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이직의 한 방법이지만 치밀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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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도 이직의 한 방법이지만 치밀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6.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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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훈 그리니파이 대표

디자인, 개발, 기획, 브랜드 전략, 마케팅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걸 했음에도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서종훈 대표. 하지만 그는 모든 고민을 끝내고 3달 전 그리니파이(greenify.kr)를 런칭했다. 기술과 혁신을 기반으로 식물을 경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제안하는 그리니파이의 서종훈 대표를 만나본다.

 

졸업 후 웹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서종훈 대표는 직무는 디자이너였지만 업무를 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어깨 너머로 배우기도 하고, 업무 외 시간을 할애해 공부도 하며 열정 넘치게 일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충남 지역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 소셜커머스 사업을 직접 운영하던 중 외국계 대형 소셜커머스의 제안을 받고 합류했습니다. 그곳에서 지역을 담당하는 본부장 역할을 하다가 1년 좀 안 돼서 TV CF 광고를 만드는 회사로 이직을 했죠. 처음엔 내부 업무 시스템 개발을 기획 총괄하는 업무로 들어갔는데 일을 하다보니 회사 전반을 살피는 경영기획실로 옮겨서 5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업무가 적응되고 나니까 뭔가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있는 시스템에서 주어진 일을 하는 비중이 많아졌고, 그게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마음 한켠에선 계속 이렇게 일하는 게 맞는가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쭉 산다면 40대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서 대표의 고민은 이직으로 이어졌다. 결국 편안한 업무와 안정적인 연봉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으로 뛰어 들었다. 맞춤 남성복으로 유명한 O2O스타트업으로 합류해 브랜드전략 본부장으로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 것. 그는 그곳에서 디자인, 개발, 기획, 브랜드 전략,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쌓인 역량을 펼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뭔가 2%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서 대표는 다시 어느 회사에 소속되기보다는 방향을 바꿔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새로 이직한 곳에서 디자인, 개발, 기획, 브랜드 전략, 마케팅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걸 했어요. 그럼에도 처음 창업을 결심할 때 두려움이 있었어요. 뭔가 여전히 부족한 것 같고, 저는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식물 키우기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고,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든든한 팀원들을 만나게 되면서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센서 데이터 기반의 케어 서비스 준비 중

서 대표가 처음부터 생각한 사업의 비전은 사람들이 식물을 경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한 제품이 스마트 화분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화분이 있으면 사람들이 좀 더 식물에 쉽게 접근할 것이라는 생각은 빗나갔다. 수차례의 테스트 결과 스마트 화분의 기능과 지속성에 문제가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식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니즈가 달랐다. 몇 개월간의 사업 아이템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그 때의 충격으로 서 대표는 한 달 동안 사업 계획을 수정하는 데 매달려야 했다.

궁극적인 사업의 비전이 식물을 곁에 두는 경험을 주는 것이었지만 스마트 화분이라는 아이템이 없어지면서 결국 식물을 판매하는 것만 남아버렸어요. 사실 이미 판매를 하는 곳은 너무 많기 때문에 아무런 차별성이 없었죠. 처음에 우리 생각만으로 구상했던 스마트 화분이 실패했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사람들의 니즈를 듣고 적용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그리니파이(greenify.kr)가 탄생했다. 그리니파이는 기술과 혁신을 기반으로 식물을 경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제안하는 서비스로 사람들이 식물을 죽이지 않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공간의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여 고객이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찾아 제안해주는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또한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비용을 낮춰 사람들에게 고품질의 식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단순한 식물 판매가 아니라 식물을 잘 키워가는 과정에 집중하기 때문에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를 런칭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계세요. 제 주변에도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하고 죽이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할 때가 많습니다. 우선 식물을 선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식물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예뻐서 구입을 하게 되면 결국 곧 식물을 죽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식물이 살아갈 환경, 그리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가장 잘 맞는 식물을 대신 선택해 주고,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케어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큐레이션 알고리즘과 바로 바로 답변해주는 채팅 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케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니파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식물 화분 센서를 통해 식물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체크하고 AI 서버로 전송하는 기술 기반의 식물 케어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데이터에 기반하면 사람들의 습관과 잘못된 기억에 의존해서 식물을 기르지 않기 때문에 식물을 더 건강하게 기를 수 있다.

이미 식물 케어 센서나 화분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실제로 식물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하드웨어 기반의 제조 회사이다보니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그리니파이는 직접 식물을 기르고, 판매하고, 후속 케어하는 실제적인 경험은 물론 기술력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창업, 수 만개의 계획들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 명심해야

미국의 경우 이미 20~40대가 도시나 사무실에서 화분을 키우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워라밸, 친환경 등의 키워드가 보편화되면서 조금씩 이런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처음에 온라인 마케팅을 할 때 데이터 분석이나 큐레이션 서비스에 너무 몰두해서 정작 화분을 구입해서 자기 공간에 놨을 때 어떤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기술과 데이터보다는 실제 식물을 경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변화와 이로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직장생활 3~5년차 때는 조금만 알아도 모든 걸 아는 것 같았는데, 12년 동안 수많은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는 서 대표. 인터뷰를 마치며 이직, 퇴사,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창업을 하면서 생각할 것도 훨씬 많아지고, 재정이나 사람 문제까지 삶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예전 직장생활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만큼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창업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창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고려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재정 문제만이 아니라 세웠던 계획이 틀어지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정말 힘들 수 있거든요. 자기 자신을 믿지 말고, 자신이 세운 계획이 수만 개여도 얼마든지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 그리니파이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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