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JOB으로 가는 길] ① 스포츠 산업에 취업하려면 ‘스포츠’라는 문자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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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JOB으로 가는 길] ① 스포츠 산업에 취업하려면 ‘스포츠’라는 문자에서 벗어나라!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2.26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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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산업 일자리 : 스포츠 산업 진출하기

스포츠 산업에 취업하려면 ‘스포츠’라는 문자에서 벗어나라!

 스포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스포츠 산업은 진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스포츠 산업으로의 취업과 최근 업계 트렌드에 대해 <스포츠Q>의 민기홍 기자와 함께 알아보았다.

 

 민기홍 기자는 스포츠 전문 매체에서 일하며 협회, 구단, 연맹,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와 교수를 만나 스포츠 산업에 대해 깊이 있는 취재를 해왔다. 또한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스포츠 산업 채용 커뮤니티 ‘스포츠잡알리오’가 주최하는 스포츠 일자리 관련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맡아왔다. 스포츠 산업으로의 취업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스포츠잡알리오」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현실을 알고 접근하라
 어떤 일이든 환상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지만, 스포츠 산업에서는 환상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민기홍 기자는 스포츠 업계가 기대와는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꽤 큰 규모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의 인사담당자들이 ‘허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할 과장, 차장, 팀장급의 인력들이 이 업계를 버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우선 급여 수준이 다른 업계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초봉 3000만 원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스포츠 산업은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릴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 업무 강도가 강한 것도 문제다. 특히 프로 경기가 집중되는 ‘시즌’ 중에는 주말 출근과 야근을 각오해야 한다. 업무에 대한 환상도 버려야 한다.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할’ 각오가 필요하다.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는 직원들이 밤을 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력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산업 자체가 아직은 작아 채용을 잘 안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는 보통 저녁이나 주말에 열리니 남들 쉴 때 일해야 하고요. 또한 스포츠 산업에 들어오면 짐을 나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스포츠 마케터로 취업했지만 현수막을 맞추고 설치하는 것이 주 업무가 될 수도 있어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종
종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매번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보람도 크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서 뛰어든다면 그 보람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영화는 한 상영관에 많아야 4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죠. 반면 스포츠는 한 경기에 3만 명, 4만 명이 직관을 합니다.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땀의 가치가 무엇인지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수고를 합니다. 어려운 환경을 감내하면서라도 스포츠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이곳만큼 보람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곳도 없을 겁니다.”

 
 대외활동을 십분 활용하라
 스포츠 업계의 여러 현직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 바로 대외활동의 중요성이다.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천채용의 기회도 얻을 수 있어서다. 물론 최근에는 공채를 하는 곳들도 늘고 있지만 언제 공고가 날지 모르기에, 공채를 기다리는 한편 대외활동을 하면서 추천채용을 노리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이 업계는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신입 채용 이라도 관련 경험이 전무한 경우에는 채용하지 않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외활동 경험은 무척 중요합니다. 프로구단이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등의 관련 조직에서 기자단을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미니 프런트 프로그램도 있으니 이 역시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스포츠 업계를 준비하는 구직자를 위한 대외활동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스포츠잡알리오’나 스포츠마케팅 커뮤니티인 ‘SMR(Sport Marketing Research)’, ‘스마터(SmarteR)’가 대표적이죠. 이런 대외활동을 통해 현직자들과 알게 되면 입사지원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업계에서 검증된 자원을 추천받아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채 시스템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도 하고요. 공채로 진행하는 경우 스포츠잡알리오나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 운영하는 ‘SPOIS’에 공고가 올라오기는 하지만, 이곳에 오픈되지 않는 정보도 많습니다.”

 신입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이 더욱 자주 있기에 계약직 근무를 하며 경력을 쌓는 이들도 있다. 한편 대외활동 경험과 근무 경력을 굳이 스포츠라는 범주에 가둘 필요는 없다.

 “스포츠 업계는 신입을 잘 뽑지 않습니다. 이직도 활발하죠. 때문에 다른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스포츠 산업으로 들어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홈쇼핑 PD를 하다가 야구단으로 이직한 분도 있고, 이벤트 대행사에서 스포츠마케팅으로 옮겨오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또한 스포츠와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직무만 잘 연결하면 관련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구단이나 스포츠 관련 회사에서 역량을 쌓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대학교에서 군 마을회관과 협업해 체육대회를 열었다면 그 역시 스포츠마케팅과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가보다 직무 전문가로 거듭나라
 대외활동을 하며 챙겨야 할 것은 또 하나 있다. 산업과 직무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수집하는 것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 실무자들이 제안서나 사업 계획서를 쓰라고 과제를 내줍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학교 과제를 하듯 합니다. 하라고 하니까 하는 느낌이죠. 이때는 자신이 어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무에서 쓰이는 역량들과 디테일을 파악하며 과제를 하게 될 것이고 직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입니다. 실무자들에게 보고서 작성 시 선호하는 폰트가 무엇인지와 같은 사소한 정보라도 물어보면서 목적의식을 갖고 대외활동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흔히 스포츠 산업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스포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잘 알아야 하지만, 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 없이 스포츠에 대한 지식만 갖춘 인재를 기업에서는 결코 선호하지 않는다.

