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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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 준비해야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1.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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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일본 전자기업 A사 해외영업

서울 S대학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한 고OO 씨는 졸업을 앞두고 공무원과 대학원, 그리고 취업을 놓고 진로를 고민했지만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캐나다로 한 학기 교환학생의 기회가 주어져 그곳에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 돌아왔다. 그는 진로를 취업으로, 그것도 해외취업으로 잡았고 지난해 4월 일본 전자기업 A사에 입사했다. 현재 일본 후쿠오카에 거주 중인 그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만족하며,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들을 주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고 씨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점점 더 성장해 가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이 갖춰진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겼다.

“외국에서 한번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캐나다로 교환학생의 기회가 주어졌죠. 짧게나마 외국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갔습니다. 처음 도착해서는 낯선 환경이 어색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고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웃음). 뿐만 아니라 낯선 곳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그래서 다녀온 이후 해외로 취업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리고 조금은 여유가 없어 보이는 국내보다는 쉼이 있고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기도 했고요.”

그는 교환 학생을 마친 캐나다 취업을 원했으나 최종 종착지는 일본이었다.

“캐나다를 목표로 삼았지만 당시 토익 점수 이외에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접고 거리가 먼 곳으로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솔직히 있었고요. 그래서 일본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일본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자주 방문했던 나라였기 때문에 캐나다보다는 친숙했습니다.”

그는 일본 취업을 준비하면서 일본 리크루트사인 ‘워크 인 재팬(Work in Japan)’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재의 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재직 중인 A사는 B2B와 B2C를 아우르는 전기전자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대기업으로, 그는 B2B 상품 사업부에서 해외 영업을 맡고 있다. 주로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들도 보조한다.

일본 취업 희망한다면 JLPT N1 갖출 것
그는 A사 입사 시 해외 영업과 같은 특정 직무에 지원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인성 면접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보고 지원직무는 면접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채용은 ‘워크 인 재팬’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홈페이지에 지원 등록을 마치고 인적성과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원 시 특정 지원직무란은 없었습니다. 서류 통과 이후 스카이프(인터넷 전화)로 면접을 보았고, 추가 면접은 일본 현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면접에서‘입사 후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저는 제가 가진 언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업을 희망한다고 답했죠. 일본 회사는 신입사원의 경우 전공과 관계없이 인성 면접을 통해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를 판단하여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직무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처음부터 가르쳐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입사 후 하고 싶은 일이 어느 정도 세워져 있다면 그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크게 주눅들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 취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JLPT이다. JLPT는 외국인이 일본에서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난이도는 가장 높은 급수인 N1부터 제일 낮은 N5까지 있다. 외고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그는 N1의 점수를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 점수를 어느 정도 다져 놓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일본 취업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터라 다 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면접 전에 집중적으로 말하기 연습을 했죠. 하지만 현지 면접장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 합격하면 반드시 현지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다짐했죠(웃음). 일본 취업을 희망한다면 JLPT N1 정도는 갖춰놓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문과생에게는 이 성적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N1은 짧게는 2년 안에 습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일본인가’, ‘왜 이 회사인가’ 설득력 있는 답변준비
그는 일본이 거리상 한국과 가깝고,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일본 생활에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 첫 발을 내딛은 곳이 익숙한 환경이 아닌, 낯선 곳이라면 지원하는 회사에 미리 방문해 자신과 맞는 곳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상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지내다보니 맞지 않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있어요. 거리상과 문화적으로 가깝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죠. 때문에 해외취업을 원한다면 지원하는 곳을 미리 방문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봐요. 취업 이후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내 취업이든 해외 취업이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는 시간도 반드시 가져봐야 합니다. 특히, 일본 기업은 면접에서 ‘왜 일본인가’, ‘일본에 있는 많은 회사 중에서 왜 우리 회사인가’를 꼭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을 분석해봐야 합니다.”

일본 기업에서 반드시 묻는 질문에 그는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궁금했다.

“저의 경우는‘왜 일본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아버지께서 일본에 근무하셨던 적이 있어 일본을 자주 방문했었고, 그로 인해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본과 같은 좋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크기 때문에 커리어를 쌓는데 더 많은 이점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왜 우리 회사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지원하는 회사의 제품 사용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제품을 10년 이상 사용했음에도 고장 나지 않는 것을 보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고, 해외 영업을 희망하는 입장에서 내가 신뢰하는 회사 제품을 세계인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죠.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국내 채용시장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에게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기를 권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지원한 회사에 떨어지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원한 회사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지원자에게도 그 회사가 잘 맞지 않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해외 취업을 꿈꿔온 저는 일본 기업에 합격했을 당시 제 앞에는 항상 행복한 나날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해외 취업이 행복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근무를 하다보면, 그리고 생활을 하다보면 부딪치는 것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해외 취업의 장점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두려워말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운영 중인 블로그에 궁금하신 것들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성껏 답변 드리겠습니다(웃음).”

12월이 생각보다 너무 바쁘게 흘러가 올해가 다가고 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는 고 씨. 그의 연말은 회사에서 준비한 송년회 참석과 그동안 뜸했던 주변 지인들과 얼굴을 마주한 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보낼 것 같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 고 씨가 운영 중인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alwaysdreamer

글┃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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