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실패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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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실패해도 괜찮아!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9.03.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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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mentor |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유망한 창업자에게 초기 자금을 투자하는 ‘엔젤투자(angel investment)’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다. 엔젤투자가 활성화 되면 창업 기업이 성장하고 이는 곧 고용창출과 국가 경제성장으로도 이어진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엔젤투자협회의 고영하 회장을 만나 그가 멘토로서 청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자 의사가 되는 길을 걷다 이를 멈추고 반독재 운동에 나섰던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의사였던 그는 연대 의대에 진학했지만 당시는 암울한 시대였던 터라 그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독재정권에 반대해 제적을 당하고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히게 된다.

“제가 다녔던 광주제일고등학교에는 학생독립운동기념탑이 놓여 있습니다.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비문에는 ‘우리는 피 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죠. 그 글귀를 보고 이를 가슴 속 깊이 간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문구에 담긴 뜻과 같이 세상이 잘못되었는데 이를 모른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한 거죠.”

 

우수한 한국 청년들, 창업에 나서야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없었던 그는 결국 26세에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기계공구를 다루는 무역상을 열었던 것. 그러나 그 길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저의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는 학교에 다니다가 바른 길을 가고자 했고 결국 수형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서울의 봄’이라는 말처럼 1980년 3월 복학을 했지만 두 달 만에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져 뜻하지 않게 여기에 연루됐고, 수배가 되고 제적을 당했습니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의사가 되는 길이 막혔고, 사업도 4년 만에 접어야 했습니다. 두 번째 터닝포인트는 새로운 정치에 도전하고자 정치를 시작했지만 국회의원 선거에도 두 번 출마해 떨어진 뒤 ‘정치는 나와 맞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에서 과감히 정치에서 발을 뺀 것입니다. 그렇게 제가 다시 창업의 길로 발을 들이게 된 겁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활성화될 거라는 예견으로 그는 2001년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셀런TV를 설립했으며, 이어 하나로미디어, SK브로드밴드미디어의 회장직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는 2009년 SK브로드밴드미디어의 회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젊은 창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창업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창업가와 투자자의 만남이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저의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창업가들과 나누고 도움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고벤처포럼을 시작으로 젊은 창업가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저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임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벤처포럼을 이끌던 그는 엔젤투자를 시작했고 3년 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제안으로 2012년 ㈔한국엔젤투자협회를 설립하게 된다.

“고벤처포럼에서 젊은이들이 창업하는 것을 지켜보다보니 그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기자금을 공급하는 엔젤투자가 절실했죠. 엔젤투자는 창업하는 스타트업에게 초기 자금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미국이 창업이 활성화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엔젤투자 문화를 형성하고 이를 확산시켜야만 합니다. 엔젤투자 문화를 확산시켜 창업을 활성화하면 일거리가 생기고, 일거리가 생기게 되면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실업률과 창업률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선 이 때, 창업률을 제고한다면 실업률도 자연히 줄일 수 있습니다. 엔젤투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협회를 세우게 된 거죠.”

고 회장은 현재의 협회를 조성하기까지 엔젤투자자를 육성하고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조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앞으로도 그는 엔젤투자자 교육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투자자 한 명 한 명을 양성하고 투자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 일은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이에 교육을 통해 투자자를 발굴하고자 했죠. 미국의 경우 엔젤투자자가 30만 명이 넘으며 투자금액도 25~30조 원에 이릅니다. 그에 반해 2012년 협회가 만들어질 당시 국내 엔젤투자자는 불과 100~200명, 투자금액도 500억 정도였죠. 그간 협회가 기울인 노력으로 엔젤투자자가 1,000여 명으로 늘어났고 투자금액 또한 3,000억 원 규모로 늘었습니다. 현재 엔젤투자자 교육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방에서도 엔젤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각 지방의 엔젤투자자를 육성하고 네트워크를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젊은이들이 창업에 나서야 한다. 그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하나의 길만을 정답으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창업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적인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를 얻는 일입니다. 사회에 문제가 있는데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기업가정신으로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선진국일수록 그러한 문제를 개선시켜 나가고자 창업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 선진국에서는 부모들이 ‘무언가 만들어봐’, ‘한번 해봐’라며 자녀들의 선택을 독려하죠. 그렇게 자란 젊은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떳떳하게 해내는 것입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대학생 창업률이 5%, 중국은 8%대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우수한 젊은이들이 창업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겁니다. 실질적인 창업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경우 창업률이 20%에 육박합니다. 중국 베이징대, 칭화대 등 주요 대학 앞에 가보면 창업카페가 즐비합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서울대 앞에는 고시촌이 펼쳐져 있지요.”

