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이룬 가수의 꿈…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래하는 것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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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룬 가수의 꿈…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래하는 것이 목표예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1.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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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dalda) 가수·라디오DJ
 낮에는 직장인이었다가 저녁만 되면 가수로 변신한다. 심지어 주말엔 라디오 DJ까지 겸하고 있다. 2016년 데뷔한 여성 솔로 뮤지션 ‘달다’가 바로 그 주인공. 쌀쌀한 바람이 불던 어느 늦은 오후, 그녀의 소속사인 ‘8ballsound’ 사무실에서 달다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듯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솔로가수 ‘달다’는 2016년 8월 드라마 OST 앨범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11월 첫 싱글앨범을 냈다. 최근에는 세번째 싱글 ‘좋은말’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곡 ‘좋은말’은 1년 전에 이미 가이드 녹음까지 해 놨던 노래예요. 가장 좋은 시기를 살펴보며 아끼고 아꼈다가 이번에 발표하게 됐습니다. 지인들 결혼식에 축가로도 자주 불렀던 곡이예요. 두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그 사랑을 축복하는 내용이거든요. 제목처럼 좋은 말로 가득하죠.”

 사실 그는 이전에 여성 3인조 R&B 그룹 ‘MobCi(몹씨)’로 앨범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달다’를만든 ‘8ballsound’의 김성태 대표는 그의 목소리가 R&B보다 발라드나 어쿠스틱 장르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달달한 음악을 작곡해 주었다. ‘달다’라는 이름도 여기서 떠올렸다. 달다가 직접 제안한 이 이름에 모두 동의하면서 마침내 지금의 ‘달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것저것 이름을 생각해봤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더라고요. 한 번 들어도 기억이 잘 나면서 음악적인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다 달달한 음악을 하기로 했으니 ‘달다’가 어떨까 싶었어요. 다들 ‘오, 이거다!’ 하면서 좋아했죠. 그런데 친구들은 ‘정말 이름이 그거냐’, ‘도대체 누가 지었냐’고 그러더라고요.(하하) 그렇지만 친구들도 지금은 저를 본명보다 ‘달다’라고 더 자주 불러요.”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소름 돋게’ 좋았어요”
 인류 역사상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열풍에 가깝고, 인기 직업을 조사하면 연예인은 늘 상위권에 올라있다. 연예인을 꿈꾸는 이들 중에는 단순히 연예인의 화려한 삶을 선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꽤 진지하게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진로를 결정한 이들도 있다. 그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달다는 후자에 가깝다.

 “원래 꿈이 계속 없었어요.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어지든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해 놓자고 생각했죠.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공부를 꽤 잘했어요. 그러던 중에 중학교 때 우연히 학교 축제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 목소리에, 제 노래에 반응하는 것이 너무 좋더라고요. 얼마나 벅찼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머릿속엔 정말 ‘나, 이거 하고 싶다’는 생각만 떠올랐습니다.”

 이후 그는 대형 기획사의 주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정말 가수가 될 재능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공부만 하던 딸이 갑자기 가수가 되겠다고 하면 부모님께서 찬성하실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가능성을 부모님께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름대로 꿈을 이루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본 거예요. 제 가능성을 저에게도, 부모님께도 확인시켜야겠다는 마음에 한 대형기획사의 공개오디션을 보러 갔었죠. 그런데 정말 붙었어요. 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셨던 부모님은 가수의 길을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다만 ‘네가 대학을 간 후에도 하고 싶으면 그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마 제가 어린 마음에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연예인의 삶이 좋아서 가수를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운명처럼 주어진 음악의 길
 열심히 공부를 해도,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다른 꿈은 생기지 않았다. 이때부터 그는 본격적인 가수로서의 진로를 걷기로 결심하고, 모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한다. 생방송 진출은 못했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 한 기획사와 연이 닿았다. 그러나 가수의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며 연습생 생활을 병행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거의 아이돌이 되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제가 있던 소속사에서도 아이돌 데뷔를 염두에 두고 제게 춤 연습을 시키셨죠. 하지만 저는 노래를 하고 싶어서 가수를 하고 싶은 것이었지,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이렇게 열심히 연습해서 겨우 데뷔를 해도 나는 내가 지독히도 싫어하는 춤을 추면서 가수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 삶이 정말 행복할까? 그것이 내가 정말 바라던 일일까?’ 하는 회의감이 몰려왔어요. 그래서 연습생을 그만두고 공부에만 전념했죠.”

