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눈앞의 일보다는 훗날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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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눈앞의 일보다는 훗날 고려해야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3.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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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가명·32) 서점 점장

경영학을 전공한 임지선(가명·32)씨는 제약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언론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 모 서점의 총 관리와 서점 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취업준비 기간 없이 원하던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실버산업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기업을 탐색하던 중 제약회사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 취업했다. 졸업 당시 주변 친구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좇았지만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좇았다. 그렇게 그의 첫 직장 선택 우선순위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2011년 대기업 공채로 제약회사 영업직에 입사한 임씨. 하지만 1년 6개월만에 퇴사했다. 이유는 30살 이전에는 언제든 퇴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30살 이전에는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30살 이전에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평생직장이 아닌, 업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첫 직장이 대기업이었음에도 퇴사 결정이 내리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퇴사 이후 취미로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서 멘토로 활동했다. 그때 언론사에서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언론사 사내 벤처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이곳에서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을 해왔어요.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고, 콘텐츠 관련된 일이어서 재밌겠다 싶었죠. 업무는 온라인 마케팅뿐 아니라 기자의 역할도 겸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실버산업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고 있었고요.”


‘언제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직업’
그는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스타트업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리고 그 스타트업은 그의 세 번째 직장이 되었다.

“SNS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가게 됐어요. 모든 산업분야가 IT와 관계가 있지만, 특히 실버산업이 IT와 관계가 깊다는 걸 그곳에서 알게 됐어요. 그곳에서 경력을 쌓으면 나중에 실버산업과 관련된 일을 할 때 도움이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온라인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구체적으로는 회사가 갖고 있는 콘텐츠로 오프라인 전시회와 책 발간을 위한 일들이었습니다.”

그는 맡은 업무를 즐겁게 진행했다. 그때 그의 나이는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평생의 업(業)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회 풋내기에서 벗어날 때 즈음, 업(業)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결혼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계속 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일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현재 서점을 총 관리하는 서점 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서점 점장이란 직업이 그가 생각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있는, ‘디지털 노마드’에 맞물리는 직업 이라고생각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사무실을 벗어나 원격근무 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서점 점장이 오프라인 서점만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서점 점장은 온·오프라인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온라인에서 책 추천 및 판매도 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매장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꿈꾸던 일, 즉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업’이죠. 현재의 업무에 만족합니다.”
 

직장 선택 기준, ‘사람’을 잘 살펴야
그는 첫 직장을 탐색할 때부터 직장 선택의 기준을 나름대로 갖고 있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 모두가 그처럼 첫 직장을 선택할 때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갖고 있지는 않다. 그에게 사회생활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이 첫 직장 선택 시 고려해 야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다.

“크게 ‘커리어 개발이 가능한 곳과 근무조건 대비 연봉’으로 좁힐 수 있습니다. 커리어 개발이 가능한 곳이란, 기업 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영업부문으로 입사했어도 후에 인사팀으로 이동이 가능한 곳이요. 덧붙여 영업이라면 영업 관련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지도 보면 좋습니다. 구직자들이 카카오와 네이버를 선호하는 이유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무조건 대비 연봉은 첫 회사에서 받는 연봉이 다음 직장에서의 연봉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일이 많고 연봉이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칼퇴는 하되 연봉이 적은 곳을 선택하는 것보다 다음 회사에서 연봉 협상을 할 때 유리하다고 봅니다.”

취업난이 심각하다보니 구직자들은 먼저 취업을 하고 보자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준 없이 선택할경우 후회할 확률도 높다. 그에게 ‘나만의 직장 선택 기준이 없는’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청했다.

“커리어패스가 아닌, 취업이 목표라면 지난 대학생활 때 했던 모든 일들을 종이에 적어보십시오. 단순히 취업이 목표라는 건 연애가 목표인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목표가 연애라면 최소한 아무 생각 없이 소개팅을 50번 해보고, 만난 사람의 첫 인상, 첫 느낌 등을 적어나가다 보면 ‘다음번에 만나는 사람과는 소개팅을 해도 밥은 먹지 말자, 차만 마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이처럼 어떤 생각이 들 거잖아요. 취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 자체가 자신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적어보는 행위가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첫 직장만큼 이직도 중요하다. 첫 직장은 그곳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것이지만 이직은 새 둥지를 튼 곳에서의 첫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직을 결심하게 된 동기 중에 팀원들이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반면 사람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타트업에 갈 때였다.

“직장 선택에 있어 1순위가 연봉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연봉이 1순위는 아니었어요. 특히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는 사람을 우선시했죠. 중요한 건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당장 돈을 생각하기보다는 향후 더 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지금은 적게 벌지만, 나중에 많이 벌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저는 경제적 활동을 계속 하고 싶고,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연봉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좇았어요. 차후에는 순서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요(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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