그의 말대로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한·중 대학생 창업률 자료’에 따르면, 한국 대학생의 창업률은 0.8%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선진국(1.6%) 창업률의 절반, 중국(8%)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꿈속에도 ‘창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육에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1년부터 ‘스타트업 아메리카’를 기조로 백악관이 중심이 되어 매달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해에 500만 개의 일자리가 신규로 만들어 지고 있는데 그 중 300만 개가 5년 미만의 창업기업들이 조성한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어려서부터 창업교육을 받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의 꿈속에 ‘창업’이 있지요. 이처럼 우리나라도 우수한 젊은이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매달 창업에 관한 문제점을 논의하고 창업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스타트업 코리아’를 기조로 하는 창업 국가로 도약해야 합니다.”

 

‘열정’이라는 호르몬
창업교육을 이야기하던 그는 이어서 젊은이들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도 이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라날 당시에는 수명이 짧았습니다. 지금은 평균수명이 약 90세로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변화가 무쌍하기 때문에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50~60%는 사라질 전망입니다. 워낙 기술발전의 속도가 빠르다보니 있던 기업도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0년 전 노키아, 모토로라, 코닥 등의 회사들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사라졌죠. 당장 좋은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40대에 다니던 직장을 나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남은 60년 동안 무언가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래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글을 읽는 청년들은 미래가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만 그 세상은 부모들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자신만의 것이니 자신의 인생을 찾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고 회장은 청년들이 스스로 두 발로 서는 힘을 지녀야 한다고 말하면서 청년들의 가슴 속에는 ‘열정의 호르몬’이 나오고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 하지마라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인생을 능동적으로 산다면 수동적으로 사는 것에 비해 몇 배의 힘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수동적으로 배우고 시키는 일만 한다면 회사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말 겁니다. 단순히 자신의 고용주가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한다면 평생을 불안감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스스로가 누군지 모른 채 남이 시키는 대로 살아간다면 당장 눈앞의 몇 년은 보장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평생을 놓고 봤을 때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불안감에 휩싸이며 끊임없이 헤매는 삶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삶의 태도를 능동적으로 바꿔보세요. 20대, 30대에는 열정이라는 호르몬이 나옵니다. 이 열정이라는 호르몬은 그 시기에만 나오죠. 이것이 바로 도전해보고 도약하려는 ‘열정의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이 나올 때 열심히 도전을 하고 실패도 해봐야 합니다.”

 

스스로 일어나 세상을 살아갈 것
그는 인생을 자전거를 타는 것에 비유하며 성공하기를 원하면서 ‘실패하면 안 된다’는 편견에 휩싸여 있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면서 배웁니다. 넘어져봐야만 자전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실패를 몇 번 해봐야 비로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실패는 성공으로 향하는 과정의 한 단계입니다. 젊었을 때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통해 자신만의 것을 찾는다면 이는 평생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능동적으로 무언가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으니 앞으로 세상에 어떠한 변화가 있더라도 여기에 적응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생기는 거죠. 아마 대부분의 청년들이 실패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배우며 자라왔을 겁니다. 그런데 실패를 겪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인슈타인,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등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성공이 하고 싶다면, 실패에 대한 경험을 쌓고 미래의 불확실함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에 따르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능을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자신의 재능을 찾도록 교육합니다. 덴마크에서는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1년짜리 ‘인생학교’에 가기도 합니다. 독일은 인간은 누구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년간 한 명의 담임선생님이 장기간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도록 도와줍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는 거죠. 부모들도 ‘뭐가 되어야 해’라며 자녀의 꿈을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자녀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합니다.”

선진국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성장과정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대다수의 우리나라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과는 상관없이 국영수 암기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죠. 그러한 기준으로 줄을 세워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온 겁니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찾고 도전하는 힘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대학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틈이 나는 대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찾아보세요. 자신의 재능을 찾은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고 회장은 꼭 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충분히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마다 이를 극복해 온 민족입니다. 청년들이 지닌 잠재력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한다면 그에 따른 혁신 가치와 일거리가 창출되고 나아가 일자리 걱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등 모든 분야에서 시시각각 ‘경제 올림픽’이 펼쳐지는 글로벌 경쟁시대입니다. 각국의 우수한 청년들이 자신만의 재능으로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1년 365일, 24시간 벌어지는 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유망한 청년들이 각 분야 글로벌 ‘경제 올림픽’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 | 최성희 기자 ish@hkrecruit.co.kr
사진 | ㈔한국엔젤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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