 이대로 공부를 했다면 그는 아마 지금쯤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수가 될 운명이었는지,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좋아하는 일 하나만 바라보고 꿈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 왔던 순수한 열정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가수가 될 마음은 완전히 접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취업을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운이 좋게도 다른 기획사에서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두 번이나 기회가 오니까 ‘이 일을 해야 하나보다’ 싶더라고요. 이 일이 팔자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웃음)”

 이후 현재의 소속사를 만나 데뷔를 한 그는 어릴 때 꿈꿨던 대로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룬 지금, 그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생각할 때마다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든단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심지어는 어떤 일인지도 모르는 일을 하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운이 좋게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들이 저를 찾아온 것도, 좋은 분들을 만나 이 일을 하게 된 것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도 모두 감사할 뿐이에요.”

 달다의 이중생활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쉴 새 없이 바쁘다. 매달 두 번째 금요일마다 홍대의 한 카페에서 공연을 하고, 얼마 전부터는 8ballsound 소속의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을 열고 있다. 주말에는 라디오 DJ를 맡고 있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경기방송에서 토·일요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방송된다. ‘달다의 나만 듣고 싶은 라디오’, 줄여서 ‘달나라’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신청곡 라이브, 사연소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처음 라디오를 진행했던 2017년 10월 14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말실수를 할까봐 잔뜩 떨었던 기억,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던 기억 등이다.

 “생방송이기에 말을 하는 동시에 전파를 타잖아요. 녹화는 편집이라도 가능한데, 라디오는 그렇지 않으니까 정말 긴장이 됐어요. 그렇지만 두 달 정도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청취자분들과 이야기하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노래를 틀 시간이 부족할 정도예요.(하하) 두 시간이 정말 빨리 가요.”

 여러 코너들 중 ‘달다의 이중생활’은 그의 특징을 십분 활
용한 코너다. 밤에는 가수 ‘달다’로, 주말에는 DJ로 활동하고 있지만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 ‘이 대리’로 살고 있다.

 “한 가방 브랜드에서 마케팅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맡
고 있어요. 데뷔를 하고 난 이후에 회사에 다니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가수로서의 일과를 존중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매일 4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노래연습을 하거나 스케줄을 소화하죠.”

 회사에 대한 감사한 마음 때문에도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는 그는 하루를 빈틈없이 보낸다. ‘일을 만들어서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모습 덕분인지 회사에서 오히려 가수 활동을 누구보다 응원해 준단다.

 “회사 대표님께서 제 활동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시기도 하고, 
항상 잘 하라고 격려해 주세요. 사실 가수 생활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엔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러나 스케줄이 불규칙적이라 취직은커녕 아르바이트도 하기 힘들죠. 그런데 제 스케줄을 이해받으면서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서 가수만 했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도 많이 배우고요. 직장인으로서 청취자의 사연을 이해할 수 있어서 라디오를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문득문득 생각나는 아티스트로 남길
 데뷔 1년이 지난 지금, 아직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공연이 끝나고 그의 SNS를 팔로우 하는 이들이 있을 때 조금씩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그는 지금처럼 꾸준히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유명해지려고 노래를 한 게 아니라 노래를 하고 싶은 거니까 꾸준히 노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유명해지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였다면 사실 전 지금 굉장히 불행할 거예요.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제 노래를 계속 들려드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저는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가면서 라디오 DJ나 방송 리포터와 같은 기회들이 생기니까, 그 기회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하고 감사해요. 제가 소속된 레이블이 큰 회사는 아니지만, 저에게 맞는 노래를 만들어주시고 음반 작업을 할 때도 제 이야기를 존중해주세요. 덕분에 작업도 재미있게 하고 있죠.”

 지금은 달달한 어쿠스틱 팝을 중심으로 노래를 발표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색깔의 노래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더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기획 중이다.

 “지금까지는 달다의 콘셉트에 맞춘 음악을 위주로 해 왔는
데, 앞으로는 조금 차가운 도시감성의 음악도 해 보려고 해요. 여러 색을 내 보려고요. 음악에는 많은 장르가 존재하잖아요. ”

 달다의 꿈은 잠실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표를 
모두 매진시키는 것이다. 더 많은 이들과 무대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꿈이다. 그는 대중들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문득 제 노래를 듣고 싶어 하실 수 있는 정도의 아티스트
가 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힘들거나 지칠 때 단 걸 먹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힐링이 필요할 때, 쉬고 싶을 때 달다의 노래를 찾게 됐으면 좋겠어요.”

글 | 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사진 제공 | 8bal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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