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경험없이 특별한 자소서를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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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험없이 특별한 자소서를 쓰는 방법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8.02.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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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현태영과 함께하는 '내일부터 출근'

[이원&현태영과 함께하는 '내일부터 출근']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저는 특별한 경험이 없어요. 어쩌죠?’다. 이제 트렌드가 바뀌었다.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은 필요 없다. 단언컨대 이제는 공감 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녹여야 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1. 경험은 거들 뿐
 오른손잡이의 경우 농구를 할 때 오른손으로는 골대(목표)를 향해 슛을 쏘지만, 왼손은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게 받쳐주는 역할만 한다. 그래서 나온 유명한 말, ‘왼손은 거들 뿐’. 마찬가지로 경험은 주가 아니다. 단지‘나는 너희 회사에 잘 어울려’, ‘나는 이 직무에 잘 어울려’를 설득하기 위한 근거일 뿐이다.

 또한, 경험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험을 과장해서 신뢰가 떨어지면, 그 어떤 말을 해도 읽는 사람이 내 얘기를 믿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경험이란 내 역량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수단인데 오히려 신뢰할 수 없는 경험을 예로 들어 방해가 되면 안 될 것이다. 아래 두 사례를 통해 어떤 자기소개서가 더 나은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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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대학시절, 팀 프로젝트에서 1등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팀원들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성향이 너무 달라서 주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각자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느라 바빴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특히 저의 서번트 리더십을 통해 다른 팀원보다 더 많이 일하고, 열정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그러자 팀원들이 저를 따라 열심히 임해주었고, 그 결과 저희 팀은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B. 물류 직무는 고객 분석을 통한 수요예측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납기, 제조사의 생산 능력 등을 사전에 다방면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에 평소 소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학시절 팀프로젝트를 할 때 꼴찌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끝나고 모이는 매주 한 시간으로 발표를 준비했던 저희는 평상시에는 전혀 대화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매번 모여서 회의를 해도 전혀 진전이 없었고, 서로의 의견충돌만 확인한 채 시간이 흘러 결국 최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실패가 좋은 경험이 되어 그 이 후 협업을 할 때마다 모이는 시간 외에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의견뿐만 아니라 성향, 생활패턴 등을 알게 되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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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자기소개서가 나은가. 경험에서 나를 돋보이려고 하면 과장하게 된다. ‘직무를 잘 아는 것’으로 나를 돋보여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전달하려면 첫째, 회사와 직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이 곧 실력이다. 둘째,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어서 이를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실력에 대한 근거다.

 

 2. 경험을 하면서 배운다? No, 생각하면서 배운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나는‘이 직무를 위해 이렇게 노력해왔다'는 식으로 쓰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직무를 위해 열심히 경험을 쌓아온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그보다는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경험이 생각해 보니 이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인 것 같다’가 좋다.비교를 위해 극단적인 예시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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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저는 인사직무 역량을 쌓기 위해 이상형 월드컵을 정기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어떤 사람이 내가 원하는 인재상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B.
대학시절, 저는 이상형 월드컵을 좋아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경험이 인사직무에서 내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잘 알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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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생각해보니’가 중요한데, 이 시점은 경험을 했을 당시가 아니어도 좋다. 경험이라는 것은 경험하고 나서 한참 뒤에도 배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을 정리하면서 그 당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살펴보면 훨씬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정의한 직무역량에 대입하면 된다.


 3. 경험을 샅샅이 정리하라
 경험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끄집어내려면 우선 모든 경험을 샅샅이 정리해 봐야 한다. 마치 오픈북처럼 꺼내볼 수 있도록 말이다. 필자는 경험을 4가지로 구분해서 정리했다. 교내경험, 대외활동, 자격증과 수상경력, 소소한 경험이다. 소소한 경험에는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입학식을 갔던 경험, 첫 연애의 기억, 스노우보드 S턴을 처음으로 돌았던 기억 등 사소한 경험들을 정리해 놓았다. 자신의 SNS를 찾아보면 잊고 있던 기억들이 잘 생각난다.

 위의 세 가지만 잘 지킨다면, 특별한 경험은 필요 없다. 경험은 그저 나의 역량을 잘 어필하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고, 특별한 경험이 특별한 게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경험이라도 공감할 수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는 특별한 경험이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특별한 경험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이 갈 만한 경험들이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지금은 바야흐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시대다. 읽는 사람들이 ‘좋아요’ 버튼을 꾹 누를 수 있도록 공감 가는 자기소개서를 쓰자.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 여러분이 이야기하는 일주일의 특별한 프로젝트가, 한 달의 짧은 인턴생활이, 그 짧은 시간이 여러분의 역량을 대변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닌가? 남의 SNS를 보면 다 행복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남의 경험은 다 특별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나의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 특별한 생각을 하고, 쓰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분이 쌓아온 지난 시간들이 결코 남들보다 헛되지 않았다는 걸 믿고 소중하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줄 것이다.

 늘,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취업은 뛰어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 옆 사람보다 부족해도 더 많이 어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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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h eorlingas 2018-03-12 17:46:29
늝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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