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시터 이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펫시터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스무 살부터 회계 관리, 총무직으로 꾸준히 일을 해왔습니다. 18년 정도 쉬지 않고 나름 성실히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웃음). 평범했던 제 인생에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건 민트를 만나면서부터였어요. 이웃에 살던 친구가 이민을 가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질 상황에 처했던 아이였는데 제가 데려와 키우게 되었죠. 그때부터 강아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민트를 돌봐주고 싶어서 반려동물에 관한 책을 읽고 공부했습니다. 반려동물관리사, 반려동물행동교정사 등 자격증도 땄어요. 그러다보니 더 많은 강아지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관련 직업을 알아보던 중 펫시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3개월 차 신입 방문펫시터로 이 일을 본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펫시터의 일은 보호자와의 대화부터 시작합니다. 보호자의 집에 방문하기 전에 사전 만남이나 대화를 진행하는데요. 돌봄 시 지켜야 할 사항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단계입니다. 아이들의 성향은 어떤지, 간식을 허용하는 아이인지 등 세심하게 확인해야 하죠. 그 후 펫시팅이 시작되면 사전 점검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밥과 물을 챙겨주고, 배변 패드 청소, 놀아주기, 산책, 산책 후 발 닦이기를 진행합니다. 펫시터의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밥을 주고 간식을 주면 절대 안 됩니다. 정해진 사료의 양을 지켜야 하고, 산책도 정해진 경로에 맞춰 진행해야 하죠. 산책 후 발을 씻기고 닦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물티슈로만 닦거나 욕실에서 물샤워를 하는 경우 등 아이마다 다릅니다. 이런 세부 사항을 기존 보호자의 돌봄과 똑같이 진행합니다.
펫시터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체력이 정말 많이 필요한 직업이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됐죠. 우선 많이 걸어야 합니다. 보통 하루에 2만보 걸어요. 많으면 3만보까지 걷고요. 비가 올 때 우비를 쓰고 걸었던 적도 있어요. 또한 예상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다 보니 제가 키우는 아이보다 더 조심해서 세심하게 돌보게 되더라고요. 말투 하나 손동작 하나 정말 조심하게 됩니다.
펫시터에게 중요한 자질이나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성향을 잘 파악해 교감을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낯가림이 심한 아이들의 경우는 천천히 거리를 좁혀 나가야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거부 반응이 있을 때 그 상황을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만약 너무 심한 거부 반응을 보일 경우에는 산책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으려면 경험과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필수입니다. 새로운 아이를 만날 때마다 새롭고, 하면 할수록 책임감을 느끼는 일이에요. 그래서 반려동물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고요.
앞으로의 어떤 펫시터가 되고 싶나요?
단순한 돌봄에 그치지 않고 반려동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반려동물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안정적인 직장과 고정적인 월급을 포기하고 선택한 일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글 | 권민정 객원기자(withgmj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