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5개월 만에 ‘취뽀’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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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5개월 만에 ‘취뽀’한 비결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3.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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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OO 금융계 A회사 IT부문 개발 직무

지난해 신한은행이 발표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평균 취업준비 기간은 약 13개월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OO 씨의 취업 준비기간은 5개월로 매우 짧았다. 지난해 7월 금융계 A회사에 입사한 박 씨는 입사 6개월에 접어든 신입사원이다. 그의 업무는 SW운영 및 개발. 구체적으로 은행원들이 창구에서 사용하는 시스템들을 만들고 지원한다. 그는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SW개발로 직무를 확고히 했다. 5개월만에 취업에 성공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졸업 직후 첫 구직시장에 나서기 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취업 전략’을 세우는 일이었다.

“요즘은 3학년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지만 저는 4학년 때부터 준비했습니다. 때문에 전략 없이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취업 전략부터 세웠습니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 지원직무를 정하고 입사서류, 면접을 준비해 이번 시즌에 취업을 완료하겠다는 다짐과 계획을 적어 내려갔죠.”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능동성’ 강조
그는 취업 전략을 짠 뒤에서야 자기소개서 작성에 들어갔다. 자기소개서 항목에 들어가는 영어점수, 각종 자격증, 인턴경험은 준비된 상태였다.

“오픽IH, 정보처리기사, 한국사1급, 정보처리기능사, 컴퓨터활용능력 2급, 워드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기입란에는 정보처리기사와 한국사1급만 기재했습니다. 그리고 안랩과 스타트업에서 각각 6개월의 인턴을 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기존에 나와 있는 기업들의 자소서 항목을 출력해 미리 작성해 두었고요.”

그는 인·적성, 알고리즘 테스트, 면접 등 각각의 전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자기소개서라고.

“제일 어려웠고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은 자기소개서 작성이었습니다. 일부 구직자들은 ‘인사담당자가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다 읽기는 할까’라는 의문을 가져 설렁설렁 쓰고 빨리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기소개서에 시간을 더 투자했죠. 스펙이 부족해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것은 납득해도 자기소개서로 인해 떨어지지는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글이라는 것이 쓰면 쓸수록 늘어 지금 아무리 잘 썼다고 해도 다시 보면 고칠 부분이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의 노력에 따라 더 풍부하고 알찬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돼 처음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 시간을 많이 투자했죠.”

그는 처음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합격한 친구들의 자소서와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 공개된 합격자의 자소서를 하루 5시간 이상 정독했다.

“여러 자소서를 분석해 보니 자소서에서 중요한 항목은 ‘지원동기’인 것 같았습니다. 지원동기의경우, ‘저는 대학교에서 A를 개발해 봤습니다. 그리고 B도 해봤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원하는 회사에서도 책임감 있게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지원동기입니다. 반면, ‘어떤 일을 해보고 싶어 그 일에 필요한 A기술을 찾아 공부했고, 이를 활용해 대학교 때 B프로젝트를 했습니다’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지원동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개의 예시가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지만, 차이점은 ‘능동’입니다. 본인이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원동기는 분명 좋은 점수를 받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습니다.”

그는 34번의 서류를 지원했고 16곳에서 합격 소식을 받았다. 서류 통과 후 스터디 등을 통해 면접 준비에 나섰다.

“면접 스터디에서 모의 면접을 2주간 했는데, 저의 잘못된 자세와 태도를 바로 잡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예상 질의 40개를 리스트업해 스스로 답변하는 준비도 잊지 않았습니다. 40개 중 적중률은 10% 미만이었지만 그래도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비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잘했거든요. 기억에 남는 질문은 ‘왜 SI(System Intetration)가 하고 싶은지’였습니다. 면접관이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집요하게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음악 SNS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SI 직무와 비슷한 일을 했는데, 그때 저의 성향과 맞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실무진 면접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임원 면접에서는 개인의 가치관과 겸손함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 면접은 지원자의 가치관과 꿈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아마도 실무진 면접에서 지원자의 지원직무에 대한 기술 이해도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은 부담이 적은 질문을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임원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는지를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뽐내기보다는 겸손함과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취업 전략 미리 세워야 길 찾기 쉬워
그는 면접을 볼 때마다 면접장에서 받은 질문과 자신의 답변과 다른 지원자의 답변을 바로 메모한다. 자신의 부족한점을 뒤돌아보고 다음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면접장을 나서는 순간 핸드폰을 열어 받은 질문과 제가한 답변들을 모두 적습니다. 적어두면 나중에 다른 기업에서 어느 질문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다른 지원자가 동문서답을 했을 때 면접관의 미간에 주름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까지 적어 다음 면접에 활용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취업준비 시간이 어떻게 보면 짧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짧지만은 않다. 이 기간을 참고 버티기엔 힘든 일도 많고, 스스로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나는 반드시 된다’는 믿음을 가졌다고 한다.

“어떤 이유 때문에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아니라, 그저 ‘나는 된다’라는 일종의 주문과 같은 것입니다. 취업 한 두 시즌을 겪으신 분들에 비해 취업준비 기간은 짧지만, 취업 전략을 미리 세우고 거기에 맞춰 진행하다 보니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구에게 조언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 조언 드리기가 조심스러운데, IT부문에 지원하는 분들에 한해 드린다면 IT부문 중, 특히 SW개발 직무에 지원하시는 분이라면 무엇보다 개발 관련 경험을 많이 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해 보거나 관련 공모전에 나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취업과정이 매우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힘을 내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기 바랍니다.”


글┃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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