 “스포츠잡알리오를 통해 자기소개서를 첨삭해드리고 있는데, 자신이 얼마나 스포츠를 잘 알고 있는지만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면 지원 기업과 구단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죠. 때문에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스포츠를 모르면 일을 못하겠느냐’고 안타까워 하십니다. 일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야 합니다. ‘구단 프런트에 가고 싶다’,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정작 구단 조직도도 안 보고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지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최신 MOU 기사도 모르더라고요. 스포츠 브랜드에 취업하고 싶다면 해당 브랜드는 물론 경쟁사의 매출액, 재무제표도 알면 좋겠죠. 만약 부산 아이파크에 들어가고 싶다면 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에 들어가 인재상을 찾아보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열정이 중요하다고 해서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자기소개서에 경력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직무를 공부하며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 산업의 트렌드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작성해야 한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니 자신의 경험을 쭉 나열하기만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서 무슨 역량을 키웠는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무자를 흉내 낼 수 있을 정도로는 준비해서 지원하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직무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무슨 스펙을 쌓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고 그에 맞게 준비가 가능하죠. 그리고 관련 경험을 통해 다소 거칠고 업무강도가 높은 스포츠 업계에서 자신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도 보여줘야 합니다. 덧붙여, 가끔‘돈 안 받고도 일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인사담당자분들의 입장에서는 ‘무식한 열정’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한 인사담당자분이 이 얘기를 듣더니 ‘돈 다 줄 테니 역량 쌓고 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생활스포츠로 시야를 넓혀라
 많은 이들이 희망하는 프로구단 프런트나 스포츠 기자 분야는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크지 않아 몇몇 대형 브랜드 업체나 국민체육진흥공단, 협회를 제외하면 한 자리수 채용도 흔하다. 민기홍 기자는 향후 전망이 밝은 생활체육 분야로 시야를 넓혀 취업을 준비하기를 권했다.

 “관람스포츠에서 참여스포츠로 흐름이 넘어오고 있습니다. 헬스트레이너들이 방송에 진출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가꾸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죠. 또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이들도 늘고 있고요. 이렇게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했습니다. 학교체육과 전문체육, 생활체육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이에 따라 참여스포츠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스포츠 시장 전체가 커집니다. 산업이 크면 일자리는 자연히 늘게 되고요.”

 생활스포츠 분야가 성장하면서 생활스포츠 지도자부터 시작해 연쇄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민 기자의 분석이다.

 “생활스포츠 분야에서 일자리가 보다 늘어날 것입니다. 체육에 참여하는 인구가 늘면 강사 일자리가 늘고, 강사가 늘어나면 그 강사를 관리하는 사람도 추가로 필요해집니다. 스포츠 용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용품업도 더욱 발달할 겁니다.”
 
 스포츠 용품 사업이 발달하면 브랜드 별로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인력, 마케팅 하는 인력도 대거 필요해질 전망이다.

 한편 대학생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지만 시장이 잘 형성된 분야도 있다. 골프다. 주로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즐기는 스포츠이기에 선수에 대한 스폰서십이나 용품 사업도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또한 스크린골프 시장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골프만큼 이벤트가 많은 곳도 드뭅니다. 거의 매주 이벤트가 있죠. 대기업 CEO들 대부분 골프를 즐기기에 골퍼에 대한 스폰서십도 활성화 돼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스포츠 
분야에 비해 연봉도 높은 편이고요. 그런데 대학생들은 주로 야구나 축구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골프 분야로 진출할 생각을 미처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업에 있어서는 골프 분야가 틈새시장인 셈입니다.”

 스포츠 산업 분야를 취재하며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조언을 해왔던 민기홍 기자는 이야기를 끝맺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종종 스포츠 산업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메일을 받습니다. 어떻게 취업을 준비하면 좋을지,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등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으시죠. 저는 가능하면 모두 답을 드립니다. 마치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요. 메일을 보낼 때 ‘업계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정말 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취업에 성공한 분들의 연락을 받으면 무척 반갑습니다. 어떤 때는 취재를 하러 갔다가 거기서 일하고 있는 분 중에 제가 도움을 드렸던 분을 만나기도 합니다. 스포츠 산업은 취업의 벽이 높은 것 같아 보이지만 준비만 잘 하면 생각보다 취업이 어렵지 않습니다. 역량을 키우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업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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