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성공기,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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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성공기,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07.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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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국 터크코리아 기술영업부
공장자동화 선도기업 터크코리아의 기술영업부에서 만 1년을 근무한 김성국 씨. 터크코리아는 소프트웨어 설계, 엔지니어링 서비스 부문을 선도하는 독일 회사 터크(Turk)의 한국지사다. 독일계 기업답게 스스로 개인 스케줄을 설계할 수 있고 유연한 토론문화가 정착돼 있어 그는 지금 누구보다도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34세 늦은 나이에 재취업에 성공한 그를 만나 남다른 재취업 성공기를 들어봤다. 
 
 
영어영문학 전공자가, 유럽계 기업에서 기술영업을? 
독일계 기업은 복지와 연봉이 좋아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영어영문과를 전공한 김성국 씨. 그도 독일계 기업 기술영업 직무에 한 번에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목표로 하던 지금의 자리에 재취업하기까지 그는 임용고시 준비와 계약직 강사, 국내 설계회사, 미국계 기업을 차례로 거쳤다. 그는 우석대 영어영문학과에서 교직이수 요건을 충족하고 2009년 졸업했다. 졸업 후 3년간 임용고시에 매달렸다. 
 
“노량진에서의 고시생 생활을 청산하고 처음 취업준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3년이라는 공백기간이 있던 저는 중견기업과 대기업에는 서류통과도 못했고 면접의 기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중소기업에서부터 경력을 쌓은 뒤 재취업하자는 계획을 세웠죠.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주변의 시선을 견뎌내고 갓 졸업한 분들과 같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죠. 당시 영어교육 관련 회사를 들어가거나 인재개발 직무로 지원을 많이 했는데 번번이 실패하였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르게 전략을 짜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기술력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전략을 세웠죠.”
 
그는 가장 먼저 주변 지인들에게 임용고시 준비를 접고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시작하겠노라고 밝혔다. 취업에는 ‘문외한’이었기에 취업사이트에서 살다시피 했고, 주변의 취업에 성공한 선후배들의 조언을 가감 없이 받아들였다.  
 
“어느 날 플랜트 산업 쪽으로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산업 군을 바꿔서 지원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우연히 국내 설계회사 채용공고에 ‘영문과 우대’라는 문구를 보게 됐죠. 서류를 넣었고 면접까지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 우선 이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5년 안에 이직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외국계 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외국계 기업, 특히 유럽계 기업은 사내 복지와 문화가 좋아 모두가 선호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저의 적극적인 자세 덕분에 해외에도 파견되었고 그때부터 외국계 기업, 산업자동화 분야의 기술영업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이직을 위해 저는 채용 포털 사이트를 집요하게 몇날 며칠이고 검색해가며 가고 싶던 회사 리스트를 추려서 본격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미국계 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그는 인문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1년 반 동안의 근무 경험을 통해 기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 이러한 근무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마침내 비전공자이지만 전공자 못지않은 직무역량을 갖추게 됐다. 
 
직무역량을 쌓은 그는 다시 꿈에 그리던 유럽계 기업인 현재 회사로 이직했다. 직무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고.  
 
“그동안 제가 현장에서 쌓은 직무역량이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회사로 재취업하게 된 계기는 퇴사율이 낮다는 점이었습니다. 모 평가 사이트에서도 현 회사는 평점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이 만족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죠. ”  
 
 
인생의 경험을 녹여내 보세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Resume와 Cover Letter의 작성이 중요하다. 그는 서류준비를 할 때에는 직무와 관련한 경력 위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는 지금 회사에 지원할 당시 자격증이 없었습니다. 대신 서류준비 시 영어 소통 능력과 기술영업 출신으로서의 성과와 업무 경험을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Cover Letter 작성 시 중요한 것은 직무에 요구되는 자질을 어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Cover Letter를 쓰기 전에 꼭 합격한 사람의 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충분히 훑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류전형에 통과한 뒤 그는 두 차례의 면접을 거쳤다. 면접에서는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고 단어 하나라도 자신감 있게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1차 면접은 각 팀 별 부장님과 총괄이사님께서 들어오셔서 4대1로 진행됐습니다. 보통의 경력직들이 많이 받는 질문인 전 직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잘 할 수 있을지 등등 업무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어보셨고 저는 상세한 설명과 성과에 대한 예시를 적절하게 넣어서 답변하였습니다.”
 
특히 2차 면접에서는 영어 면접이 있었다. 그는 면접에서 100% 완벽한 답변을 구사하는 것보다 상사와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능력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차 면접에서는 기술에 대한 질문이 20%, 인성과 태도에 대한 질문이 80%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2차 면접에서는 독일인 Asian sales director를 비롯한 2명의 면접관이 들어와서 장장 1시간 30분 동안 인성에 대한 영어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되도록 떠오르는 예시를 넣어 답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더 신뢰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입사 후 들은 얘기로는 무엇보다 제가 성실하게 답변하고 저의 경험을 예로 들었던 점이 신뢰감을 줬고 특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는 오랜 과정을 거쳐 목표로 하던 재취업에 성공했다. 신규영업을 비롯해 기존 고객사와 대리점 관리, 데모 시연, 신규 고객사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준비, 그리고 본사와의 기술협의와 미팅을 주로 하는 기술영업 직무는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직군 중 하나다. 
 
현재 그의 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현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인정받고 해외지사장이 되는 것, 두 번째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들을 위해 컨설팅이나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도 그는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ksk5900)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국계 기업 취업 정보를 구직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저처럼 고시에 여러 번 낙방을 경험한 분들이 있다면 다른 전략을 세워서 취업을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과감히 포기하고 빠르게 기회를 잡는 편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나 취업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면 고시를 준비했을 때 만큼 직무에 대한, 그리고 산업 군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고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뽑아 자신만의 기준을 잘 작성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뽑아준다고 무조건 가기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곳부터 차근차근 거치며 경험을 밟아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 김성국 씨 제공(blog.naver.com/ksk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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