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의 '이 맛 저 맛'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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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의 '이 맛 저 맛'을 알려드립니다!"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6.2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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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여러 가지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고 있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한다. 누군가는 “인생을 영화처럼, 영화를 인생처럼”이라고 말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도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영화평론을 해오고 있다. 그는 “영화평론가는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직업으로는 그리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글을 쓸 때 행복감이 커 지금까지 영화평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윤성은 영화평론가[사진=오세은 기자]

Q. ‘영화평론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먼저, 영화평론가를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하나의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영화평론가를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직업보다는 직함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영화평론가는 영화를 분석하고 비판하여 이를 기반으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예컨대 대중들이 가족 영화를 봤을 때 단순히 ‘가족들의 삶을 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면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에서 가족들의 삶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기 위해 영화감독이 어떤 조명과 어떤 방식으로 연출했는지를 분석합니다. 영화평론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 영화평에 굳이 한 번 더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많은 이들이 본 영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중들이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 또는 보지 못했을 부분을 드러내서 보여준다거나, 다른 작품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부분을 드러내주는 것이 영화평론가의 주된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중성 있는 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 등을 조명하는 일도 하고요. 한마디로 익숙한 ‘맛(영화)’이 아닌, ‘이 맛 저 맛’을 알리는 것이 영화평론가의 일이죠.


Q.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화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과 비교해 직업의 수요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손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영화는 개인이 영화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일반적으로 영화평론가와 같은 전문가가 말하는 평론에 대한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반면 공연과 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책에 따라 다르지만, 한 권의 책을 완독하는 것과 영화 한편 보는 것을 비교하면 전자가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런 영향 등으로 책과 공연은 전문가들의 말과 글이 소비자들의 소비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영화는 이러한 영향이 다소 적습니다. 개인이 보고 싶은 영화면 보고 아니면 그만이죠. 영화의 이런 추세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영화 평점이 영화 선택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때문에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의 수요는 과거와 비교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영화평론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평론가가 되기 위해서는 “영화 관련 전공이나 관련 학위보단 영화 관련한 여러 공모전에 많이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사진=오세은 기자]

영화평론가로 일하는 데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평론가들은 영화,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지만 영화와 상관없는 전공을 한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고, 타 대학에서 영화학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영화평론가가 되기 위한 정도(定道)는 없습니다. 영화평론은 전공이나 관련 학위보다는 영화 관련한 여러 공모전을 통해 등단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에 대한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그렇다면 영화평론가와 영화평론가가 아님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할 때 단적으로 본다면 ‘원고료 지급’인 것 같습니다. 원고료를 지급하면서 지면을 할애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영화평론가로서 영화평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저는 원고료 받고 안 받고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매체에서 영화평론가에게 할당하는 지면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면을 할애해준다고 해도 원고료를 받지 않고 기고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요. 개인적으로 이런 점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Q. 직업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솔직히 말씀드려 그리 밝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화평론가는 영화전문잡지 또는 신문 등에 칼럼을 씁니다. 어느 매체에 소속되어 영화에 대한 평론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생계유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죠.

단순히 영화평론, 글을 써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영화평론으로만, 즉 원고료만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교수 등 다른 주 생계 활동을 하고 영화평론은 사이드로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렇게 어두운 직업 전망 속에서도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에 기대가 분명 있습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가까운 미래에 많은 직업이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영화평론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 중 하나라고 봅니다. 무엇인가를 비평하는 일은 인공지능이 해줄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Q. 여러 가지 영화를 평론하고 계신데, 영화가 왜 좋은가요?
살아보지 못한 인생, 영화 속 인물들을 보면서 ‘저 사람이 나라면 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봐요. 영화가 아니면 이런 생각도 갖지 못했을 것 같고요. 영화가 좋은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개인적으로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사람의 영혼을 고양시켜주는 힘이 있거든요. 그래서 영화평론을 쓸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좋은 영화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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