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인 스펙’을 내세우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 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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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적인 스펙’을 내세우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 어필하세요!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7.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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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원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은 꼭 스펙이 출중해야만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타 지원자와 스펙을 비교하며 좌절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입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량적인 스펙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어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 신입사원의 취업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 신소재공학과를 전공했고, 20187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나이는 26살이고 하반기에 삼성전자에 합격해 지금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P기술팀 반도체공정기술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보통 변형교대를 돌기 때문에 하루에 8~9시간 정도 일하는데, 업무량에 따라 바쁜 날은 매우 바쁘고, 한가한 날도 가끔 있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식사 후에는 회사가 크기 때문에 종종 사내 산책을 합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지원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공대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공대생하면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엘리트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신소재공학과에 진학한 후에도 첨단 기술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서는 반도체 과목에 가장 흥미를 느꼈습니다. 다른 과목은 학점을 잘 받아야 되니까 공부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반도체 관련 과목들은 정말 즐기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반도체 엔지니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지원 동기를 말할 때에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에 입사하셨는데, 서류 작성 시 염두에 두었던 사항이 있나요?

다른 사람들을 보면 대외활동, 동아리 활동, 회장, 부회장과 같이 굵직한 활동들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교환학생 경험과 학점 말고는 눈에 띌만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관련 경험을 토대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것에 주력했죠.

무엇보다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지원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1번 문항에 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2번 문항에서 성실함을 강조하고, 3번 문항에서 배려심과 에피소드를 넣곤 합니다. 하지만 문항에 나를 끼워 맞추다 보면 자신만의 특색이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특색이 없으면 지원자의 이미지나 인상을 인사담당자에게 남기는 것이 쉽지 않죠. 그래서 성실함과 분석력, 이 두 가지 이미지만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인적성 검사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과 선배들과 4인 스터디를 만들어서 주 3회씩 만나서 함께 문제를 풀면서 대비했습니다. 인적성은 결국 많이 풀어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서 무작정 문제를 풀었습니다. 두 시간동안 문제를 푸는 데 온전히 집중해야 하니까, 실제 시험처럼 풀기 위해 노력했어요. 페이스를 조절하고, 조급함이 생기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훈련 등 실제 시험에서 필요한 훈련들을 스터디를 통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간도형 파트를 가장 어려워했는데, 스터디원들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 주어서 공간도형 인강을 찾아서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공간지각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연습 때에는 항상 반 이상을 못 풀었는데, 실제 GSAT 시험에서는 유일하게 공간도형 파트를 시간 안에 모두 풀었습니다(웃음).

면접은 어땠나요?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당함과 차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성격이라 나름 압박면접이 있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제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고 답변했습니다. 아마 그런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인성면접을 보는 중에 눈에 속눈썹이 들어가서 갑자기 눈물이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필 가족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고, 저는 하나도 슬프지 않았는데도 면접관분들은 갑자기 눈물이 터진 줄 알고 당황하셨죠. 눈이 좀 진정되고 난 후에 아무렇지 않게 답변을 하기 시작하니까 면접관분들이 더 이상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면접 중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않고 계속 조리 있게 답변하는 당당함과 침착함이 필요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에는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만큼 어려웠습니다. ‘내가 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과, 나를 돌아보며 좀 더 드라마틱하게 살았어야 했나?’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들 때 가장 어려웠습니다. 시험은 답이 있는 것들이다 보니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취업은 변수가 많다 보니 불안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후회하는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소소하지만 의미가 있는 날들이 모여서 지금의 제가 되었고, 또 앞으로도 소소한 날들이 쌓여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서는 누가 보아도 크고 화려하고, 눈에 띄는 사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제 인생을 후회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보통 그렇게 마음이 어려워질 때면 요리를 자주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재료를 썰고 볶고 다듬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다시 의욕이 생기곤 했습니다.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교환학생입니다. 숨도 안 쉬고 대답할 자신 있습니다(웃음). 다들 취업준비한다고 바쁘다고 하는 막학기에, 저는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어요. 대도시는 아니고 파리에서 버스로 2~3시간 쯤 떨어진 근교 소도시였어요. 취업 전에 후회 없이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갔었고, 실제로 질리도록 놀았습니다. 덕분에 돌아오자마자 취업준비를 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회사생활을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저는 소소한 하루들이 모여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역할을 하고 싶기보다는 회사 안에서 싹싹하고 일 잘하는 후배, 편한 선배로 살고 싶습니다. 회사가 워낙 크다보니 저 혼자 잘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성격 둥글둥글하고 맡은 일은 똑 부러지게 해내는 직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취업은 운칠기삼이라고 운과 때가 맞아야 되는 것 같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너무 자책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좌절하고 우울해하지만, 결국 모두가 길을 찾아 가는 것을 보며 좌절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좌절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아직 때가 아닌 것뿐이고, 는 꼭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 배유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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