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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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온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11.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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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우리의 몸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신체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인간관계에서도 심한 환절기가 종종 찾아오곤 한다. 또한, 실제로 주어지는 환경 속에서 각 개인이 느끼는 ‘체감온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은 일, 우정, 사랑이라는 세 가지 인생과제를 통해 삶을 유지하고 진전시키며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세 가지 과제는 ‘인간관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인간관계의 동심원의 주인은 바로 ‘나’

우리는 일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직장을 갖게 된다. 직장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또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 주인공 우진은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어 있다. 매일 매일 새로운 얼굴의 자신과 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도 주인공 우진처럼 세 가지 인생과제에 따라 ‘직장인으로서의 나, 친구로서의 나, 애인으로서의 나’라는 역할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다양한 역할에 따라 겪게 되는 관계에는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있다. 각자 머릿속에 동심원을 그려보자. 나를 중심으로 가족을 포함한 아주 친밀한 사람이 가장 가까이 있다. 그 다음은 어느 정도 가깝고 의미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바깥에 원을 이루고 있다. 그보다 조금 더 먼 곳에 직장 동료나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지인들이 있다. 더 바깥쪽에는 단순이 안면이 있어 눈인사를 나눌 정도의 사람들이 있고 그보다 더 먼 바깥에는 나와는 무관한 타인들이 있다. 이것이 관계의 동심원이다.

인간관계의 동심원의 주인은 누구일까? 바로 ‘나’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이라는 것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서 수동적이며 주도권을 타인에게 내주기도 하며,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려고 눈치를 보는 태도를 종종 볼 수 있다. 관계를 잘 하는 사람의 특징을 보면 관계에 있어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다. 당기면 딸려가고 밀어내면 밀리는 수동적인 존재로 머물지 않는다. 대인관계에 서툰 사람일수록 모든 사람과 다 친해져야 한다거나 한번 가까워진 사람과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계의 동심원의 사람들은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하며 늘 그 자리가 변한다. 내 의지와 상황에 따라, 혹은 시간이 흐르면서 멀고 가까운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지기도 하고 소원했던 사람이 더 의미 있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한다.

‘나’역시 누군가의 관계의 동심원에 위치하고 있다. 나의 동심원에서 그의 자리가 달라지면 동시에 그의 동심원에서 나의 위치도 바꾸게 된다. 어떤 경우는 나의 바람과 무관하게 그의 의지나 형편 때문에 내 자리가 달라질 수도 있다. 나의 동심원에서 내가 주인이듯이 다른 사람 또한 그의 동심원의 주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관계에서 생기는 온도, 멀고 가까움, 차갑고 뜨거움 때문에 느끼는 속상함에 대해서 훨씬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에서 생기는 감정의 온도는 좀처럼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를 위해 한발 내디뎌야 하지 않을까.
 

당신의 관계의 감정온도는 몇 점인가
관계의 감정온도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안내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감정 온도의 변화를 있게 한 원인을 찾아서 변화시켜야 한다. 감정의 온도를 유발한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반복적으로 그 감정을 유발했던 자극에 노출된다. 그 자극에 대해 유사한 평가를 반복함으로써 불쾌한 감정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된다. 내가 어떤 자극에 어떤 평가를 내려서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그 자극에 덜 노출될 수 있고, 노출이 되더라도 그렇게 평가하지 않음으로써 불쾌한 감정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온도 변화는 불쾌한 감정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즉 부정하기 때문에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나한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내가 이렇게 해주었으니 이 사람도 나에게 이렇게 배려 해주고 관심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서운하고 못마땅하고 싫어지게 된다. 우리가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내게 일어난 일이나 상황을 수용하는 것은 관계에서 불쾌한 감정을 조절하는 데 가장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내 감정의 온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지적으로 수용하기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감정 온도 수용하기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더 불안해진다. 두려움을 마주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두려워서 가지 않았던 캄캄한 터널 뒤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찬란한 빛이 비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네 번째는 일단 행동하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우리는 감정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부담스러워서, 막막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회피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보면 어떨까? 우리의 관계는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관계의 모습도 감정의 온도도 변하게 된다. 어느 날 우리는 데면데면하던 사람과 우연한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도 있고,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지고 단절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고통을 받을 것인지의 선택은 나에게 있다. 변화는 타인이 아닌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당신의 관계의 감정온도는 몇 점인가,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는가, 아니면 고통을 받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의 상황을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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