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청년, 스테이크의 패스트푸드로 세계화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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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 청년, 스테이크의 패스트푸드로 세계화를 꿈꾸다!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3.2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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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훈 스테이크아웃 대표
▲ 백상훈 스테이크아웃 대표[사진=오세은 기자]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스테이크아웃은 기존에 알고 있는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과는 사뭇 다르다. 스테이크아웃은 스테이크 전문점의 고급 스테이크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주문 방식은 계산대에서 고객이 원하는 고기 부위와 양을 정한 후 무게에 따라 돈을 지불한다. 이후 고기 굽기를 정하고, 사이드메뉴와 음료 등을 선택하면 된다. 스테이크아웃(steakout)은 스테이크(steak)와 테이크아웃(takeout)의 합성어이다. 지난 2015년 8월 트럭에서 스테이크를 팔기 시작해 2016년에는 서울시 밤도깨비 야시장에 나가 입소문을 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강남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푸드트럭에서 강남대로에 매장 오픈을 이끈 주역은 지난 2월의 졸업생 백상훈(27) 씨다.
 

3번의 창업 실패, 그리고 도전
대입 당시 스포츠 마케터가 되고 싶어 체육학과에 진학한 백상훈 대표. 그러나 마케팅 관련 경영수업을 듣고 자연스레 사회 이슈와 스타트업 문화를 알게 되었고 창업에 눈을 뜨게된다.

“수업을 통해 스타트업 문화에 매료돼 여러 번 창업에 도전 했습니다. 첫 번째 도전은 운동식단에 필요한 음식을 코칭하는 일이었고, 두 번째는 발표에 사용되는 레이저 포인트를 스포츠 경기장 바닥에 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세 번째는 물 마시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해보고 싶어 물병을 만들어 캠페인을 장려하려고 했죠. 그런데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습니다(하하). 그래도 이전 창업에서 겪은 시행착오에서 노하우(?)가 생겼고, 이는 현재 스테이크아웃에서 좋은 결과로 활용되는 것 같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아이디어는 우연히 찾아왔다. 학군단(ROTC)이었던 그는 임관 직전 훈련을 앞두고 찾아간 스테이크 집의 대기 줄을 보고 창업을 생각했다.

“임관을 앞두고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맛있는 걸 먹고 싶은 마음에 음식을 찾아다니던 중 긴 줄을 보고 말았죠(웃음). 어딘가 싶어 보니 스테이크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스테이크는 다들 알고 있고, 인기 많은 음식인데 생각보다 먹어 본적이 별로 없고 가볍게 먹어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생각이 훈련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죠. 훈련을 마치고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창업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는 기존 고급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의 1/10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스테이크에 사용되는 고기의 단가, 자금 조달과 같은 창업에 필요한 기초 작업들을 진행했다. 매장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안 돼 우선 트럭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백 대표는 지인 2명과 함께 600만 원을 모아 스테이크 판매에 필요한 트럭 등을 구매했다. 트럭을 구매 한 뒤 학교에서 열린 축제에 참가했다.

“트럭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야 했습니다. 때마침 학교 축제가 열려 이때다 싶어 참가했죠. 스낵을 곁들인 스테이크를 5,000원에 판매했습니다. 엄청 대박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호응이 매우 좋았죠. 하지만 고기와 스낵의 단가를 잘못 계산해 적자가 났습니다(웃음). 그 이후 같은 메뉴를 서울시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9,900원에 팔았죠.”

그는 학교 축제에서 스테이크아웃의 가능성을 봤고, 2016년에 서울시가 주관하는 밤도깨비 야시장에 참가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입소문이 났다. 장사가 잘 되자 기존 3명으로는 푸드트럭 운영이 힘들어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했다. 당시 아르바이트생에게 1시간당 1만 원을 지급했다. 당시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6,030원이었다. 지금 최저 임금 1만 원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백 대표는 이전부터 1만 원으로 계산해 인건비를지급했다.

“몇 시간 동안 트럭 불 앞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저희 일은 회전율이 빠를수록 수익이 극대화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조금 더 나가더라도 장사만 잘 된다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힘든 만큼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는 스테이크아웃 창업 이전 여러 번의 창업을 경험했지만, 요리를 아이템으로 한 경우는 없었다. 때문에 스테이크를 테이크아웃해서 판매하는 아이디어 외에 스테이크를 알아야 했다. 스스로 공부하고 유명 셰프에게 도움도 청했다.

