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①] 약속 지키는 일, 경영의 기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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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①] 약속 지키는 일, 경영의 기본이죠!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09.2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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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영 디어뮤즈먼츠 대표

 멋있잖아요.’
컴퓨터 공학을 오랫동안 전공한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음악 관련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바로 이런 답이 돌아왔다. 최찬영 디어뮤즈먼츠 대표는 컴퓨터 특기생으로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간 후 재학 중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진로 고민이 없어 보인 그가 잘 다니던 대학을 뒤로한 채 음악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궁금해졌다. 위워크 서울역점에서 최 대표를 만나 디어뮤즈먼츠와 그의 경영 이야기를 들어본다.

▲ 최찬영 디어뮤즈먼츠 대표[사진=오세은 기자]

전공인 컴퓨터를 뒤로 하고 음악의 길로~
최찬영 대표는 지난 2016년 tvN 예능 프로그램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출연해 거침없이 문제를 풀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임을 유감없이 드러냈던 것.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가 하는 일이 그의 전공과 매치되지 않아 그를 더 궁금해했다. 최 대표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사준 컴퓨터가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

“모든 부모님들께서 자녀가 성장하면 컴퓨터를 기본으로 사 주시잖아요. 저도 부모님이 컴퓨터 한 대를 사주셨어요. 하면 할수록 컴퓨터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푹 빠져들게 됐죠. 그 컴퓨터가 제 진로의 밑바탕이 돼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에서도 컴퓨터를 전공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때 ‘힙합’을 접하면서 음악에 더 빠지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컴퓨터보다는 ‘음악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죠. 이 때문에 대학진학을 앞두고 부모님과 갈등을 빚기도 했죠.”

그는 대학에서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결국 부모님 의견에 따라 컴퓨터 관련 학과로 입학했다. 하지만 음악은 그의 뇌리를 계속 맴돌았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어서인지 전공에 큰 흥미를 갖지 못했어요. 공부환경에도 이유 없는(?) 불만이 쌓였고요. 그리고 조금은 자유롭고 소통이 원활한 곳에서 공부하고 싶어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곳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그는 미국 학교가 처음 생각과는 달랐지만 나름대로 적응하면서 잘 지냈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켠에는 하고 싶은 ‘음악’이 꽁꽁 숨어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여름방학 때 한국에 들어왔어요. 방학이 끝날 무렵 다시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서 부모님의 배웅을 받았죠. 하지만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어요. 음악을 포기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 동안 눌러온 음악을 마음껏 해보리라는 다짐했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바로 고시원으로 들어갔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이때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지냈어요.”

▲ 약 3년간 SAT 강사로 일한 그는 어렵게 번 돈으로 자신의 첫 음악 작업 공간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한마디로 경험 부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10명이 넘는 직원을 챙기는 대표가 되었다.[사진= 오세은 기자]

최 대표가 아르바이트에 매진했던 것은 경제적 독립 없인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없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SAT(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강사를 약 3년간 했다. 그가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자 강남 일대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을 못한 자신이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가르치는 것이 때로는 허무하기도 했지만, 성적이 오른 학생들을 보면서 허무함을 달래기도 했다. 그렇게 3년간 어렵게 번 돈으로 그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음악 작업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한마디로 경험 부족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았죠. 그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7월 뮤지션 ‘닥터심슨’으로 첫 정규 앨범을 냈고, 이듬해 싱어송라이터를 양성하는 ‘닥터심슨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저희(닥터심슨컴퍼니)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자며 연락을 해왔죠. 그런데 저는 소속 가수들이 음악에만 전념하도록 했습니다. 대신 프로젝트만을 진행하는 별도의 사업체를 냈죠. 그게 바로 디어뮤즈먼츠(D’AMUSEMentS)입니다.”

디어뮤즈먼츠는 ‘미술, 영상, 음악, 그리고 그 전에 없던 모든 것들을 실현한다’는 슬로건 아래 2015년 5월에 설립됐다.

“닥터심슨컴퍼니와 달리 디어뮤즈먼츠는 여러 회사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과 유방암 환우들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진행했고요. 기업과 예술이 가진 사회적 의미들이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프로젝트여서 의미가 매우 컸습니다. 이 외에도 디어뮤즈먼츠는 슈퍼셀과 ‘클래시 로얄’아트 마케팅을 진행했어요. 이 작업 영상물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메이크업 브랜드인 미미박스의 대표 브랜드인 ‘포니 이펙트’와 콜라보레이션 아트워크를 제작한 바 있고요.”

▲ 디어뮤즈먼츠의 작업물=디어뮤즈먼츠 제공

이처럼 디어뮤즈먼츠는 음악, 영상, 미술 등을 통해 ‘전에 없던 것’을 실현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고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디어뮤즈먼츠는 월간지 <돈패닉(Don’t Panic)>을 발행하고 있다. 돈패닉은 영국에 본사가 있는 라이선스 잡지다.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들로 구성돼 언뜻 보기에 선물 상자처럼 보인다. 돈패닉은 다양한 이미지들로 프린트된 카드와 스티커 등이 봉투에 담겨 있다. 봉투 안에는 아티스트의 작업 소식과 전시, 공연, 파티 정보 등이 들어 있다. 잡지는 카페 등에 무가지로 배포된다.

24살에 시작한 최 대표의 음악 사업은 올해 7년차에 접어 들었다. 그는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면서 “창업은 공과 사가 구분 돼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월급을 주기 시작하면 그게 내 사업이 되는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자기 사업을 꾸리기 시작한 최 대표에게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견해를 묻자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 프로그램이 얼마큼 잘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으나 근본적으로 그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지속하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사실 잘 모르겠고요. 그리고 정부의 창업 지원금 혹은 외부의 투자를 우리는 지금까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받을 수도 있죠. 그런데 돈의 액수가 크든 작든 외부의 도움을 받게 되면 스스로가 나약해지지 않을까요?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투자를 받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외부의 도움 없이 회사를 이끌고 싶어요.”
 

사업은 곧 ‘신뢰’
지금까지 고비를 하나 둘 넘기면서 회사를 운영 중인 최 대표의 올해 목표는 직원들이 자신을 좀 더 예쁘게(?) 봐주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과 좀 더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그리고 직원들이 회사 일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예비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신이 겪은 경험정도는 공유할 수 있지만 조언을 할 만한 위치는 아니라면서 한사코 사양했다.

“제 경험상 창업자는 일도 하지만 그보다는 매 순간 결정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현업에서 발 벗고 뛰는 이들은 우리 직원들이에요.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에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저이고요. 때문에 대표의 자리는 결정을 하는 사람, 최고 책임자이죠. 일의 규모와 상관없이 결정을 하는 자리는 항상 외로운 자리인 것 같아요(웃음). 결정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배제해야 할 때도 있어요. 또 어느 순간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같은 사람이 돼야 하고요. 또한 대표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사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고요.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항상 결정의 순간이 많아 쉬운 일이 하나도 없지만, 저는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자 합니다.”

글·사진 | 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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