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직업, 창직 ②] 인터뷰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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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직업, 창직 ②] 인터뷰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원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2.28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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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직, 스스로 일자리 만들어 스스로를 고용하는 것

지난 1월 10일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년 일자리는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응책으로 공무원, 공공기관의 채용을 늘리는 식이었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공공기관과 기업이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것은 한계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 말했다. 때문에 청년층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가고, 진로 선택지에 여러 가지가 있음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원[사진=오세은 기자]

Q. 창직과 창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창직이란 기존 직업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입니다. 기존에 있던 직업이라 하더라도 이를 세분화시켜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진다면 이를 창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창직과 창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창직과 창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활동하는 것으로 이는 공통점이 될 수 있으나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창업은 아이디어를 갖고 시장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만들어 이익을 창출합니다. 반면 창직을 하는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대 애완동물 재활기구를 만드는 ‘애완동물 재활공학사’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지만 그 이전에 ‘반려견들이 아팠을 때 누군가가 나서서 도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가치적인 측면이 창직에서는 큽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채용시장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창직이 어떤 역할을 할까요?
국가적인 측면에서 창직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방식은 앞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개개인이 일자리를 어떻게 찾아 나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아날로그 시대)에 우리는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할 때 정보 수집 부족과 여러 요인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신제품 홍보도 신문에 내는 것이 전부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얼마든지 광고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디지털 시대)는 물리적인 공간이나 시간적 제약에서 많이 벗어나 얼마든지 개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에서는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구현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급변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창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창직’이 새로운 일자리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창직이 취업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취업은 기업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급여를 받는 개념인데 창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창직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스스로를 고용하는 것입니다. 창직은 긴 호흡으로 가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활동하면서 스스로 만든 직업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를 찾아내는 기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Q. 창직이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요?
먼저 개인 스스로가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에 다니는 A와 B가 있습니다. A의 월급은 300만 원, B는 250만 원입니다. A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율권이 크지 않고 B는 큽니다. A와 B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다를 것입니다. 저는 개인이 일터에서 자신이 행복을 느끼며 일하는 것이 양질의 일자리라고 봅니다.

국가에서 바라보는 양질의 일자리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높은 임금, 정규직 등등은 모두 양질의 일자리임은 틀림없어요.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행복해야 합니다. 창직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겠다고 하는 이들은 창직을 선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직은 창직을 하려는 이유를 스스로 명확하게 세우지 않으면 지속적인 창직 활동이 어렵습니다.
 

Q. 창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정부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이 이전과 많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져야 합니다.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개념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이들에게는 그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때문에 정부는 경제적인 지원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이들에게 멘토를 발굴하는 데 힘써줬으면 합니다.

창직 활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부분, 수요처 확보, 앞으로 창직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 조언해 줄 멘토가 필요합니다. 이는 사회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중·장년층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창직에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창직 교육을 받고 싶은 이들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 민간기관에서 힘을 써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청년층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직업 선택에 있어 스스로가 ‘어떤 길을 가야겠다’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청사진은 여러 경험을 통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직업 선택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A기업을 가든 B기업을 가든 스스로가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은 개인 나름의 방향성 을머릿 속에 그리고 해야 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면 성공이고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실패다’라는 건 없습니다. 창직 성공사례를 보면 대기업에 다니던 분들이 계십니다. 창직한 이유를 물으니 ‘조직 생활이 자신과 맞지 않아서’등 여러 이유들이 있더군요. 창직은 그렇게 자신의 위치에서 절실함이 있을 때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모든 일에는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도 역시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창직은 자신에 대해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창직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과정을 통해 겪은 경험과 역량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기존 여러 직업을 두고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기존에는 없던 직업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아주 새로운 직업이라기보다 기존 직업을 세분화하고 여러 가지들을 응용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앞으로 청년층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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