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 ‘한 글자’씩 감성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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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 ‘한 글자’씩 감성을 전하고 싶습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8.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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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교준 「머물다」 시집 작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느끼는 감정도 생각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감정과 생각을 현대 사회에서 나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요즘 자주 쓰이는 오그라든다’, ‘진지충과 같은 단어들은 사람들이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꺼리게 만들었다. 금교준 머물다시집 작가는 이와 같은 단절의 사회가 안타까워 감정을 세세하게 다룬 시집을 출판했다. 기계공학도로서 대학을 갓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근무 중인,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금 작가를 만나 머물다시집과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말로 하는 대화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시집 펴내

금 작가는 현재 공군 장교로 복무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하는 일만 보면 평범할 것 같은데,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만의 독특함이 묻어난다. 필명도 그의 독특함을 방증해 주고 있다.

제 필명은 한 글자에요. 사람들이 한 글자인 필명은 들어 보았어도, ‘한 글자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다른 사람들이 자주 쓰는 필명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누군가의 마음에 한 글자부터 남기겠다는 의미로 한 글자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머물다시집은 201810부터 출판 작업을 시작해서 7월만인 지난 520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직접 출판을 하다 보니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았고, 준비하는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이전부터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1인 편집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 일환으로 머물다시집을 내게 되었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보람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 졸업을 하고 직장인이 되다 보니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집을 통해서라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 때문에 더 열심히 만들었죠.”

금 작가는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말로만 이야기한 후에는 종종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았다고. 이와 같은 이유로 그는 글로써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저는 이야기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저를 표현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하지만 이것들을 말로 하다 보면 상대방의 기억에 온전히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시간이 지나면 잊히더라고요.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은 남을 수 있지만, 했던 이야기를 100% 남기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시집을 낸 이유 중에 하나에요. 책으로 남기면 좋았던 말들까지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과제로 쓰기 시작한 시, 지금은 나만의 표현수단

금 작가가 시를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여름 계절학기로 실용영어 관련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시 써오기를 늘 과제로 내주셨다고 한다. 교수님은 지금 시대는 융합적인 감성 없이 메말라가고 있다면서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우리라도 인문학적인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감성을 일깨우는 것이 현대인이 풀어야 할 숙제인데,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쉬운 방법이 시라고 말씀하셨다.

수업을 들은 이후 금 작가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자신이 겪은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힘드니까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몰랐어요. 그러다 시를 썼는데 글 안에 당시 느껴지던 감정들이 담기면서 마음이 정리되더라고요. 시가 저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었고요. 그렇게 시의 매력에 빠지면서 쓰기 시작했어요.”

금 작가는 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실제로 머물다시집을 보면 감정에 대한 부분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것들이 많다.

머물다 시집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시 위에 음악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보통 금 작가는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곤 하는데, 당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자신이 들었던 노래를 함께 수록해 놓았다.

주변에 있는 시집이나 글을 보면,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라라고 권유하는 책은 없더라고요.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다 보니,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어요. ‘머물다시집의 맨 앞 제목을 보면 아래에 이 시집을 읽는 방법이 씌어 있어요. 목차에서 마음을 이끄는 시를 찾고, 해당 페이지 위쪽에 음악을 재생한 후,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면서 가만히 생각하면 되죠.”

 

행복이 뭔지 아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금 작가에게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냐고 질문했을 때, 그는 전공을 살려 하고 싶은 일과 자신의 성격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했.

먼저 제 전공인 기계공학을 살려 항공기 설계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목표로 삼았던 꿈이거든요 그리고 일 외적으로는 글을 쓰면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고 싶어요.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서로 소통하려 하지 않고 개인으로 고립되어 가잖아요. 조금이라도 소통의 창구를 열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요.”

그는 감정과 더불어 행복이 중요하다며, ‘행복이 뭔지 아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대학생의 삶은 사회에 발을 디디기 직전에 보내는 시간이다 보니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생각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행복하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삶을 사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사람이라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어요.”

금 작가의 시집 앞쪽을 보면 인생은 자신이 걸어갈 길을 그려내는 도화지와 같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걸어갈 목표라는 깃발을 찾는 주체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그는 이 말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산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깔로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둘러보면 남이 그려주는 것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것처럼 보여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만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독특함각자의 색깔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성공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해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돌아보고 , 그때 하고 싶었는데하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들을 도전하면서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도 의미 있잖아요.”

/ 배유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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