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출신에 스펙 전무! 그가 대기업 유통사를 뚫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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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에 스펙 전무! 그가 대기업 유통사를 뚫은 비결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8.2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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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식자재 유통 D사 영업직무

장맛비가 내리는 지난 7월 첫 주, 입사 6개월 차에 접어든 신입사원 이재영 씨를 만났다. 대학에서 소비자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공부를 멀리 했다. 학교생활과 전공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방황을 했던 것. 그러나 그는 5개월간의 국내외 여행을 통해 ‘미래’를 그렸고, 그 미래를 잡기로 결심했다. 이후 방항을 끝내고 학업과 취업준비에 몰두했다. 그러나 취업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방대 출신에다 학점도 평범하고 흔한 토익점수도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전략적으로 접근해 대기업 유통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그 비결을 밝혔다.


전략적 접근 첫 번째, 공들인 자기소개서
이재영 씨는 지난해 상·하반기 1년 동안 40여 곳에 지원했다. 최종 합격한 곳은 4개사. 그는 흔히 말하는 ‘스펙’이 안 좋아 취업시장에서 걱정이 많았다. 현 상태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일단 서류작성에서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고자 노력했다.

▲ 이재영 식자재 유통 D사 영업직무[사진=본인 제공]

“지방국립대학 졸업, 3.0점을 간신히 넘는 학점, 유통관리사 자격증이 제가 가진 스펙의 전부였습니다. 취업시장에선 거의 ‘스펙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당시 이대로라면 취업시장에서, 특히 대기업 공채에서는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략을 세워 접근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가 말한 전략적 접근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이었다. 자소서는 취업 첫 단계인 만큼 취준생들이 많은 공을 들인다. 그도 심혈을 기울여 자소서 작성에 임했다.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제출한 자소서도 일주일에 걸쳐 다듬고 또 다듬었다.

“대학 재학 중에 동료들과 ‘막걸리 펍’을 창업한 적이 있습니다. 창업 당시 기획에서부터 가게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거래처를 알아보는 것까지 여러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자소서에 상세히 적었습니다. 특히 이 경험은 유통업계에서 높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3개월간 보험 영업 관련 교육과정을 들은 것 또한 자소서에 녹여냈습니다.”

그는 창업 경험과 보험회사 영업 교육 경험으로 부족한 스펙을 메웠다. 특히 보험회사에서의 경험은 면접에서 빛을 발했다고.

“이른바 보험 영업은 ‘밑바닥 영업’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면접에서 보험회사에서 받은 교육과정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되돌아보면 그 경험이 자소서와 면접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온 구심점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자소서 작성은 자신의 인생을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작성하면서도 즐겁게 자소서를 썼다고. 하지만 애를 먹인 문항이 있었다. 바로 ‘입사 후 5년 계획’. 그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교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지원동기는 저의 솔직한 마음을 담아 그리 어렵지 않게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후 5년 계획’을 묻는 문항에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 막막했죠. 그래서 교내에서 운영하는 자기소개서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했습니다. 그때 컨설턴트께서 계획은 5년이지만 3년, 5년으로 나누어 작성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렇게 나누었더니 작성하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그는 이력서를 빼곡히 채운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해 빈 곳이 많아 걱정이 많았다고. 하지만 진심을 다해 작성하고 수정을 거듭한 자소서가 서류전형의 합격비결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전략적 접근 두 번째, 1분 자기소개에 ‘히든 키’를 숨겨놓다
인사담당자들은 최근 면접에서는 자기소개를 주문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소개를 시키는 기업이 많다. 이에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된 1분 자기소개를 각각 준비한다. 그는 면접관이 궁금해할만한 키워드에 집중했다.

“면접은 어떤 질문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답변 준비가 어려워요. 아무리 예상 질문을 정리해 답변을 준비한다고 해도 이를 다 외워 답할 수는 없죠. 그래서 1분 자기소개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면접관이 저에 대해 궁금해할만한 키워드를 넣어 준비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을 분석해 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식당 30곳을 방문해 가게 사장님과 대화했습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영업을 잘 할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한 것 같네요(웃음).”

그의 1분 자기소개에 있어서 ‘히든 키’는 ‘식당 30곳 방문’이었다.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예상대로 면접관들이 가게 주인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물었다. 그는 식당 점주들과 나눈 내용을 이야기 하고, 이를 통해 식자재 거래처에 주로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렇게 ‘히든 키’를 준비한 덕에 면접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다. 결국 별도로 준비해온 예상 질문의 답변을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하는 수고를 덜은 셈. 그리고 1분 자기소개와 더불어 성공적인 면접을 보기 위한 자신만의 팁이 있다고 밝혔다.

“면접 하루 전날 저는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발성 연습을 했어요. 이는 면접에서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도록 해줬고 자신감도 심어줬죠. 발성 연습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거든요.”

면접장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때로는 질문의도를 몰라 압박감을 느끼기도한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 무엇이냐고 묻자 ‘채권’관련 질문이었다고 답했다.

“‘매출 목표 달성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채권이 좋지 못한 거래처와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장 실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계약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당시 ‘이런 질문을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질문의도를 알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실무에 와 보니 영업은 ‘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직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야 질문의도를 이해하게 된 거죠.”

어느 덧 입사 1년차를 향해 달려가는 이재영 씨. 그는 일이 재미가 있어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다고 했다. 그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했다.

“저는 ‘대기업에 갈 수 있다’라고 늘 자기체면을 걸었어요(웃음). 그만큼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봐요. 대학을 막 졸업한 취준생의 경우 ‘구직’이라는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총성이 울리면 지원서를 내고 허들을 하나 둘 넘어 피니쉬 라인, 취업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중간 중간 허들을 넘는 과정에서 때론 넘어지며 불합격할 수도 있죠. 그렇다고 좌절하면 안 됩니다. 자존감만 낮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첫 단계인 자소서를 쓸 의욕이 사라지게 돼요. 탈락해도 툭툭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저는 스펙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서류나 면접에서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불합격해도 의연하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었고요. 아마도 취업실전에서 자주 넘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도전하셨으면 해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글 | 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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