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의 꽃, 프로그램팀 합격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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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꽃, 프로그램팀 합격 비결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9.02.25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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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 일자리 ④ / Interview] 김우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램 팀장
▲ 김우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램팀 팀장[사진=오세은 기자]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축제이자 영화제를 찾는 관객 모두가 화합하는 교류의 장이다. 규모가 큰 영화제부터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홍보를 위해 새로 생겨난 영화제까지 합하면 국내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10여 개가 넘는다. 그러나 규모와 관계없이 영화제는 결코 한 명의 힘만으로 개최될 수 없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램팀 소속 김우람 팀장을 만나 ‘영화제의 꽃’이라 불리는 프로그램팀의 업무와 입사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201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BIFAN)에 입사한 김우람 팀장은 입사 전 국내 주요 영화제로 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등에서 스태프로 일했다. 당시 그의 주된 업무는 영화제에 선보일 영화를 들여오는 상영작 수급이었다.

“대학 때부터 축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영화를 좋아해 영화 관련 축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찾아보니 영화 관련 축제가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생 때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국내 주요 3대 영화제 모두에서 상영작 수급을 담당하는 프로그램팀과 협업하는 스태프로 일하게 됐죠. 그 일을 여러 번 하면서 어깨 너머로 프로그램팀에서 하는 일을 알게 됐어요. 그러다 마침 BIFAN에서 프로그램팀 팀장 모집 공고가 나서 지원했고, 운 좋게 합격해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웃음).”


영화제 입사, 다양한 영화제에서의 경험 필요
BIFAN은 크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회, 사무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국은 다시 프로그램실, 기획홍보실, 운영지원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김 팀장이 근무하는 프로그램실 안에는 프로그램팀, 초청팀, 기술팀, 산업프로그램팀 등이 있다. BIFAN의 상시직원은 약 20여 명이며,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단기스태프 및 현장 운영인력 등이 보강돼 80~90명이 영화제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한다.

“제가 일하고 있는 프로그램팀은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을 관리하고, 작품의 감독, 배우, 제작진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그리고 관객과 매체의 관심이 집중되는 여러 이벤트들을 위해 영화제 기간에 투입될 자원활동가들을 사전에 모집하죠. 우리 프로그램팀은 모집된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행사장을 직접 방문해 장소를 세팅하고,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국내 3대 영화제라 불리는‘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의 입사는 쉬운일이 아니다. 김팀장은 큰 영화제 입사를 원한다면 먼저 다양한 영화제에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대학생 때부터 각종 영화제에서 초청팀, 프로그램팀 자원활동가로 일했어요. 영화제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은 대개 부산, 부천, 전주 국제영화제와 같은 큰 곳에 들어가고 싶을 거예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그런데 영화제에서 상시직원을 채용하는 공고는 대기업처럼 모집일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모집 인원도 매우 적어요. 더군다나 상시직원은 팀장 직급을 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영화제에서 경험을 쌓지 않고서는 큰 영화제에 바로 입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영화제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영화제 규모와 상관없이 자원활동가, 스태프로 먼저 일해보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흔히 알고 계신 부산, 부천, 전주 외에도 음악, 환경, 여성, 음식, LGBT 등 특색있는 주제로 열리는 다양한 영화제들이 있어요. 이런 곳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추천합니다. 어떤 영화제에서 일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영화제에서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다면 여러 영화제에서 일하는 것이 훗날 영화제 입사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최근 BIFAN은 프로그램팀장, 기획팀장, 행사운영팀장 등을 채용하는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응시자의 공통사항은 지원 직무분야와 관련된 당해 분야의 2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 그리고 국제행사(대회), 영화제, 영화사, 영화홍보대행사 등에서 직원으로 2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다. 결국 여러 영화제에서 경험을 쌓아야 도전할 수 있다는 애기다.


화려해 보이지만 결코 화려하지만은 않아
수백 개의 조명이 켜지고, 레드카펫을 밟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찾는 영화제에서 일하는 이들은 종종 화려한 직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 팀장은 화려한 조명과 플래시를 받는 배우들이 영화제를 찾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준비하는 프로그램팀의 역할은 결코 화려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영화제에서 일하는 분들은 매년 약 열흘간 진행되는 영화제를 위해 1년 스케줄을 계획하고 이에 맞춰 자신의 스케줄을 세웁니다. 각 팀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프로그램팀의 경우 상영작 수급이 주요 업무이고, 이외에 영화감독과 배우, 그리고 관객과의 만남, GV(Guest Visit)를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 등을 담당합니다. 가끔 이런 모습을 보고 입사를 희망하는 분들이 계신데, 현실은 보이는 모습과 다를 때가 많아요. 결코 화려하지 않죠(웃음).”

프로그램팀은 프로그래머들이 보내온 영화 리스트업이 주요 업무이다. 때문에 꼼꼼하게 기록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오피스 능력, 특히 엑셀과 워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외국어 능력이 요구된다.

“프로그래머들은 자신들이 맡은 영역권에서 본 영화를 보고, 영화제 때 상영하면 좋을 작품들을 선정해 프로그램팀에 전달합니다. 그때마다 기록해 두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양이 생각보다 많아요.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굵직한 영화제가 30여 개 정도 됩니다. 그 영화제 소식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꼼꼼한 기록은 습관이 돼야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외국 영화를 들여올 때면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기 때문에 영어 독해 능력 및 어느 정도의 작문 실력이 뒷받침 돼야 업무를 보는 데 좀 더 수월합니다.”


김 팀장은 영화제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바쁘고 힘들게 일한다고 한다. 그도 마찬가지로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건 영화제가 어떤 행사인지 미리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입사 전 여러 영화제를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힘들 때가 있어도 현재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영화제에서 일하고 싶다면 관련 경험을 미리 쌓아야 입사 후 적응이 어렵지 않습니다. 각종 영화제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자원활동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부터 해보면서 영화제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가고, 또 이 과정을 통해 영화제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심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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