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식물을 만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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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식물을 만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7.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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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조경디자이너 스튜디오 위드플랜츠 대표

자연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는 모토 아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을 접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는 위드플랜츠(withPLANTS)는 조경디자이너 스튜디오다. 집 안의 화분과 집 밖의 정원 사이에 식물과 관련한 무언가를 만들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된 위드플랜츠의 권지연 대표는 일상에서 식물을 보고, 만지고, 느끼며 사람들이 식물을 접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초등학생 때 즐겨 보던 어린이 식물도감이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내 정원을 만들면 이 식물을 심어야지하면서 형광펜으로 체크해 놓은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답니다(웃음).”

정원을 꾸미고 공간을 인테리어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던 권지연 대표는 조경학과를 전공했다. 하지만 식물 공부도 많이 하고 인테리어 디자인도 많이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고 한다. 설계와 시공 중심으로 컴퓨터 작업을 배우는 수업이 대부분이었고 식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던 것.

졸업이 다가오면서 원하던 공부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그는 국립수목원 인턴을 지원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식물을 직접 보고 더 알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보통 조경학과를 나온 친구들은 설계, 시공, 엔지니어링, 조경직 공무원, 연구원 등으로 진로를 결정해요. 저는 그런 일보다는 살아 있는 식물과 좀 더 가까이에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식물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에 가서 가까이에서 식물을 보기라도 하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식물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7개월 정도의 인턴 기간에서 그가 얻은 깨달음은 컸다. 그저 매일매일 수목원을 돌아다니고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 것이다. 이후 자신의 전문성을 쌓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2년 간 더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늘 식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스스로 납득할 만큼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없었다. 사회경험을 쌓으면서 생각을 구체화해 보기로 마음먹고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 입사해 지자체 및 관광지, 공원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두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월급 받는 기쁨으로 살고 있는데 이 월급이 더 오르면 영영 그만둘 수 없겠구나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창업한 것이 바로 위드플랜츠입니다.”

식물과 함께하는 일상의 즐거움을 선사하고파

위드플랜츠는 그가 오래도록 가지고 있던 식물에 대한 애정과 식물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한데 모아 만든 조경디자인 스튜디오다.

사람들이 식물을 접하는 방식이나 기회가 좀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생활에서 식물을 직접 보고 만지고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죠. 방에 화분을 두거나 정원을 가꾸면서 식물을 접하는 일반적인 방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무언가를 말이죠. ‘정원과 집에 있는 화분 한 개, 이 사이에 뭔가 있으면 좋겠다’, ‘그걸 현실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일까이런 고민을 계속 했죠.”

1년 간 창업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노력한 결과 삭막한 회색도시에서 식물과 함께하는 생활의 즐거움을 선사하는위드플랜츠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식물과 정원, 공간 인테리어를 좋아해서 관련 공부와 경험을 꾸준히 한 것도 모두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2014년 위드플랜츠를 창업한 권 대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을 접하는 다양한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식물을 소재로 사람과 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한다. 카페, 매장, 공공장소는 물론 전시와 행사의 컨셉에 맞게 식물 연출을 제안하기도 한다. 일명 식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플랜테리어로 불리는 작업이다.

오래된 신발 공장을 개조해 문화예술의 거리로 뜨고 있는 서울 성수동에서 가장 핫한 카페 겸 갤러리인 대림창고의 조경도 그의 작품이다. 시간이 흘러 색이 바랜 철의 구조물들,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의 압도적인 규모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초록 식물들이 뿜어내는 남다른 에너지가 돋보이는 조경이다.

플랜테리어라는 말이 한국에 유행하기 전부터 플랜테리어를 해왔다고 볼 수 있죠. 최근 몇 년 동안 플랜테리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확실히 식물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높아진 걸 느낍니다.”

확고한 의지와 식물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

창업 초반에는 식물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일로 시작했다. 식재, 화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화분 하나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정성들여 예쁘게 디자인했다.

화분을 애물단지처럼 느끼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화분도 하나의 식물을 대하듯 소중하게 다뤘으면 하는 마음으로 평범하지 않은 독특하고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었어요.”

그가 본격적으로 플랜테리어를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팝업이라 리빙페어에 자신의 제품을 돋보이도록 식물로 연출한 것을 본 관계자들이 컨설팅 의뢰를 해온 것. 그렇게 조금씩 일의 범위를 넓혀나가 현재는 조경 디자인, 제품개발 및 판매, 플랜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수업, 전시 등을 겸하고 있다.

수업 문의도 많아졌다. 그는 플랜테리어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정말 식물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에 대한 지식과 신뢰, 이해는 필수입니다. 식물의 특성을 알고 흙을 배합하는 것은 물론 식물이 놓이는 장소의 환경과 공간, 컨셉을 고려해 최적의 식물을 선별하고 디자인해 배치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진행하는 플랜테리어 디자인 전문가 수업에서도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부터 알려 드립니다. 다육식물, 수경식물, 관엽식물 등 모든 식물군의 이론적 지식을 배우셔야 해요. 그 이후 도면을 읽는 방법,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요. 절대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식물이 주는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하는 권지연 대표는 식물을 매개로 한 설치 작품 전시에도 열정이 크다.

한 번은 안티스프링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에서 제가 해석한 봄을 식물로 표현한 적이 있어요. 돌이나 나무에 붙어사는 착생식물을 소재로 돌에 난초를 앉힌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난은 착생식물이어서 뿌리가 공기 중에 노출 가능한 식물이거든요. 사람들에게 난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도 화려한 꽃을 피우는 착생식물이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람들이 식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런 전시를 앞으로 많이 하고 싶습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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