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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황 : ‘다양성’은 나의 힘TED 이야기
최성희 기자  |  is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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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호] 승인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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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땅 한국에 묻히고 싶다.”
레베카 황이 열두 살이 되던 해 그의 할머니는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며 위와 같은 유언을 남겼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여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다. 
 
“당시 우리 가족은 스페인어를 할 줄 몰랐죠. 아르헨티나에 도착함과 동시에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은 ‘이민자’ 신분이었습니다.”
 
레베카와 그의 가족은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 골몰했다. 어린 레베카에게는 ‘고향’이라는 단어는 낯설었다. 그렇기에 고향에 묻어 달라는 할머니의 유언은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본래의 삶을 되찾기 위해 유년기의 시간을 모두 흘려보내야만 했던 저는 한국을 고향으로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할머니의 유언을 듣고는 꽤 오랫동안 ‘먼 훗날 나는 어디에 묻히고 싶을지’ 스스로 반문했습니다.” 
 
그때부터 레베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태어난 곳은 한국,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은 아르헨티나다. 자신이 아르헨티나인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한국인도, 아르헨티나인도 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중학교에서의 첫 수업시간이 떠오릅니다. 스페인어 문학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학생들을 훑어보다가 대뜸 저를 가르키며 ‘넌 별도로 개인 교사를 두어야 하겠구나’라고 말했죠. 이미 저는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죠. 몇 년 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한국어를 왜 스페인 억양으로 하니?’, ’생긴 것을 보아하니 일본인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자신의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을 찾는 데 실패했고 자신의 소속을 규정할 수 없음에 좌절했다. 그러나 혼란의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그가 지닌 다양성에서 힘을 찾았다. 자신처럼 ‘일본인처럼 생기고 아르헨티나 억양으로 말하는 한국인’은 희귀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한국이라는 너무나 다른 두 집단 사이에 제가 있습니다. 저는 뚜렷한 개성을 지녔죠.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상에서 제가 가진 다양성은 그 자체로 스스로의 무기가 됩니다. 누구의 관심도 받기 어려웠던 ‘범생이’라는 별명을 지녔던 저였지만 제가 가진 다양성이 지닌 힘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로는 많은 것이 달라졌죠.”
 
‘고향’과 ‘정체성’을 찾아 나선 여정에서 레베카는 그렇게 스스로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모두 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여러 번 전공을 바꿔 새로운 도전을 계속했고 발명가, 기업가, 사회 혁신가, 투자자, 기술 분야 선생님, 누군가의 엄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그의 정체성을 개척해 나갔다. 
 
“이제 저의 정체성을 찾는 일은 단순히 제가 속한 집단을 찾아 나서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는 3개의 국적과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이렇게 제가 가진 다양성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제 안의 다양성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죠.” 
 
그는 인생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 다양성을 십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정체성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모두가 자신이 지닌 다양한 가치관, 언어, 문화, 재능 등을 조합해 발전시켜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성장한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며 연대하는 세상이 온다면 좋겠습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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