“유튜브로 스테이크를 어떻게 구워야하는지 익혔습니다. 유명 셰프들에게도 도움을 청했고요. 유명 셰프는 연락이 닿은 곳이 몇 군데 되지 않았았습니다. 그래도 계속 연락을 취했고, 그렇게 연결된 셰프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때의 레슨이 스테이크 조리 방법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스테이크 조리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결론을 내린 스테이크아웃은 육즙을 살리면서 겉은 바삭하게 굽는 정통 스테이크 조리 방법을 택했다.

▲ [사진=본인 제공]

곳곳에 담긴 스테이크아웃의 철학
스테이크아웃 매장에 들어서면 톤이 낮은 그린색의 벽과 차가운 인조대리석으로 꾸며져 있어 스테이크 고급 전문점처럼 보인다. 하지만 테이블과 의자를 보는 순간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아니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보통 스테이크 레스토랑에 가면 손님을 응대하는 웨이터가 있고 인테리어는 호화롭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웨이터가 없습니다. 매장 내 벽면과 바닥은 일반 스테이크 레스토랑처럼 꾸몄지만 테이블과 의자는 저렴한 것들로 구성했죠. 의도한 미스 매치(miss match)이죠.”

▲ [사진=본인 제공]

이는 ‘스테이크도 패스트푸드처럼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백 대표의 철학이 담긴 결과물이다. 스테이크 아웃의 철학이 담긴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푸드트럭을 형상화해 만든 스테이크아웃의 캐릭터 ‘메테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웃음). 메테우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 프로메테우스의 ‘메테’와 소우의 ‘우(牛)’가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 세계에 처음 불을 가져와 신과 인간의 영역을 허물었듯이 ‘고급 정통 스테이크로 스테이크 주 소비층인 상류층과 그렇지 않은 대중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스테이크를 테이크아웃으로 팔아보겠다는 아이디어로 트럭을 구매하고 현재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그는 자금 확보, 운영 및 홍보 등 트럭에서 매장을 내는 일련의 과정 중에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육체적인 것 이아닌 ‘소통’이었다고.

“사람 간의 이해 갈등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스테이크아웃 운영자는 저를 포함해 7명입니다. 대표는 저지만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모두가 같이 의견을 내 좋은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하려고 하죠. 그런데 간혹 팀원 간의 소통이 잘 안 되거나 부딪칠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애를 먹죠. 그래도 7명이 서로 잘 맞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7명 모두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같습니다. 바로 ‘성장’입니다. 회사의 성장은 물론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혹 실패하더라도 저는 이곳에서 무엇인가 얻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테이크아웃을 하면서 사업 전략을 도모하고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사무 보는 일도 이전보다 능숙해진 것 같고요. 알게 모르게 성장한 것이죠(웃음).”
 

창업은 ‘무한 도전’이다
그가 처음 트럭에서 스테이크를 팔겠다고 하자 지인들은 하나같이 ‘길거리 음식은 3천 원 넘으면 안 된다. 스테이크는 분위기로 먹는 음식인데 아이템의 특수성을 간과한 것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 [사진=본인 제공]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하지만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트럭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기존 ‘스테이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아직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초심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바로 스테이크아웃이 스테이크 패스트푸드화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가 커피문화를 만들었고 쉐이크쉑(Shake Shack, 일명 쉑쉑버거)이 패스트푸드 문화를 이끌어가듯 말입니다.”

스테이크아웃은 지난 2016년 미국에서 푸드트럭을 직접 운영하고 현지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에게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개인적으로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를 존경하는데 그분이 ‘지옥행 열차를 왜 타겠느냐’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창업이란 지옥행 열차와 같은 거라는 의미이죠. 창업은 ‘0’부터 시작해 하나 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을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생각해요. 기존에 없던 것을 아이디어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그곳에서 내 아이템을 안착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이 무모한 도전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무모한 도전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이 경험은 어디서든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무한도전’ 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값진 경험이기도 하고요.”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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