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사, 정년이 없는 직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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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사, 정년이 없는 직업이죠!”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4.2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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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사

말이 가축화된 것은 기원전 3000년경이다. 차가 등장하기 전 말은 군사, 교통, 농경용으로 사용됐다. 이처럼 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오늘날의 말은 승마 및 경마의 주체이다. 말 한 마리를 관리하는 직업군에는 크게 장제사,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가 있다. 이 중 장제사(裝蹄師)는 장제(裝蹄)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장제’란 말에게 편자(말굽에 붙이는 ‘U’자 모양의 쇳조각)를 말굽에 부착하는 일이다. 사람이 신발을 신듯 말도 편자가 신발 역할을 한다. 한국마사회 소속 장제사 윤신상 씨는 말의 발에 맞는 ‘신발’을 만들어오고 있다.

▲ 윤신상 장제사(아래)[사진=오세은 기자]

Q. 개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5년부터 한국마사회 소속 장제사로 일하고 있으며, 장제(裝蹄) 일은 그 이전부터 해왔습니다. 현재장제사 국가자격증 3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마사회 장제사 채용은 지난 2015년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올해도 채용은 미정입니다.


Q. 장제사(裝蹄師)’란 직업이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운동화와 구두를 신 듯 말도 신발을 신습니다. 말의 신발은 편자라 부릅니다. 장제사는 말에 편자를 신기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편자를 신기는 사람을 장제사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장제사는 말의 건강상태나 말의 사용용도에 따라 편자를 제작하기 때문이죠. 장제일은 쇠를 두드려 편자를 만들고, 이것을 말굽에 박는 것이지만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말의 심리상태까지 이해하고 말과 호흡을 맞추는 고도의 감각을 요하는 직업입니다. 때문에 장제사는 말발굽의 형태와 깎인 각도, 말의 영양상태까지 점검한 뒤 말에 가장 알맞은 모양의 편자를 구상합니다.

▲ 윤신상 장제사가 말발굽을 깎고 있다.[사진=오세은 기자]

Q. 장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제일은 장제소에 편자를 갈아 신으러 온 과정부터 시작됩니다. 장제사는 장제소에 들어오는 말의 다리와 말굽에서 나는 소리, 말의 걷는 모습 등을 보고 말의 상태를 파악합니다. 이후 말발굽을 깎습니다. 말발굽은 사람의 손·발톱처럼 각질이어서 깎거나 못을 박아도 감각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각질을 벗어나 신경을 건드리면 발을 절게 됩니다. 말발굽을 깎은 뒤에는 ‘U’자형의 편자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갑니다. 섭씨 1000도가 넘는 화덕에 무쇠덩이를 달구어 망치로 두드리고 구멍을 뚫어 두께 1cm 정도 되는 편자를 만듭니다. 그리고 편자를 찬물에 식혀 말의 발 치수에 맞추게 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편자는 2종류가 있습니다. 쇠로 된 제철 편자와 알루미늄 편자입니다. 제철 편자는 경마에 비해 몸무게가 나가는 말들에게 주로 사용됩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면 편자가 그만큼 쉽게 마모되기 때문에 철로 된 편자를사용하는 것이죠. 반면, 경주마는 승용마와 마차마보다 무게가 가볍습니다. 육상선수가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 가벼운 런닝화를 신 듯 경마도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제철 편자가 아닌 알루미늄 편자를 주로 신습니다.

▲ 편자 땜질 작업 중인 윤신상 씨[사진=오세은 기자]
▲ 편자 입히는 과정[사진=오세은 기자]
▲ 편자 입히는 과정[사진=오세은 기자]

Q.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요?
장제 일은 대개 도제교육으로 이루어집니다. 저의 경우도 한국마사회에 소속되기 이전에 프리랜서 장제사에게 장제 일을 처음 배웠습니다. 이후 한국마사회에서 실시하는 장제 교육을 2년간 받았으며, 경주마 업체에서 장제 일을 4년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마사회 장제사 공채 모집에 합격해 2015년도부터 마사회 장제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마사회 소속으로 일하는 장제사는 6명(서울 4명, 제주 2명)입니다.


Q. 장제사 ’직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존재할 수 있는 직업이라 보시는지요?
개인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말발굽을 깎는 과정은 면밀함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특히, 살아있는 동물이 가만히 있지 않을 뿐더러 말이 서있는 형태와 말발굽의 상태에 따라 말발굽을 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3D 프린터로 말의 편자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편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계가 할 수 있다고 해도 말발굽을 깎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말이 없어지지 않는 한 장제사는 꾸준히 존속할 직업입니다.

요즘 대기업의 경우 40대 후반이면 퇴직하는 반면, 장제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말이 존재하는 한 장제 일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체력만 잘 관리하면 퇴직 후에도 할 수 있고요. 정년이 없는 직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장제사는 경륜이 쌓일수록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종입니다.

Q. 일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제 일을 10년 이상 해오고 있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말에 대해 모르는 게 많습니다. 특히, 말발굽과 관련된 질병이 많은데 이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말발굽 질병에 따라 편자를 다르게 만들기 때문에 장제사는 관련 질병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Q. 장제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쉽게 포기 하지 않는 끈기와 인내입니다. 그리고 손재주와 눈썰미가 있으면 장제 일을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덧붙여 말과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말을 잘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분이라면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Q.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는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향후 세계적인 장제사 대회에 나가 입상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JRA(일본중앙경마회)처럼 전문 장제사를 배출하는 장제사 양성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싶어요. 현재 한국마사회에서 예비 장제사 대상으로 6개월간 무상으로 교육하고 있지만, 일본 등에선 장제사를 배출하고 교육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별도로 설립되어 있습니다.

지난 2016년 한국마사회와 (사)한국장제사협회는 ‘2016년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진행된 장제사 대회이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제2회 전국챔피언십 장제사 대회가 열렸으며, 올해 5월 제3회 전국챔피언십 장제사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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