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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꿈꾼다면 단편 영화서부터 시작하세요[영화 산업 일자리 ③ / Interview] 이승현 영화배우 겸 조연출
오세은 기자  |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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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호] 승인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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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영화배우 겸 조연출[사진=본인 제공]

이승현 씨는 2016년에 개봉한 영화 <귀향>에서 일본인 ‘다나카’역을 맡았으며, 동시에 조연출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그가 조연출을 맡게 된 건 조정래 감독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다. 그리고 그는 오는 5월 개봉을 앞둔 영화 <에움길> 감독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연기와 연출 두 길을 걷고 있는 그는 “기회가 닿는 한 연기와 연출 모두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에서는 배우가 아닌, 조연출에 대해 알아본다.


이승현 씨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다른 이들처럼 진로 고민이 많았다. 입학원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몰라 자율 전공 학부가 있는 곳 위주로 지원했다. 그러나 모두 탈락했고, 선택의 여지없이 성적에 맞게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지 않았어요. 원하는 곳에 모두 떨어져 성적에 맞춰 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간 곳이 원예학과입니다. 저는 원예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대학생활이 즐겁지 않았어요. 그래서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입대했죠. 군 복무를 하면서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됐어요. 특히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봤죠. 그 책들을 읽으면서 진중하게 진로를 고민했습니다. 그때 학창 시절에 종종 보러 갔던 연극이 떠올랐어요. 연극을 볼 때마다 ‘나도 연기로 관객들과 호흡 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었거든요. 결국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전역 후 부모님께 배우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었는지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했다.

“많은 배우들이 처음 입문할 때 부모님들께서 흔쾌히 찬성하시지 않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했죠. 그래서 일단 공부에 집중하기로 하고 복학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요. 그때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하기 싫은 것도 이렇게 잘 해냈으니, 하고 싶은 연기를 하게끔 응원해달라고요. 지금은 부모님이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십니다(웃음).”


조연출은 1인 멀티플레이어
부모님 설득에 성공한 그는 바로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그곳에서 영화 <귀향>,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조정래 감독을 처음 만났다.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그는 조 감독과 2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그는 여기서 배우와 조연출까지 맡았다. 배우의 길을 걷고자 부모님까지도 설득한 그는 왜 갑자기 연출의 길로 들어섰을까.

“조정래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국가유공자와 위안부 어르신들의 보호소인‘나눔의집’에서 촬영된 영상 테이프를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맡게 됐어요. 그때 영상들을 보면서 이 영상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 감독님이‘귀향’ 조연출 제의를 했을 때 바로 그러겠다고 했죠. 영화 업계에서는 연출을 하려면 조연출의 과정을 거치는 게 당연한 순서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다 싶어 조연출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조연출 일은 쉽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 그에게 조연출 업무에 대해 물었다.

“조연출은 감독(연출)의 지시에 따라 영화 제작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연기자는 물론, 조명, 세트, 효과, 분장 등 현장의 제작진들을 통솔합니다. 또한 실제 촬영 중에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 촬영 장비의 배치와 운영을 지원하죠. 그리고 다음 촬영 일정 등 감독의 지시 내용을 각 팀의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전달하는 일을하고, 당일 촬영이 마무리 되면 편집 등의 마무리 작업을 감수하는 일도 합니다. 조연출은 촬영 현장에서 여러 팀을 조율하는 역할을 도맡기 때문에 1인 멀티플레이어라 할 수 있습니다(웃음).”

그는 조연출이 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연출을 꿈꾼다면 짧은 단편영화라도 하나의 영화를 완성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는 우연히 조 감독님과 연이 닿아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때문에 감독이 연출을 어떻게 하는지를 가장 가까이 지켜볼 수 있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에움길’도 제작하게 됐고요. 조연출이 되기 위해서는 인맥이 많이 작용합니다. 대부분 지인의 소개 또는 추천으로 이루어지죠. 대학에서 영화·영상을 전공하거나,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같은 예체능계로 입학해 그곳에서 선·후배와 친분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조연출 기회가 없다면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참여해 보십시오. 제작비는 상업영화만큼 많지 않지만 이를 활용한다면 짧은 단편영화 제작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편의 영화를 완성해 본다면 연출의 길은 더 가까이 다가올 것입니다.”


연기와 연출, 자신만의 신념 있어야
목표가 뚜렷한 사람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태풍을 만나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반면 목표가 없는 사람은 쉽게 방향을 잃고 만다. 이승현 씨는 연기든 연출이든 자신만의 목적의식이 없으면 롱런하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영상, 영화만을 보고‘연기’, ‘연출’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우리가 보는 영상에는 화면에 보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보이지는 않는 이들의 구슬땀이 녹아있어요.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한데 모여 영상을 만들어 내죠. 그런데 영상 만을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기와 연출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영화배우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왜 배우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배우가 되고자 한다면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왜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오랜 기다림을 버틸 수 있습니다. 연출도 마찬가지로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만의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감독이 메가폰을 들고 ‘오케이’ 사인을 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순간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마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중간에서 조율하는 이가 조연출이다. 이처럼 조연출은 하는 일이 많다. 그에게 조연출에게 필요한 덕목과 자질을 물었다. 생각에 잠긴 그는 이내 한 가지 꼭 필요한 덕목이 있다고 말했다.

“조연출은 촬영 현장에서 각 팀의 감독님들과 소통을 많이해요. 그런데 감독님들은 대부분 40~50대로 조연출보다 연장자세요. 20년 이상 이 업계에 있어 영화 현장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죠. 그런 분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려면 이른바 ‘넉살’이 좋아야 합니다(하하). 또 팀 간의 언성이 높아질 때 그 가운데서 조율하는 역할도 조연출이 해야하므로 여기서도 넉살이 발휘돼야 하고요.”

이승현 씨는 2월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가 연출한 첫 영화 <에움길>이 영국에 출품됐기 때문. 학창 시절 영어 공부에 매진하지 않았던 게 후회된다고 농담을 건네는 그는 요즘 영국행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에움길’ 후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향후 행보가 궁금했다.

“배우 생활은 가늘고 길게 하고 싶어요(웃음). 그러면서 연출의 끈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향후에는 연출 공부를 위한 대학원 진학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상업 영화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조연출로 일해보고 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할 일이 많네요(하하).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관객분들을 만나게 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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