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전달하는 가치
상태바
빛으로 전달하는 가치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9.27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기업 / 루미르

루미르는 개발도상국의 빛 부족 문제를 스마트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루미르가 제안하는 방법은 바로 식용유로 작동하는 LED램프. 장소와 날씨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밝은 빛을 생성하는 루미르의 램프는 빛을 통해 개도국 아이들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그곳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을까. 루미르는 어떤 곳일까.

빛을 뜻하는 라틴어 루미(LUMI)와 세상을 의미하는 러시아어 미르(MIR)를 합친 이름 루미르’. 대학교 3학년 때 소셜벤처 루미르를 창업한 박제환 대표가 빛으로 세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다. 패기 넘치는 청년의 섣부른 도전이 아니라 전 세계가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한 사업이었다.

공학도인 박 대표가 2015년 인도와 필리핀으로 떠난 여행이 루미르의 출발이었다. 필리핀 빈민가를 직접 본 후 개도국의 빛 부족 문제를 절감한 것이다. 수시로 정전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와 어른들은 그런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 루미르의 첫 제품이라 할 수 있는 램프 루미르C’. 루미르C는 촛불의 열로 작동하여 촛불보다 60배 밝은 LED 불빛이 나오는 조명이다.

루미르C는 미국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 달 간 약 1,000명으로부터 선구매 요청을 받아 16,000만 원의 펀딩을 받은 성과를 거둔 것. 하지만 아직은 개도국 사람들이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라는 현실적 장애에 부닥친 후 박 대표는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도국 사람들을 위한 램프를 새롭게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루미르K’.

 

모두를 위한 빛, 루미르K가 밝히는 세상

루미르K는 실패와 수정을 거듭해서 2017년 탄생했다. 처음에는 촛불로 작동하는 LED램프를 개발했으나 지역에 따라 양초의 크기가 달라 제품의 정형화가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고, 현지에서 양초와 함께 널리 쓰이는 등유램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료를 변경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만든 등유를 연료로 한 LED램프도 최선의 솔루션이 될 수 없었다. 현지에서는 가짜 연료가 섞인 등유가 유통되기도 해 등유의 낮은 품질로 인한 그을음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어디서나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기후나 장소, 지역적 특성에 상관없이 오래 사용 가능한 연료를 끊임없이 연구했죠.”

박 대표는 이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연구 끝에 식용유를 연료로 작동하는 LED램프, 루미르K를 만들 수 있었다. 루미르K는 외부전력 없이 오직 식용유로 작동한다. 식용유에 불을 붙였을 때 생기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LED에 불을 켜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초나 등유 램프 같이 불꽃 자체로 빛을 내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기존의 램프가 연료 에너지의 10%만 빛을 내는데 사용되고 90%는 열로 흩어지는데 반해, 루미르K는 버려지는 90%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기 때문이다. 램프에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전기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 없이도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강점까지 갖췄다.

식용유는 원료로도 탁월했다. 가격이 저렴할 뿐더러 튀기거나 볶은 음식을 주로 해먹는 인도네시아의 문화를 고려하면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기도 하다. 강수일이 1년 최대 160일 이상인 인도네시아 같은 지역에서는 태양광 충전식 조명이 작동하기 어려운데, 충전이 필요 없는 루미르K’는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 이렇듯 여러 조건들을 충족하는 식용유 LED램프 루미르K365일 식용유로 사용 가능 하며 등유램프 대비 연료 소모량은 80% 감소, 2.6배 밝은 광량을 생산하는 착한 램프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개발에 더 넓은 공간을 밝힐 수 있게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식용유 램프는 20174월부터 11월까지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의 비전력 지역에서 150가구를 대상으로 현지 테스트도 진행했다. 그 결과 램프를 사용한 주민들의 구매 의향이 97%로 높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만족도도 92%로 상당히 높았다.

이렇게 현지조사와 현지인 의견을 반영해 루미르K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름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지역의 첫 글자를 땄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2018년 루미르K의 정식 출시를 통해 루미르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다

루미르K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해당 지역을 비롯해 201812월 기준 약 4,300명의 사람들이 루미르K를 사용하고 있다. 고작 램프 하나 두었을 뿐인데 그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가정의 연료비 절감은 물론 야간 활동 증가로 인한 잉여 소득이 증가한 것이다.

