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②] 오늘 점심은 ‘신선한 샐러드’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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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②] 오늘 점심은 ‘신선한 샐러드’ 어떠세요?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8.10.2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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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경 프레시코드 마케팅총괄이사(CMO)

‘샐러드로 무슨 배송을 해? 차라리 가게를 내는 게 낫지 않아? ”프레시코드 유이경 마케팅총괄이사(이하 이사)가 창업 초기 지인들에게 들은 말이다. 그는 ‘그래도 일단 해보겠다’며 샐러드 거점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소 생소한 이 서비스는 정유석 대표와 유이경 이사가 의기투합해 지난 2016년 10월 설립한 프레시코드의 주요 사업모델. 유 이사는 처음엔 미약하다 못해 초라했으나, 거점배송 서비스와 샐러드 니즈가 분명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그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공략하면서 사업을 넓혀갔다. 한때 ‘샐러드 팔이’로 여겨진 힘든 날을 겪었기에 지금 프레시코드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유이경 이사. 그를 위워크 역삼역점에서 만났다.

▲ 유이경 마케팅총괄이사(CMO)

배달 문화에서 창업 아이디어 얻어
프레시코드는 지난 2016 ‘프코스팟’(프레시코드 배송 스팟) 3곳으로 시작해 현재 120여 개로 확장했다. 프코스팟은 프레시코드에서 판매하는 샐러드를 받을 수 있는 거점 배송지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서비스 오픈으로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지역 일부까지 배송지역을 확장했다. 프레시코드의 거점배송 서비스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배달’과는 다른 유형이지만, 주문한 물건을 배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정유석 대표와 유이경 이사는 기존과는 다른 ‘배달’로 창업 아이템을 창안했다.

“우리나라는 배달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짜장면 한그릇 주문 시 배달은 되지만 이때 배달원에게 지급해야하는 배달 단가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 단가가 꽤 높은 편이에요. 때문에 최소 주문 금액이 발생하고 있고요. 우리는 배송비를 낮출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거점배송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프레시코드는 4~5명이 정기적으로 샐러드를 주문할 때 이들이 샐러드를 찾아가기 편리한 곳에 ‘프코스팟’을 만든다. 여기서 고객은 주문한 샐러드를 가져가면 된다. 현재 위워크 역삼역점, 위워크 삼성역점, SK플래닛 서울스퀘어 등 120여 곳에 프코스팟이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샐러드였을까? 유 이사는 ‘거점배송’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품목을 찾던 중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때 접한 ‘샐러드 런치’를 떠올렸다.

“2013년부터 2년간 실리콘밸리의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미국의 샐러드 런치에 익숙해졌어요. 저도 처음엔 ‘샐러드가 든든한 한 끼가 될까?’라고 생각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부족함이 전혀 없었죠. 그때를 생각하니 한국에서도 분명 샐러드에 대한 니즈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샐러드는 유통 주기가 짧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판매되는데, 이는 저희가 하고자하는 거점배송(프코스팟)에 들어맞겠다 싶었습니다.”

두 공동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프레시코드 베타서비스인 ‘샐러드어택’을 통해 한 달간 샐러드 1천 그릇을 판매하며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두 달 뒤 프레시코드를 정식 론칭했다.

샐러드는 기승전 ‘fresh’
최근 ‘웰빙’, ‘웰니스’(welling과 fitness의 합성어)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건강한 한 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흐름을 반영해 프레시코드는 8개월 전부터‘프코런치’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위워크 역삼역점과 강남역점에서 진행되는 프코런치는 프레시코드 샐러드 런치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유 이사는 한 끼 식사를 샐러드로 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기 위해 이를 기획했다. 그리고 지난 9월 둘째 주 위워크 역삼역점에서 프코런치가 진행됐다. 프코런치가 시작되기 10분 전 라운지에 참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 한국지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이경희 씨도 지난 6월부터 프코런치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와 달리 프레시코드 샐러드는 가성비가 좋다”며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의 경우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빈약한 경우가 많은데 프레시코드 샐러드는 종류가 다양하고 들어있는 재료들이 매우 신선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규칙했던 점심식사가 프코런치로 규칙적이고 건강한 한끼로 변모하고 있어 좋고, 무엇보다 프코런치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돼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프코런치에 대한 참여 소감을 밝혔다.

프코런치에 모인 이들은 주로 20~30대이다. 그들은 대부분 편의점이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샐러드를 사먹은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프레시코드의 샐러드가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 이사는 거점배송 서비스를 제외하고, 샐러드 자체만 본다면 다른 기업처럼 자신들도 샐러드를 판매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샐러드 시장에서 프레시코드가갖는 경쟁력은 재료의 ‘신선함’이라고 자신했다.

“편의점이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샐러드는 보통 새벽에 배송됩니다. 소비자 손에 들리는 샐러드는 하루 전 혹은 이틀 전에 제조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프레시코드는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을 받고 제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프코스팟으로 수요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샐러드를 항상 당일 새벽에 만듭니다. 샐러드의 생명은 신선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 프레시코드는 자신이 있고요.”

농림축산식품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초 발표한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샐러드, 간편과일 등 신선 편의식품 시장은 2011년 601억 원에서 2015년 956억 원으로 59.1%로 증가했다. 향후 이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이경 이사(왼쪽)가 프코런치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창업, 열정 없으면 못 버티죠”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경영학을 이중 전공한 유이경 이사는 전공을 살리고 싶어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직무를 꿈꿨다. 하지만 우연찮게 대학 선배가 창업한 스타트업에서 일한 뒤로 스타트업과 끊지 못할 인연을 맺고 있다고 웃었다.

“선배가 창업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IT가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IT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정부 지원 인턴십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을 했습니다. 그렇게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서인지, 어느 날 제 사업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러다가 정유석 대표를 만났고, 뜻이 맞아 프레시코드를 창업했습니다. 스타트업 경험이 창업에 도움이 되었지만, 창업은 스타트업과는 또 다른 세계였어요(웃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해야 했거든요. 특히 발로 뛰는 일이 많았어요. 지금은 초창기의 어려움을 딛고 회사가 커가는 과정입니다. 정 대표와 저는 요즘 경영자에게 필요한 마인드와 역량, 그리고 자질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통해, 그리고 주변 창업가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창업에 도움이 되었다는 그에게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스타트업에서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선뜻 답을 하지 않고 조금은 망설임을 보였다.

“인턴 경험으로는 추천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을 배워야 하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수와 일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에서 일을 배워야 하는 시기말입니다. 스타트업은 그러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죠. 물론 스타트업에도 여러 분야가 있고, 기업규모도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대학을 막 졸업하고 스스로 일을 다 해야 하는 곳에 들어가 일을 배우면 빠르게 성장할 수는 있어도 향후 더 크게는 성장하기 힘들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하고요.”

프레시코드는 창업 초기 정유석 대표와 유 이사 둘이서 시작했지만, 현재 직원은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15명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창업 당시 저는 누구보다도 프레시코드에 잘 알고 있어야 했어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당시 사소한 결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제게 있기 때문에 가끔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웃음). 예전엔 ‘저보다 사회 경험이 많은 이가 제 옆에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좋은 동료들이 많거든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프레시코드는 규모는 작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조직으로 커가는 중이에요. 이에 책임감도 느끼고 있지만 잘 해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창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돌이켜 보건데, 창업은 무엇보다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난관에 봉착할 때가 자주 있는데,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았던 건 ‘열정’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프레시코드의 발전에 열정을 다 바칠 것입니다.”


글 | 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사진 | 프레시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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