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수험생활,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상태바
4년의 수험생활,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1.30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현 광주지방경찰청 경위

 4년여의 수험생활 끝에 지난 2016년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한 이제현 씨. 그는 현재 광주지방경찰청에서 경위로 근무하고 있다. 부족한 자신이 합격할 수 있었던 방법을 공유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터뷰에 응한 그는 합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현 경위의 아버지 역시 전직 경찰관이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경찰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길러온 그였다. 또한 아버지의 못다 한 꿈을 이뤄드리고 싶은 마음에 ‘경위’를 꿈꾸게 됐다.

 “경찰관으로 근무하시던 아버지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직을 하게 되셨는데, 집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이 예전에 받았던 치안본부장 표창장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께서 끝내 도달하지 못하셨던‘경위’라는 계급을 달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고, 법학과에 진학한 뒤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은 다른 공무원 시험과 달리 주관식 과목이 두 개나 있고 체력시험의 비중도 크다. 1차와 2차 시험을 같은 날 치르기에 시험 준비 시 안배를 잘 해야 하는 점도 특징이다.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한다면 1차 시험과 2차 시험 준비에 대한 절절한 안배, 그리고 체력시험을 대비한 꾸준한 운동이 필수입니다. 특히 체력시험은 당락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저 역시 2015년 체력관리 실패로 체력시험에서 낙방한 경험이 있습니다.”

 회독은 합격의 비법 중 하나
 그가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시험 과목은 ‘경찰학개론’이었다. 실무 중심의 내용이라 실제 현장을 경험해보지 못한 수험생 입장에서 가장 접근이 어려운 과목일 뿐더러, 과목특성상 암기해야 할 관계 법령이 많았던 탓이다. 그는 개념을 반복해 익히면서 암기하는 방법을 택했다.

 “저는 암기력이 약한 편이라‘경찰학개론’은 마지막까지 가장 부담스러운 과목이었습니다. 저는 기출 지문이나 관계법령을 반복해 보면서 외웠습니다. 회독수를 늘려 최대한 많이 암기하려고 노력한 것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회독은 그의 합격에 있어 주효한 방법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공부시간이 많지 않았던 그는 잘 모르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회독하는 효율적인 공부 전략을 택했다.

 “아르바이트와 체력관리까지 병행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부시간은 하루 6시간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정으로 인해 공부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는 하루 2시간이나 1시간밖에 시간이 안 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지문을 가려내고 모르는 지문만 반복해서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공부할 범위를 꽤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알고 있는 지문이나 익숙한 지문은 다른 직렬의 공무원시험 문제나 모의고사를 통해 계속 다뤄지기에 그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과목에 적용하긴 힘들더라도 한국사나 법학처럼 공부 범위가 방대한 과목에 적용한다면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교재도 여러권을 쓰지 않았다. 기본서와 과목별 기출 문제집을 한 권씩 사서 반복해 공부하는 방법을 썼다.

 “시중에 나와 있는 공무원 시험 교재는 거의 편차가 없습니다. 좋은 교재가 많지요. 저는 한번 구입한 책을 끝까지, 그리고 반복해서 봤습니다. 회독수를 책에 표시하기도 했어요.”

 시험과목과 관련된 책 읽으며 슬럼프 방지
 이 경위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특히 강조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았다면 흔들리지 말고 그 방법으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 방법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자신에게 적용해보되, 반드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밀고 나가야 합니다. 수시로 공부 방법을 바꾸거나 교재를 바꾸다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자신의 공부 방법을 찾았다면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합쳐지면 하루하루 책상 앞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되거나 공부하기 싫은 마음을 떨치기 힘들 때에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보기 보다는 시험과목과 관련된 서적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다.

 “시험과목과 관련이 있는 책을 읽었던 방법은 공부를 하는 것처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효과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알게 된 지식이 더 기억에 깊게 남아서 문제를 풀 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한영우 교수님의「다시 찾는 우리역사」와 같은 책은 역사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외에도 공무원 시험 과목에 해당하는 수능교재나 대학 교양교재가 많습니다.”

 돈 걱정 없이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드물 것이다.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는 문제로 고민을 하곤 한다. 이 경위는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공부를 할 수 있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저 역시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자신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집중해 공부를 할 수 있다면 편의점이나 DVD방, 룸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목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3~4개월간 한 후에 나머지 시간을 공부에 쏟아내는 것이 낫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수험생임을 잊지 말고 아르바이트가 주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주지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험 준비는 번호표를 뽑는 것과 같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 중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합격자는 과목마다 스터디를 만들어서 효과적으로 공부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경위도 스터디를 통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스터디가 양날의 검이라 조언했다.

 “그룹 스터디를 하며 외롭고 힘든 수험생활을 동료와 함께 이겨낸다는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저도 그룹 스터디를 하며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힘든 수험생활을 이겨냈습니다. 함께 스터디를 했던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어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지요. 그러나 슬럼프를 함께 겪게 되거나 인간관계 문제로 서로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스터디를 하는 기간만큼은 서로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을 뒤로 하고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을 번호표에 비유했다. 기다리면 반드시 차례가 온다는 점이 같다는 것이다.

 “내 차례가 언젠가는 온다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은행에서도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지쳐서 포기하면 업무를 못 보거나 다른 일을 보고 오는 사이에 자기 차례가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눈 팔지 않으면 언젠간 차례가 올 것입니다.”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