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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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그리다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8.10.1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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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프로젝트 | 최정윤 중국 국영기업 BAIC Motors 수석 UI 디자이너

UI(User Interface) 디자인은 시스템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분야다. 모든 기기는 내부에 장착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움직인다. 이때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와 기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UI 디자인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국영기업 BAIC Motors에서 수석 UI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 최정윤 씨. 그에게 중국 국영기업에 취업하기까지의 전 과정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국 자동차 산업 속으로
자동차 내외부의 통신 체계인 텔레메틱스 시스템(Telematics System)을 디자인하는 최정윤 씨의 본래 전공은 인문학이었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 꿈을 좇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저는 국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 인터렉티브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어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인문계열 전공자로서 저의 적성과는 별개로 스펙을 쌓고 공채전형을 거쳐 저의 미래를 결정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회의감이 들었죠. 만약 다시 영문학을 공부하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관심 분야의 멘토를 찾아 조언을 구하거나 인턴을 통해 경험을 쌓는 데 더 집중할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제 적성에 맞는 전공을 공부하고자 했던 마음이 컸거든요. 그래서 미국 유학길을 선택했던 거죠.”

그가 미국에서 유학했던 때는 아이폰이 출시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때였다.

“당시 아이폰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저에게는 IT 분야에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제가 다녔던 대학이 자동차 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린 학교라 자연스럽게 자동차 회사와의 산학협력 수업을 듣고 관련 디자인을 접하게 되었죠. 특히 IT와 자동차가 결합한 분야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졸업 후 그는 미국 내 일본계 자동차 전장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 주재 독일계 자동차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일을 하면서 전기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졌다. 중국 국영기업에 이직을 준비하던 당시 그는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도 입사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중국 기업을 선택했다.

“사실 비슷한 시기 미국 회사의 입사제안을 받고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의 직장생활은 이미 경험해 본 것이기에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중극을 선택했죠. 덧붙여 말하자면 중국이 우리나라와 가까운 아시아권이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라는 점도 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직 전 한국에서 독일계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면서 베이징에 출장을 갈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면서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남네요. 무엇보다 올해부터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기존 내연 자동차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패러다임 변화가 크고 그 속에서 일을 하며 배워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죠.”

새로운 자동차 산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그는 텔레메틱스 시스템의 전반적인 UI 디자인 콘셉트를 수립하고 시스템에 적용시키는 UI 디자인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자동차 회사 연구부서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견인해 나간다는 사실에서 흥미를 느낍니다. 전기 자동차, 그리고 자율주행차로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텔레메틱스 디자이너로 일하는 만큼, 새로운 자동차 환경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스마트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중국 기업에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가능해
중국 국영기업으로의 이직 과정에서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영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 등 모든 전형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이력서를 쓸 때에는 경력사항 중 지원 직무에 맞는 업무 경험과 프로젝트를 추려 작성했습니다. 또한 경력 중 특이한 사항을 저 자신만의 특화된 강점으로 발전시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강점으로 삼아 이를 중점적으로 어필했다.

“미국에서 첫 직장생활, 국내 외국계 기업,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매번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환경에 적응하여 커뮤니케이션해야 했던 경험을 장점으로 어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회사에 따라 한 곳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 온 경력자를 선호하는 곳도 있겠지만 여러 번 이직을 했더라도 매번 새로운 곳에서 노력하고 성장을 이루었다면 그 역시 경험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받쳐 준다면 중국 글로벌 기업이나 국영기업에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영기업 등 중국 내 기업에는 외국인 채용이 활발할 분야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한 곳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중국 기업에 취업을 원하지만 언어 능력 때문에 미리 포기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중국 기업 중에도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곳이 많으니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현재 그는 중국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중국 생활을 위한 기초적인 중국어를 익히고 있다. 그는 언어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맞는 곳에 취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늘 선택의 순간에 직면했던 그가 해외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멘토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취업준비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에게 진로고민을 하는 이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저 역시도 추상적인 꿈을 좇던 순간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주고 길을 제시해 주는 멘토가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0대 초반의 진로고민은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막연한 고민입니다. 고민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한다면 앞으로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목표를 향한 길에 ‘정도(正道)’는 없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말하고 싶네요. 신중하게 진로를 설계하고 과감히 해외취업에 도전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베이징 생활 적응기와 함께 해외취업 정보를 블로그(blog.naver.com/stress-free)를 통해 많은 분과 나눌 계획입니다.”

이제 그에게는 ‘팀장으로서 동료들과 함께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가‘하는 도전이 과제로 주어졌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할지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헤쳐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힘든 상황을 이겨낼 때마다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꼈죠. 그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저는 도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선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제공 | 최정윤 씨(blog.naver.com/stress-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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