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를 입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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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기를 입은 커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8.03.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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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일제히 함성이라도 터트리듯 조팝나무 꽃송이가 만개하는 봄이 왔다. 3월이면 학교 입학과 개강, 이사, 청소, 정리 등 모두가 새로운 계획을 다시 세우거나 마음을 새로 잡는 시기이다. 설렘 가득한 봄날의 주말 오후. 겨울옷들도 세탁해 정리하고,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봄옷으로 화사하게 봄단장을 해보자.

미국의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은 해마다 소비재와 스포츠, 여행, 기술 분야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한‘올해의 색’을 선정한다. 2018년의 색은 팬톤 18-3838번에 해당하는 ‘울트라 바이올렛’이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평온하고 사려 깊은 동시에 도발적인 색이다. 그래서 신비로운 우주와 광대한 밤하늘을 연상시키며, 영적인 분위기 때문에 명상이나 커뮤니티 활동에 많이 쓰이고 있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세상, 과연 미래의 미식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형 레스토랑’이란 수식어가 붙은 ‘울트라 바이올렛’이 그 선두에 서 있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상하이 고급 레스토랑으로 세계에서 한 끼 식사비가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져 있다. 몇 달 전에도 예약이 쉽지 않은 이곳은 하루 한 번, 10명의 손님만 받으며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고 한다. 1인당 식사 비용은 6천 위안(한화 1백여만 원)으로 비싸지만 음식평론가들은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비싼 식사는 즐기지 못하더라도 여성이라면 바이올렛 색상의 백을 들거나, 화장품 또는 쥬얼리를 사용해 기분 전환을 해보자. 남성이라면 바이올렛 넥타이나 양말을 활용하여 기분전환을 해보자.

봄을 맞아 집안을 정리하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커피와 함께 봄의 기운을 느껴보자. 커피 내리는 게 자신 없거나 귀찮다면 가까운 로스터리 카페로 나가보자. 그리고 가장 좋은 명당 자리를 잡고 스페셜티 커피를 자신에게 선물해 보자. 전 세계 커피 중에서도 에티오피아 산 커피는 매우 색다른 향미를 지니고 있어 인기가 높다.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에서 수확된 커피 종자와 묘목은 모카항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에티오피아 예멘 커피를 칭할 때‘모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경우에는 생산 이력이 애매하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시다모’나 ‘에티오피아 하라’처럼 국가명과 산지명을 함께 붙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도 아디스아바바 서쪽에 위치한 하라 커피이다. 그 외에 지마, 레켄푸티, 시다모 등이 많이 유통된다.

일반적으로 워시드로 정제된 커피가 고가로 수출된다. 대표적인 워시드 커피는 예가체프(이르가체페)로 남부 지역의 다민족 촌인 게디오의 예가체프가 산지이다. 시다모, 리무 등이 예가체프에 속한다. 등급은 생두 300g 중에서 결점두 수와 커핑 결과에 의해 결정되는데, 수출 규격은 G1을 최고로 하고, G5까지 5
단계 등급이 있다. 이전 워시드는 대부분 G2였지만, 최근에는 G1 등급도 많이 생산되어 스페셜티 커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 예가체프는 맑고 깔끔하며 복숭아와 살구를 연상시키는 향미로 2000년 이후 인기가 급상승해 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중요한 상품이 되었다.

커피는 이제 온 국민이 즐겨 찾는 기호 식품이다. 시장이 급 성장한 만큼 소비자의 입맛은 까다로워져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과 향의 원두를 선택하는 수준이 되었다. 자신만의 커피 취향을 가진 소비자라면 책상 위에 올해의 색상 ‘울트라 바이올렛’의 꽃 한 송이를 꽂아 두고, 봄 향기를 입은 나만의 커피 향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이 봄‘나’에게 주는 작은 사치를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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