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용설명서, Star 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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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용설명서, Star Card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8.03.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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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용설명서
▲ 박지선 •strengths 코치 •이데에(Idee) 대표 •前Stryker Korea HR임원

사내 강점 코치로 일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것 중에 하나는 코칭 고객(당시 직원)들과 코칭 세션을 가진 후에 그것을 토대로 Star Card를 만드는 것이었다. Star Card는 코치가 고객의 고유한 특성을 적은 것이다. ‘당신은 별이다’라는 뜻에서 Star Card라고 불렀다. 
 처음 강점 마스터 코치에게 Star Card를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필자는 스스로의 인사 전문성을 의심하고 있었다. 조직에 맞는 사람인지도 자문하던 시기였다. ‘필자의 Star Card에는 이렇게쓰여있었다. ‘켈리는 타인의 강점을 인지하여 미래에 대한 생생한 동기부여를 하며, 직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그들을 성장시키는 뛰어난 관리자입니다.’


 참 좋은 말이었지만 당시 나는 그 말을 믿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게 정말 나란 말인가?
 

잠재된 재능을 깨우는 ‘투자’
 몇 년이 흐른 지금, Star Card에 적힌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생각해본다. 어느 정도는 지키고 있는 것 같다. 등급을 매긴다면 ‘뛰어난’까지는 몰라도 ‘좋은’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필자에게는 팀원이 여러 명 있었다. 처음에는 계약직 직원과 1년 반 정도 일했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그 때 그 직원에게 필자는 좋은 관리자가 아니었던 것 같다. 당시 회사는 성장 일변도였고 일이 늘 많았다. 채용이 주 업무였던 나는 회계 부서에 제출해야 하는 여러 재무 일들을 그 계약직 직원과 함께 했었다. 열심히 일하는 친구였지만 필자와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일에 치여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 직원이 떠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 대화를 통해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 부족을 인정하기보다는 비정규직이라는 환경을 탓했었다. 그 후 나에게 정규직 직원인 팀원이 생겼지만 그 친구 역시 1년 반 만에 다른 기회를 찾아 떠났다. 아무래도 이번엔 내 탓인 것 같았지만 왠지 억울했고 내책임을 인정하기 싫었다. Star Card의 ‘뛰어난 관리자’라는 말은 그냥 허울 좋은말일 뿐이라 느껴졌다.
 그즈음 회사에서 Great Manager Course라는 관리자 양성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팀원이란 팀장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계속 교육을 받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팀장과 팀원은 마주 대화하되 같이 바라봐야 하는 관계임을 깨달은 것이다. 시각도 내 생각을 중심하던 것에서 직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게 되었고, 어떻게 회사와 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연결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성장하는 리더가 되지 않으면 팀원들도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달았다. 생각이 바뀌
니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팀의 몰입도가 향상되고 나만의 매니지먼트 스타일도 생겼다. 리더십도 향상됐다.
 필자가 변화될 수 있었던 과정을 살펴보면, 잠재된 재능을 투자를 통해 깨웠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투자는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의미한다. 지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실적 지식이다.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십의 요소들을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경험적 지식으로,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Needs와 Contribution
 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인보다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목표는 그 사람의 행동에 방향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사회 속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존재로서 비록 연약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개인은 조직원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창조적인 힘을 발휘하고 성장하여 사회 속에서 공헌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공헌하기를 원하는가? 그렇게 되기위해 채워져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것은 각자 필요로 하는 것들이 사실은 그들의 강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만약 ‘수집(Input) 테마’가 있다면 그는 많고 다양한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할 것이다. 필자처럼 ‘미래지향(Futuristic) 테마’가 있다면 비전이 있는 미래가 주어진 자리나 환경을 원하게 된다.
 따라서 강점을 개발하고 싶다면 먼저 잠재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채운 뒤, 안전존(Safe Zone)에서의 목표와 성장존(Growth Zone)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만약 필자가 훌륭한 관리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포기했다면 Star Card에 적혀 있던 말은 가보지 못한 사막의 신기루가 되었을 것이다.

‘나’ 사용설명서
 직장을 떠난 후 2년이 흐른 어느 날, 한 직원이 찾아왔다. 나와 일할 때는 주니어였던 그녀가 인사부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갑자기 내 눈을 들여다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사님은 참 좋은리더였어요.”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좋은 리더가 되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노력했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신이 좋은 팀원이어서 나를 그렇게 평가하는 게 아닐까?” 아직도 당시의 팀원들과 눈물과 웃음을 같이 한 작별 회식을 떠올리며 가슴이 뭉클하다. 사실 필자가 훌륭하고 뛰어난 관리자 또는 리더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처음보다는 나아졌다는 말이 정확하다.
 코칭 과정에서 필자는 Star Card를 종종 ‘나 사용설명서’라 부르곤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충족되는 순간 마치 배터리를 끼운 제품처럼 각자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공헌하려는 소명을 위해 작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한 후 나의 Star Card는 이렇다. ‘켈리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강점기반의 사회를 열기 위해 진정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교육 컨설팅 업계의 횃불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소명이 있고 그 소명을 다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면 Star Card가 그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지금, 나만의 Star Card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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