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성, 잘 쓴 자기소개서 첫 번째 조건

자기소개서의 ‘가시성’은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지 맨 앞을 보고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자기소개서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여유는 지원자에게만 있다.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찰나의 시간에 지원자가 어떤 말을 전하는지, 어떤 역량을 주장하는지를 가시적으로 전달해야 자기소개서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검토는 서류전형의 합격과 불합격을 의미하기도 하고 추후 면접전형에서 질문의 소재로 삼을지 말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서류가 통과해야 면접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제한된 면접 시간 안에 한 가지라도 잘 아는 내용에 대해 질의를 나눠야 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시성이 좋은, 즉 내용 전달이 잘 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 다음 두 사례를 토대로 알아보자. 

 

사례 1과 사례 2는 같은 내용으로 작성한 자기소개서의 일부다. 둘 중 어떤 사례가 내용 전달이 명확할지 따로 묻지 않아도 사례 2일 것이다. 사례 1은 한 문단에 여러 이야기가 혼재되어 있어 글쓴이가 어디까지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내용 전달이 미비한 이유는 상황 설명이 늘어지고, 핵심내용이 맨 뒤에 숨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서다. 사례 2와 같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한 단계는 뒤페이지에서 서술하도록 하겠다.

(1) 경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고 정리하기
사례에서 핵심내용을 찾아보자. 아르바이트의 결과로 매출을 올렸다는 내용이 가장 전하고자 하는 바이다. 더불어 이를 위해 여섯 가지 종류 중 대표 품목 세 가지를 제일 잘 보이는 위치에 진열한 것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이 행한 바를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를 품목 분석과 동선 분석이라 명명했다.

하지만 매출을 올린 것과 이를 위한 노력만을 핵심으로 보는 것은 자칫하면 경험만 나열한 자기소개서가 되기 십상이다. 본인이 했던 경험만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알아서 의미를 찾으라고 하는 불친절한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의 주된 기능은 지원한 직무를 미래에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래에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한 단어로 ’역량‘이라 표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경험에서 역량을 찾아 자기소개서에서 주장해야 한다. 사례 1에서 언급했던, 대표 품목 세 가지를 찾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품목을 선호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또한 매장에서 고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위치가 어딘지도 분석해야 한다. 두 행동을 깊게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분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고의 확장을 통해 ‘분석력’을 해당 경험의 역량으로 찾을 수 있다.

(2) 리딩문단 구성하기
리딩(Leading)문단은 자기소개서의 맨 앞에 있으며, 전체 내용을 요약한 문단을 말한다. 리딩문단의 주된 목적은 읽는 이가 요약된 내용을 보고 전체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내용을 읽지 않고 앞부분만 읽어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험에서 찾고 정리한 핵심을 리딩문단에 넣어야 한다.

사례2의 첫 문단이 바로 리딩문단이다. 경험에서 찾은 말하고자 하는 바인 매출 증대, 동선 분석, 품목 분석, 분석력의 내용을 넣었다. 리딩문단만 읽어도 글쓴이가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 동선과 품목을 분석하며 분석력을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세부내용 구성하기
자기소개서 세부내용에서도 내용을 요약하고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리딩문단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며 ‘역량’을 주장한다면, 리딩문단 하위(이하 세부내용)는 리딩문단에서 언급한 바를 세부적으로 서술하며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세부내용에서 서술 대상을 중심으로 문단을 나누어 어느 부분까지 어떠한 이야기인지를 구조화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사례 2를 보면 두 번째 문단은 동선 분석을, 세 번째 문단은 품목 분석을 기준으로 나눈 것을 볼 수 있다. 서술 대상을 나눈 후 첫째, 둘째 뒤에 바로 오는 문장에 두 가지 공을 들여야 한다.

하나, 해당 문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사례 2의 두 번째 문단의 첫 줄에서 ‘첫째, 손님들의 동선을 파악하여 홍보하기 좋은 진열 위치를 분석했습니다’라고 서술했다. 이를 통해 두 번째 문단을 다 읽지 않아도 동선을 파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례 2와 같이 요약된 한 문장으로 문단의 ‘가시성’도 높여야 한다.
둘, 리딩문단에서 사용했던 어휘 언급하기. 사례 2의 두 번째 문단의 첫 줄을 보면, 리딩문단에서 사용한 동선이라는 어휘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리딩문단을 읽고 동선을 분석한 내용이 궁금할 때, 바로 찾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강조하는 역량인 ‘분석력’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분석했다’를 서술어로 사용했다.
  
 

마치며
지면이 제한되어 이번 회에서는 자기소개서의 내용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는 작성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기소개서는 종합예술이다. 자신의 가치관, 경험, 역량, 직무 이해, 작문 실력,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등 여러 요소들이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자기소개서 작성을 고민해 봤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단어다. 스토리텔링의 목적은 본인의 이야기로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어떻게 설득력을 높인다는 걸까? 당연히 자기소개서의 목적에 맞게, 본인이 지원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검토하는 사람이 자기소개서를 면밀히 읽을 수는 없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가시성을 높이는 작업을 선행한 뒤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