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아이스 음료? 더워도 뜨거운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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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아이스 음료? 더워도 뜨거운 음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7.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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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백석예술대학교 커피전공 교수

어느덧 성큼 다가온 더위로 따뜻한 음료를 찾던 사람들도 이제 아이스 음료를 찾는다. 하지만 여름엔 아이스 커피, 겨울엔 따뜻한 커피가 잘 팔린다는 공식은 이미 옛말이다. 겨울에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현상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

이는 따뜻한 날씨가 원인이다. 작년 겨울 비교적 포근한 날씨로 아이스 음료 매출 신장률이 40%를 기록했다.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재작년 겨울과 달리 기온이 높아 소비자들이 겨울에도 찬 음료를 찾은 것. 또한 따뜻한 날씨 덕분에 실내에서만 지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테이크아웃'이 편한 아이스 음료를 많이 주문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실외로 잘 나가지 않는 계절이고, 직장인들은 사무실 안에서 서서히 얼음을 녹이면서 한 모금씩 마시기에 아이스 음료 매출이 높았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안드리아연구소의 실험에 따르면, 철 결핍성 빈혈 환자의 88%가 얼음 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철을 보충하자 얼음 먹는 행위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철분 결핍이 일어나면 적혈구의 기능이 저하되어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체온 조절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입안의 온도가 상승하고, 무의식적으로 찬 것을 찾게 되는데, 혹시 한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철 결핍성 빈혈을 체크해 보자. 하지만 찬 음료를 좋아한다고 해서 꼭 빈혈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면, 한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나 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메리카노는 언제나 따뜻하게 마셔야 '진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연구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는 결과를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물리적 따뜻함을 느낄 때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험 참가자들도 차가운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 뜨거운 커피를 마셨을 때 처음 만난 상대방의 성격이 관대하고 배려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뜨거운 음료가 감기 환자들에게 플라세보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의 카디프대학 감기센터의 실험에서 감기 환자들에게 각각 고온과 실온 상태의 과일주스를 마시게 한 결과, 뜨거운 주스를 마신 참가자들은 기침, 재채기, 콧물, 인후염, 오한, 피로 등의 감기 증세가 두드러지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 속의 공기량이 변화되지 않았음에도 뜨거운 주스를 마시고 코막힘 증세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환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론 에클스 교수는 심리적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음식료의 온도가 높을수록 단맛을 강하게 느끼게 되고, 뇌 속에 만족감을 갖게 하는 물질이 활발히 분비된다는 것이다.

뜨거운 음료는 체온 조절의 역할도 한다. 오타와대 연구진에 따르면, 더울 때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처음엔 더 더워지는 것 같지만, 식도나 위 속의 열 감지기관이 체온과 음료의 온도가 같다고 인식하면서 땀 배출을 도와 체온을 낮춰주고, 반대로 추울 때 따뜻한 음료를 마시면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뜨거운 음료가 식도에 상처를 만들어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이 발암성 화학물질의 생성을 촉진, 결국 식도 세포의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섭씨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손님에게 커피를 내줄 때의 온도는 70~80도다. 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엔 적어도 6분을 기다린 후 마셔보는 기다림을 미학을 가져보자.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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