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의 문, 현실적으로 준비하고 두드리세요!
상태바
해외취업의 문, 현실적으로 준비하고 두드리세요!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09.18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진출 프로젝트] 권수연 독일 모바일마케팅 회사 Account Manager

이화여대 국제학부 12학번으로 2017년 2학기에 졸업을 한 권수연 씨. 그는 졸업 후 모 은행에 최종합격해 연수를 받던 중 지난 1월 독일로 이직을 했다. 누구나 한 번쯤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나 이를 이뤄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해외경험이 많았던 그이지만 해외취업 과정은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발품을 팔아야 했던 과정이었다고. 서울과 7시간의 시차가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남다른 안목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그에게서 현실적인 독일 취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6월 이화여대에서 특강을 진행한 권수연 씨 모습 사진 = 이화여대 인재개발원

Q. 해외취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오랜 기간을 해외에서 지냈습니다. 그러한 경험으로 언어적인 면에서 능력을 키웠고 국제학부에 진학했습니다. 전공 특성상 국제학부 출신들은 해외로 많이 진출하는 편입니다. 저는 학부시절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에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키워왔습니다. 이에 일과 생활 여건을 고려해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의 취업정보를 꼼꼼히 조사하고 검토했습니다.

Q. 취업준비 기간 동안 어떠한 경로로 정보를 얻으셨는지요?
네이버 블로그를 살펴보면 해외취업 수기를 운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기본적으로 ‘해외취업이 이런 느낌이구나’를 접했죠. 그 다음에는 벼락치기로 ‘구글링’을 하듯이 모든 정보를 세세하게 수집했습니다. 유명한 해외취업 사이트에서 키워드로 ‘Korean’을 넣고 검색을 했습니다. 역으로 한국인이라는 단어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을 검색했던 거죠. 링크드인에서는 유럽 일자리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고, 인디드에서는 동남아시아와 헤드헌팅 정보가 많습니다.

Q. 서류준비 과정은 어떠했는지 설명해 주세요. 
해외취업에 있어 현실적으로 비자가 발급되어야 하는 게 우선 중요합니다. 비자문제가 걸려버리면 서류를 준비해 지원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구글링’으로 Cover Letter 샘플을 찾아봤습니다. 막판에는 교내에서 해외취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의 스터디를 함께 했습니다. 서로 돌려보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다음으로는 서류에 저만의 ‘셀링 포인트’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공채는 갓 졸업한 대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기회를 많이 주는 편입니다. 이에 반해 해외 일자리 시장은 철저히 경력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신입을 뽑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서류를 준비할 때에 직무와 관련한 역량을 어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제가 가진 장점을 3가지로 정리하고 부연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Q. 면접에 대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한다고 해도 면접에서 나만의 장점을 어필하지 못한다면 지원회사에서 저를 뽑을 이유가 없게 됩니다. 즉, ‘왜 나와 함께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못 해버리면 채용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해외취업시장에서 저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상대적으로 직무 경험도 없는 편이었죠. 그럼에도 ‘나를 뽑아야 한다’고 설득을 해야 했습니다.
해외취업은 미리 답변을 외우듯이 준비하면 인위적이고 기계화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를 지양해야 합니다. 저는 스카이프로 화상 면접 과정을 거쳤습니다. 직접 대면했을 때보다 나 자신을 어필하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떨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다시 많은 연습을 거쳐 재도전했어요.

 

사진 = 이화여대 인재개발원

Q. 해외취업이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요?
사실 현실적으로 해외취업을 뚫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해외취업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공채 준비는 정보 교류 면에서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해외취업은 이와는 또 다른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영국과 같이 비자 지원이 어려운 나라의 경우 아예 지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공채는 인턴 경험이 없어도 대졸자가 신입으로 뽑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취업시장에서는 신입을 뽑을 때에도 3개월, 6개월 이런 기간 동안 어디서 인턴을 했다든지 하는 실무 경험이 정말 중요합니다. 

Q. 현지에서의 근무환경이 궁금합니다.
근무환경은 자유롭고 편한 편입니다. 또한, ‘워라밸’을 확실하게 지키며 출근시간 내에 집중해 일을 처리하고 성과를 내려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갖춰져 있어 아이디어를 유연하게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저는 다양한 국적을 지닌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고객사는 전 세계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각 시장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적이 다르다 보니 일하는 스타일들이 극명하게 다르고 중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다릅니다. 따라서 일을 할 때에 그런 것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사와 회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일을 한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업계가 모바일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가 고객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면은 있지만, 무조건 ‘고객이 왕이다’ 이런 건 없습니다.

Q. 현지 적응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네트워크 기반이 없다는 겁니다. 흔히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갔을 때 경험한 해외 이미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일하면서 산다는 것은 확실히 다르고 ‘외국인’으로서 겪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가족들과도 떨어지고, 친구들과도 떨어져 뭐든지 혼자 해결해야 하죠.
이러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정착하기는 수월했습니다. 해외 기업은 사람을 채용할 때에 많은 지원을 해줍니다. 저 역시 한 달 숙소와 비행기표, 비자를 회사에서 지원해줬습니다. 잠시 동안이라도 자리 잡을 곳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처음 정착 때에는 그리 어려운 점이 없었습니다.

Q. 해외취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조언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인생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그런데도 해외라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보다 나을 거야’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해외에 온다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순진(?)했기 때문에 힘든 해외취업의 문을 뚫게 되었지만요(웃음).
단순히 유럽에서 살고 싶은 게 아니라 유럽에서 ‘생활’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저조차도 비자로 살고 있고 자국민이 아니라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신입이기도 하고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 한국에서 대기업 공채보다 급여도 적게 받는 편이죠.
또한, 독일은 수습기간이 6개월입니다. 도중에 해고되어도 다른 직업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알바를 해서라도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정도로 생활력이 있어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합니다.
제가 종사하는 업계는 아무래도 경쟁이 과열된 레드오션입니다. 기술적인 면을 비롯해 다방면에서의 경력을 쌓은 뒤 대학원에 가서 이론적인 것을 배울 생각입니다. 기술과 이론을 융합시켜 IT 업계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일단은 지금 다니는 회사의 서비스가 한국 모바일 마케팅 시장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도 지금 있는 자리에 충실하게 노력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