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공백기 때 뭐하셨어요?’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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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공백기 때 뭐하셨어요?’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4.2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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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취업공백기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③] 이승현(가명·30) 음향기기 전문기업 C회사

 대학원에서 오디오 분야를 전공한 이승현(가명·30) 씨는 지난해 12월 음향기기 전문기업 C사 연구개발 부문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약 10개월의 취업공백기를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보낸 시간을 합하면 학업으로 보낸 시간만 어언 10년이다. 대학 진학 당시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하는 모습을 보고 조급함도 느꼈지만 끝내 원하는 직무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취업했다.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순탄하지 않았던 그 여정에서 그가 알게된 점은 공백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첫 취업 시즌 실패로 전략적인 취업공백기 필요성 느껴
지난 2016년 하반기, 그는 당시 대학원 논문 제출 준비로 분주했다. 아울러 논문 제출 이후의 취업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논문 준비와 동시에 취업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논문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취업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2016년 하반기 첫 취업 시즌에 도전했을 때는 석사 논문도 준비해야 하는 핑계(?) 아닌 핑계로 취업준비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원하는 직무와 가고 싶은 기업을 정하지 않은 상태였죠. 단순히‘취업’을 목표로 했던 거죠. 급한 마음에 기업의 이름만 보고 지원한 결과 실패를 맛보게 됐습니다. 그때 이후 취업공백기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공백기를 정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도움 되는 활동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죠. 공백기는 1년으로 설정하고, 그 기간에 어떤 활동으로 채울 것인가를 월별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원 직무를 정하지 않았을 때 그는 대기업 위주로 지원했지만, 지원 직무를 정하고서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도 지원했다. 이후 서류가 통과된 곳에서 면접을 보게 됐다. 그리고 면접에서 받은 단골 질문은‘취업공백기’와 관련한 것이었다.

“면접에서 ‘취업공백기 때 무엇을 하셨나요?’라는 질문은 단골 메뉴와도 같았어요. 주로 1차 실무진 면접관들이 물어봤습니다. 먼저 공백기를 가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어요. 첫 구직에 실패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공백기를 통해 직무를 확고하게 정할 필요성을 느꼈고,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공백기를 통해 쌓아가야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대학원 전공 지식을 잊지 않기 위해 정보처리기사 필기시험을 봐 합격했다고 말했고, 지원 직무와 관련한 인터넷 강의를 통해 코딩 프로그램 공부도 했다고 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토익 스피킹 레벨6을 목표로 설정해 이를 달성했다고 말했죠. 개인적으로 면접관분들이 취업공백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다기보다는 공백기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공백기 때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취업공백기 질문에 나름대로(?) 대답을 했지만 다른 기업에서도 여러 차례 이와 같은 질문을 받아 공백기에 대한 답변을 좀 더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백기를 보낸 활동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단다. 그는 취업공백기 관련 질문뿐만 아니라 면접에서 받는 질문이 전공 지식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면, 정해진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취업공백기는 1년 미만이 적당
이승현 씨는 취업난으로 구직에 성공하는 것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취업공백기는 1년 미만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먼저 취업한 선배들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님께서도 ‘취업공백기는 1년을 넘어서는 안 된다’라고 줄곧 이야기하셨어요. 취업한 선배들의 말로는 공백기 1년 이상은 인사담당자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졸업유예 기간을 갖고 구직 시장에 나서는 것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봐요. 졸업유예의 경우 아직까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업준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스터디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어 있어 이런 곳을 잘만 활용하면 취업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현재 공백기를 갖고 계신 분이라면 어학점수 올리는 것보다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 혹은 관련 경험 하나를 더 쌓기를 바랍니다. 저의 경우 코딩 스터디를 꾸준히 해왔는데 이를 면접에서 이야기 하니면접관분들이 프로그래밍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아하셨어요.”

입사한 지 3개월 된 그에게 향후 포부를 물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업무를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 ‘코딩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R&D 연구센터에서 SW개발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더 많은 경험과 직무 습득으로 앞으로 저만의 노하우를 쌓아 코딩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취업공백기를 두고 고민하시는 분들 혹은 취업준비생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하나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보낸 시간만 10년 가까이 됩니다. 대학원을 마치고서는 취업에 대한 조급함이 이전보다 배에 달했죠. 주변 친구들이하나 둘 취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거기서 오는 조급함과 자신감 하락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른바 멘탈이 붕괴되는 것 같았죠. 그럴 때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했습니다. 실패로 인한 좌절감과 그에 따른 우울감이 더해지면 남은 취업준비에 악영향을 미칠 뿐더러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것만 같았기 때문에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취업을 어떻게 준비하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스스로가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는 끈기와 체력 유지는 필수입니다. 계절로 따지면 봄이 왔지만 청년 취업시장은 봄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타날 것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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