201812월 기준 잉여 소득을 수치로 계산하면 105,350 USD. 증가한 야외 활동 시간을 환산하면 7,901시간. 여기에 식용유 연료를 통한 일산화탄소 배출 감소량도 27,109.95kgCO나 된다. 빛을 통해 의미 있고 건강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빛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루미르의 행보는 다양하다. 코이카의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파트너로 인도네시아에서 빛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세상을 밝히는 에너지 나눔 행사를 열어 공단 임직원들이 직접 조립한 루미르K를 라오스에 전달하기도 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기술적인 R&D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루미르의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의 NGO ‘Being green’,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 ‘Amygdala Bamboo’, ‘Apape Church’ 및 조명 기업 ‘PT, Star Laser Infotama’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협력 파트너를 통해 낯선 현지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현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지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현재 차세대 제품 루미르H’의 최종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루미르H는 더 많은 공간을 밝히고 휴대폰 충전 및 라디오 청취가 가능한 홈시스템(Home System)이다.

 

사회적 미션과 가치에 공감하는 인재 원해

루미르는 9명의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빛 부족 문제라는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가진 청년들로 구성된 젊은 기업인만큼 열정적인 성향의 소유자들이 많다.

이꽃님 마케팅 매니저는 해당 문제를 현지와 소통하며 직접 해결해나가는 국제 협력의 측면과, 전력이 잘 보급되어 있는 시장을 대상으로 우리가 담고자 하는 가치를 디자인으로 잘 해석해내 빛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두 줄기의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헌신적이고 열정적이면서도 유연한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근무환경도 자유로운 분위기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서는 대표님’, ‘과장님같이 직책으로 부르는 법이 없다. 대표부터 인턴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를 영어이름으로 부른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수평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회의나 업무를 할 때에 각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해외 사업에 주력을 두는 만큼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루미르의 독특한 기업문화중 하나다. KOICACTS 프로그램 파트너로 개발도상국의 비전력 지역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한편, 유명 브랜드들과 나란히 인테리어/디자인 관련 전시에 참가하는데 이런 일정에 직원들을 참여토록 독려해 개인의 역량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루미르에 지원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 매니저는 루미르의 인재상부터 설명해 주었다.

숫자로 드러나는 좋은 능력을 지닌 분도 좋지만 그보다는 루미르의 빛 부족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미션과 가치에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예비 사회적 기업인만큼 루미르의 철학과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세상 밖으로 펼칠 수 있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이 확장되는 단계에 맞춰 비정기적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루미르의 직원 채용은 서류와 면접 2단계로 이뤄진다.

채용 분야에 따라 2차 이상의 심층면접을 거치기도 합니다.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소셜 임팩트 직무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도 소셜 섹터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요구됩니다. 더불어 루미르가 아주 큰 조직이 아닌 관계로 새로운 구성원이 전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새롭게 팀에 합류했을 때 기존의 팀에 잘 융화될 수 있는 분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빛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빛을 나눌 예정인 루미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루미르와 함께 하고 싶은 구직자라면 언제든 루미르의 문을 두드려 보자.

 

나의 발전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힘을 얻습니다

최수인 루미르 소셜임팩트 사업담당자

루미르에서 2017년부터 소셜임팩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수인입니다.

담당 업무 특성 상,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인도네시아 현지의 비전력 마을에 직접 머무르며 빛 없는 생활을 경험한 일입니다. 제대로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은 물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처음에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내다 보니 현지 주민 분들의 고충을 이해하겠더라고요. 그 전에는 머리로만 이해했다면 직접 가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마음으로 이해했다고나 할까요. 책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였죠.

그 이후 제가 일을 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정말로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해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이랄까,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그저 나만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제품을 개발하고 사업을 이어나가야겠다는 마음이 단단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루미르의 동료들도 모두 저와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루미르와 함께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런 점을 꼭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