서, 카메라 테스트, 면접 준비 등을 배웠어요. 방송사 채용정보도 얻었고요. 하지만 수료 이전까지 합격 소식이 없었습니다(하하). 수료 이후에도 여러 방송사에 지원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때 대전 KBS 리포트 공고가 나서 지원했고, 최종합격하여 프리랜서 리포터로 활동하였습니다. 친구들이 KBS만 보고 부러워했지만 사실 원 펀치 아닌, 수십 번의 잽(jab)을 날려 방송 일을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웃음).

Q. ‘연예가중계’는 어떻게 들어가게 되신 건지요?
연예가중계 리포터 인력 충원은 공채를 통한 입사보다는 PD나 아나운서 등 주변 방송인을 통해 여러 명을 추천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의 경우도 비슷한 케이스로 연예가중계 팀에서 리포터 인력을 보강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당시 저는 대전 KBS를그만두고,‘ KBS 뉴스잉글리쉬(KBS 영문뉴스와 방송영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바로 연예가중계 관계자님께 연락을 드려 시험을 치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과 함께 시험과 면접을 치른 후 최종 통과되어 연예가중계 팀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게 되었죠.

Q.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무엇인가요?
뤽 베송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 시간이 5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그분이 했던 말 때문입니다. 배우 최민식 씨와 함께 영화 <루시>를 촬영한 경험이 있으셔서, 앞으로 어떤 한국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배우를 먼저 정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배우와 장소 같은 것은 시나리오 작업이 끝난 뒤에 나오는 세부적인 것들이라고 하시면서요. 뭐든지 큰 그림을 그려놓고 난 후 그 이외의 것들을 정한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배우, 경치가 좋은 장소는 좋은 사상이 있고, 좋은 주제가 있어야지만 나오는 거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직업 정하는 것도 세부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인생에 있어 무엇이 가치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 해보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뤽 베송 감독님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Q. 현장에서 ‘오인영’만의 기준을 갖고 리포팅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뤽 베송 감독을 인터뷰 하고 있는 오인영 리포터

프로그램 특성상 배우와 인터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주연, 조연, 단역 배우분들은 다 똑같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전에 연기학원을 통해 연기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양한 배우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기자 분들이 어떤 과정과 노력을 통해 그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하나의 배역을 따내기까지 어떤 과정들을 겪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어떤 경우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연기자 앞에 붙는 ‘주연, 조연, 단역’의 의미는 제게 단순 형용사일 뿐입니다.

Q. 현재 갖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지금 마지막 학기를 남겨 놓고 있는데 리포터 일과 함께 두 가지 모두를 잘하고 싶어요. 그래서 당장의 고민은 학교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일에 대한 고민은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은가’에요. 이전에는 카메라에 보여지는 제 모습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의미있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창구가 ‘방송’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 어떤 것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으신지요?
누구나처럼 멋있게 살고 싶습니다(하하). 사람들은 죽을 때 이름을 남길 수도 있고, 물질적인 것을 남길 수도 있죠. 그런데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남기고 떠나는 생이 제게는 멋있어 보입니다. 물론, 물질적으로 남기는 분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빈곤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있는 것들, 혹은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이따금씩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계기를 많이 남기는 것도 경제적인 도움 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멋있는 삶’이란 저를 통해 다른 사람이 영감을 얻고, 저로 인해 좋은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다면 그게 멋있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Q. 이루고 싶은 ‘꿈’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꿈이라는 건 이루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희망과 원동력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그것이 꿈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꿈을 직업과 연결지어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직업은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으면 직업은 무엇이 됐든상관없어요. 예를들어, ‘사랑’이라는가치를 알려주고 싶다는 꿈이 있으면 그 꿈은 직업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의사든 작가든 변호사든 각자 직업을 통해 사랑이라는 가치를 알려 줄 수 있거든요.
요즘 꿈과 직업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꿈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봐요. 매일 자신이 배우는 게 다르고 배운 만큼 성장하잖아요. 보는 세계도 넓어지고요. 그 과정에서 꿈도 같이 성장하는 거라고 믿어요. 꿈은 계속 찾아서 키워나가고 성취해 나가야 하는 평생 숙제인 것 같아요.

현재는 방송 자체가 너무 좋고, 일이 매우 즐거워 리포터를 계속하고 싶어요. 방송 일은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든 방송인이든 리포터든 MC든 모두 같은 맥락에 있다고 봅니다. 리포터가 더 좋거나 아나운서가 더 좋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때문에 아나운서, 리포터, MC 등과 같은 여러 직종의 시험을 봤던 것이고요. 그래도 이루고 싶은 꿈을 말씀드린다면 언젠가 제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유명인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혹은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들을 토크쇼에 모셔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너무 원대한 포부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계속 찾아간다면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해요.

글 | 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사진 | 오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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