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레테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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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레테르 효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7.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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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 호 교육학, 상담심리학 박사

토끼를 잡으려면 귀를 잡고, 고양이를 잡으려면 목덜미를 잡고, 사람을 잡으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잡으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있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고 활용해 보시기 바란다.

사람들의 사고와 마음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이 심리학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심리학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렇게 행동하도록 하는 방법들 중에 효과적인 방법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레테르 효과; Letter effect>. 다른 말로는 <라벨 효과; Label effect>라고도 한다. 흔히 상품에 붙어 있는 표시를 라벨이라고 하는데, 라벨은 미국식 표현이다. 네덜란드식 표현으로는 <레테르>, 일본식 발음으로는 <네떼루>, 우리말로는 <상표> 또는 <꼬리표>와 같은 의미이다.

 

<레테르 효과>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바꿀 수 있다

<레테르 효과>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 개념인 <낙인 효과; Stigma effect>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낙인(烙印) 찍히면,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입학하는 첫날 첫 시간부터 선생님에게 찍히면, 그 학교 졸업할 때까지 화장실 청소 당번으로 고정되거나 계속적으로 주시당하는 사례와도 비슷하다. 이러한 심리는 처음에 인식된 정보가 나중에 인식된 정보보다 강하게 작용한다는 <초두효과; Primacy effect>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낙인효과>는 평상시에 신뢰하거나 좋아하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당신은 정말 무능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을 받거나 낙담 또는 좌절을 하게 되고, 실제로 무능한 사람으로 바뀌어 간다는 무서운 이론이다.

이러한 낙인효과를 특히 청소년기에 또래집단에 의해서 경험하게 되면 건강한 사회심리적인 태도와 대인관계 형성에 무리가 따르게 되고, 또래집단에서 왕따로 전락할 우려가 크며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낙인효과는 타인에 의한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가 하면, 스스로 자신에 대한 낙인효과로 자존감의 결여와 의기소침 및 우울감을 초래하게 되고, 타인에 의한 낙인효과와 같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적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레테르 효과><낙인효과>와는 상반되는 개념의 심리적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지각을 하던 아이에게 선생님이 너는 원래 시간을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계속 인식시켜 주면, 그 아이는 시간을 잘 지키는 아이로 바뀌게 되는 긍정적인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말썽꾸러기를 반장 시켜주면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그렇다면 레테르 효과가 성인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효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실제로 성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유명한 사례도 많다. 특히 레테르 효과를 잘 활용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영국의 처칠 수상이었다고 한다. 처칠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부하에게는 자네는 꼼꼼하게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항상 든든해~”라는 말을 했고, 대담하게 행동하길 바라는 부하에게는 자네 얼굴에는 용기가 넘쳐 보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처칠은 자기 생각대로 부하들을 움직이는 명장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상대방을 대면할 때,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에게 부각시켜서 말을 해주면 심리적으로 상대방도 거기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예상하면 그대로 나쁜 일이 벌이지고, ‘좋은 일이 생길 거야라고 믿으면 실제로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무의식 속에서 작용한다는 심리적 원리이다.

<레테르 효과>는 실제로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붙여준 <레테르>에 의외로 약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이 칭찬받을 일을 많이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레테르 효과>는 다른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역할만 하는 것 아니라, 자기 자신도 바꾸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담배를 끊을 때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언을 하라고 한다. 이유는 자신을 신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고,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또는 자기 선언이라고 한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여기에 예외가 있다는 것이다. <레테르 효과>가 절대로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천재들이다. 원리나 이론을 통달한 천재들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둔감하고, 별로 영향을 받지 않거나 남의 말에 잘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상사나 고객의 말을 무시하고 고집을 부리면서 자기가 천재라고 우긴다면 그건 <레테르 효과>와는 거리가 먼 <낙인효과> 또는 <사이코 효과>만 나타나게 된다.

 

<레테르 효과>를 활용해 대인관계를 확장하자

그렇다면, 레테르 효과를 활용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대인관계를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두 가지를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하나는 자기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인관계가 좋거나 친절한 사람들을 보면 가끔씩 상대방보다 자신을 낮추려고 하는 겸손함보다는 자신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자기비하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자기비하는 말 그대로 자기비하일 뿐 겸손이나 겸양이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자존감과 정체감의 혼란이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태도이다. 자신이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데 누가 그 사람을 소종하게 여기겠는가? 이런 사람들은 대인관계 이전에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내적 이미지 메이킹(Internal image making)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자신의 장점과 강점을 신분과 역할에 맞도록 제대로 표현하는 역할가면(Persona)’의 구축이 필요하다. 페르소나는 남을 속이기 위해서 자신을 왜곡시키거나 위장하는 일이 아니다. 내면의 진가를 역할에 맞도록 가장 바람직하게 표현하는 일이고,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바람직한 레테르를 확보하는 일이다.

자신의 노력과 표현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는 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융복합과 관계망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건강하게 성장하며 관계형성을 펼쳐 나아갈 수 있는 바람직한 퍼스널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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