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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떠났던 스페인에서 취업을?해외진출 프로젝트 | 김희정 스페인 미국계 E-Commerce사 콘텐츠 코디네이터
최성희 기자  |  is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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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호] 승인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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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통계기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은 33.8%다. 그 이전에 비해 매년 나아지는 추세라지만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EU 국가 중에서는 실업률이 높은 편이다. 스페인의 취업시장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희정 씨는 스페인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취업을 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났던 건 아니었다고. 우여곡절의 취업과정을 거친 까닭에 스스로를 ‘외국인 노동자’라고 칭하는 그의 스페인 취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업 선배 프로필

   
 
나이 : 30대
학위 : 경북대 경영학 전공 졸업,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원 석사과정
취업기관 : 스페인 미국계 E-Commerce사
직급 : 콘텐츠팀 아시아콘텐츠 담당 코디네이터

스페인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되기까지
김희정 씨는 졸업 후 유통업계에 취업했다. 그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한 선배가 그에게 건넨 조언을 기억하고 있었다.

“대학 졸업반이었을 때 당시 저에게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없었죠. 단순히 졸업 전 취업을 해야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마지막 학기 내내 ‘묻지마 지원’을 했죠. 그 중 세 개 회사에 합격했습니다. 선배 중 한 사람이 좋은 직장이란 돈을 많이 주는 직장, 동료나 상사가 정말 좋은 직장,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만족되면 좋은 직장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저는 합격한 회사 중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을 선택했죠.” 

그는 연봉 외에 스스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은 어떤지, 그와 맞는 직무인지, 근무환경은 어떤지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선택한 회사에서 3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는 스스로 고갈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결국 그는 퇴사를 결정했고 이후 공백 기간을 스페인에서 보내자는 생각에서 비행기에 올랐다.
“처음부터 스페인에 취업하고자 했던 건 아닙니다. 단지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1년간 재충전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재취업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첫 직장에서 퇴사하고 책으로만 접했던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으로 떠나게 된 거죠.”

그렇게 스페인으로 떠난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실 저는 대학시절부터 외국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스페인에 온 지 2년이 지났을 때 여기서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경영학 중 ‘마케팅 및 시장 조사’를 세부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려면 6개월 인턴과정인 ‘Practica’를 이수해야만 했죠. 그때부터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취업비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직원이 되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막막한 심정으로 취업할 회사를 알아보고 여러 곳에서 면접을 본 결과, 마드리드의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했던 업무는 대학원 과정에서 배웠던 온라인 마케팅 중 하나인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콘텐츠 작성과 로컬리제이션을 응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생소한 분야가 아니라 일을 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인턴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그에게는 취업비자를 취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었다. 스페인에서는 학생 혹은 다른 체류 상태로 만 3년이 지나야만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는 취업비자가 필수적이었는데, 외국인이 자신의 비자를 학생비자에서 취업비자로 전환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더구나 5년 전 당시 스페인정부는 자국민 실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필요치 않는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것을 원치 않았죠.” 

실제로 2013년 기준 스페인 청년실업률은 55.5%(OECD)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취업비자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저 나름대로 취업비자를 얻기 위해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했어요. 스페인 실업자들을 두고 제가 스페인에서 고용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노동청과 이민청에 입증해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회사도 외국인 고용에 대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다행히 회사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직원이 되고난 후 그는 인턴기간에 지녔던 마음가짐을 되새겼다.

“인턴으로 취업할 당시 제 나이는 만 서른으로 한국에서는 비교적 많은 나이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상사도 저보다 나이가 어렸죠. 이곳은 수평적인 문화로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직원으로 존중받습니다. 나중에 정규직으로 일하며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일을 맡길 때 저의 나이, 신분이나 직책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인턴이었지만 업무를 수행하면서 최선을 다했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취업에 필요한 것 : 언어, 업무 경험, 자신감 
그는 그렇게 정규직이 될 수 있었고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 그는 해외취업을 위해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 능력과 업무와 관련한 경력, 자신감이라고 이야기 했다. 먼저 업무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언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의사소통이 해당 국가의 언어 혹은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목표하는 국가가 있다면 해당 언어를 일정 수준 이상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역사처럼 유창하게 해당 언어들을 구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해외에 취업하는 데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그는 해외취업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 업무 경험을 꼽았다. 그는 세 차례에 걸친 면접에서 나이나 ‘스펙’에 대한 질문을 받으리라 예상하고 긴장했다.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애초부터 이력서에는 나이나 가족관계와 같은 사항을 적지 않도록 되어 있었고, 면접도 철저히 직무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  
 

"학벌과 자격증보다 해당 업무 관련 경험 혹은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상사는 세 차례에 걸친 면접을 진행하면서 제 나이나 가족관계, 학력보다 제 개인 온라인 블로그, 대학원 과제로 진행했던 프로젝트 경험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경험들이 제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죠.
마지막으로 그는 겸손한 자세보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일할 때 누군가가 칭찬을 하면 ‘아닙니다. 과찬입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스페인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 됩니다. 적절한 선에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고 당당하게 인정하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제가 경험한 스페인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고 이러한 면이 실제 회사 생활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이를 자신감 있게 피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해외취업을 위해서는 그 나라의 채용시장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도 현지의 채용전형이 우리나라와는 달라 이에 적응해야만 했다.


“저 역시 수시나 상시 채용 방식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채용 관련 포털들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채용공고가 없더라도 제가 지원할 직무에 최적화된 이력서와 Cover Letter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실제로 취업 후에도 일전에 보내 놓은 회사들에서 연락이 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는 누구나 다 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해외취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제가 오랜 시간 해외 생활을 통해 느낀 것은 한국인이 지닌 ‘근성’으로 일한다면 어디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취업도 그저 취업의 한 종류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도 거창한 꿈은 없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다만, 제가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한 후 그것을 제외한 일 중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살아왔죠. 누구나 꿈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꿈이 없다하더라도, 완벽하게 준비가 안 되었다 하더라도 저처럼 방향을 바꿔 생각해 보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스페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가기
그는 스페인의 근무환경에 매우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불필요한 야근과 주말 근무를 지양하는 문화,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무료 의료보험, 실업급여 보장, 나이와 직급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 등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시간외 근무를 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보상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을 사용해 대학원 또는 다양한 온라인 과정을 수강하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습니다. 휴가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인식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근무환경 때문에 라리가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웃음).”

   
스페인 라리가 관람 중인 김희정 씨 모습

물론 한국의 회사와는 다르게 일의 프로세스가 느리게 처리된다는 단점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도 발생한다.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과 근무하다보면 의사 전달이 잘못되어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저도 이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일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에 놓이면 한발자국 물러나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정말 심각하게 여겼던 일이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스트레스가 심할 때면 가까운 직장 상사나 친구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도 합니다. 모든 상황이 해결된 후에는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나 쉬다가 돌아오면 다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한 장본인으로서 그는 앞으로도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선택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 역시 늦은 나이에 입사했지만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고 3년 전 미국계 E-Commerce 회사에 인수합병 되었습니다. 2년 전 승진을 제안을 받고 지금은 실무가 아닌 관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실무와 관리 두 가지 직무를 모두 경험해 본 만큼, 지금까지의 커리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앞으로 저만의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혹시라도 지금 시기가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제공 | 김희정 씨(brunch.co.kr/@lavidacore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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