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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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09.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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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준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 저자

김보준 씨는 서울아산병원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남자 간호사였다. 그의 20대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대학생 때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누구보다 알차게 대학생활을 보냈다. 소아암 기부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완주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 등 남들이 해보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그에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특별한 능력이라도 있는 걸까? 스물아홉, 세계여행의 꿈을 위해 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를 낸 그를 만나보자.

평일 카페에서 김보준 씨를 만났다. 직접 디자인을 했다며 건네준 명함에는 지난 3월 출판된 에세이 책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가 담겨 있었다. 인스타그램 이미지에서 착안한 명함 아래로 그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해시태그가 눈에 띄었다. ‘#간호사, #저자, #강연가, #널스컨설팅, #여행가, #동기부여, #유튜버등 다양한 도전을 하며 열정적으로 살아온 20대의 흔적이었다. 언뜻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흔적들이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남자 간호사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중증환자들이 모이는 외과계 중환자실이 근무지였다. 살기위해 투쟁하는 환자들, 그런 환자를 지켜주는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그는 항상 지금 이 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죽음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현실과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어쩌면 오늘 하루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문득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어도 나는 이 일을 할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는데 자신이 없었어요.”

그때가 신입 1년 차였다는 그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생각해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었다. 그렇게 그의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이 시작되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어드벤처레이스 회사 Racing The Planet에서 개최하는 4대 사막 마라톤(중국의 고비사막,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그리고 남극과 나미비아에서 개최되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중 하나다. 67일 동안 250km를 달리는 대회로 참가자는 최소한의 필요한 식량과 물품을 직접 짊어지고 달려야 한다. 정규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달리는 구간과 이틀 동안 80km를 쉬지 않고 이동하는 구간을 포함한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일종의 서바이벌 사막 마라톤이다.

2017년 그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했다. 간호사 일을 병행하면서 사전계획과 준비기간을 거친 결과였다. 책 제목 그대로 그는 사막을 달리는 간호사였다.

마라톤을 완주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간호사의 삶으로 돌아왔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지만 김보준 씨는 사막 마라톤을 도전하기 전의 그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무엇이든 도전하면 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바람이 커진 것이다. 그리고 24개월의 간호사 생활을 접고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자신과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자신의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냈고 틈틈이 강연을 다닌다. 간호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멘토가 되어주기도 한다.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도 열심이다.

 

Q. 간호학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솔직하게 책에 쓰셨어요.

맞아요. ‘간호사가 꼭 되어야지라거나 투철한 봉사정신이 있었던 게 전혀 아니에요. 저는 중학생 때까지 목표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어요. 공부는 뒷전이고 게임만 했죠.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시간이 흐르니 대학에 진학은 해야겠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정으로 제가 갈 수 있는 학과를 모색해보기 시작한 거예요(웃음). 우선 하고 싶은 것들, 할 수 없는 것들을 지워나가다 보니 남는 학과가 간호학과였어요. 알아보니 남자 간호사는 다른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일이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겼고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이유가 무척 간단명료하네요.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게 정해지면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편입니다. 제 인생의 첫 해외봉사활동도 그런 경우였어요.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히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주관하는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모집 공고를 보고 재밌겠다고 생각해 지원했는데 합격이 됐어요. 그렇게 떠난 인도에서의 의료봉사 경험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뿌듯함,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서 받은 깨달음이 컸죠. 그 계기로 학업과 봉사활동에 시간을 투자하고 허투루 보내는 시간 없이 열심히 대학생활을 보낸 것 같아요. 봉사활동만 200시간을 했으니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 봉사활동을 했는지요? 취업에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친한 형과 간호학과 봉사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했어요. ‘사랑합시다라는 이름이었는데 학교 근처의 정신병원, 요양원에서 격주마다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그 외에 삼성전자대학생봉사단, KT올레대학생봉사단 등 기업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고요. 사실 취업이 목적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4학년이 되니 이런 활동이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요. 친구들은 자기소개서에 쓸 게 없다고 하는데 저는 뭐를 빼야 할지 고민하는 정도였으니까요(웃음).

Q. 스펙을 위해 대외활동을 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저는 정말 재미있어서 한 거예요. 방학 때 온라인 사이트에 뜬 대외활동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죠. 그런데 만약 이걸 스펙을 위해서 하려고 했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아요. 대외활동이 스펙이 될 수 있지만 스펙을 위해 대외활동을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생들에게 대외활동을 적극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자신의 내면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자신이 소속된 학교, 학과, 집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20대 때 가질 수 있는 값진 경험이거든요.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받는 영감이 크기도 하고요. 그러니 대외활동을 자기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Q. 불규칙한 3교대 근무, 생명을 다루는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 물 한 모금 마실 틈도 없이 12시간 내내 일해야만 하는 상황 등 간호사의 힘든 생활 중에 사막 마라톤을 준비했어요.

제가 몸담았던 간이식 외과계 중환자실은 의식이 없는 환자,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등 중증도와 위중함이 큰 환자가 오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건강하게 퇴원하는 분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책에도 썼지만 같은 공간에서 엇갈리는 운명을 하루에도 몇 번이고 볼 때마다 삶의 기구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보며 죽음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어쩌면 오늘 이렇게 기자님과 나누는 대화가 제 인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거예요.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일을 할 때 이렇게 묻게 되더라고요 만약 오늘 하루가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래도 과연 이 일을 할까?’라고요. 사막 마라톤도 그런 생각이 기반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사하라 사막 마라톤 준비과정이 대단했던 걸로 알아요. 간략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대회에 참여하려면 최소 2주의 휴가를 받아야했습니다. 신입이었고 그렇게 긴 휴가를 받는 건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만류했죠. 그래서 소아암 환우를 위한 기부 마라톤 프로젝트 제안서를 썼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렸던 환자들이 소아암 환자였는데 그들을 위해 마라톤을 하겠다고 했죠. 제가 하고 싶어 하는 마라톤과 기부를 접목시킨 거죠. 제가 하는 행동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랐습니다. 다행히도 그 제안서가 통과되었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3교대 근무를 하면서 꾸준히 운동하는 건 물론 쉬는 날에도 운동을 했어요. 춘천국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면서 실력을 쌓아나갔죠. 소아암 환우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고요.

Q. 하고 싶은 일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단기적인 목표,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계획하고 실천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불가능할 것 같으면 저는 그러면 어떻게 저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해요. ‘힘들어 못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죠. 사막 마라톤 도전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 마라톤의 마자도 몰랐어요. 시간도 부족했지만 우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실천했어요. ‘일단 10km를 뛰어보자, 그 다음에는 풀코스를 도전해보자, 대회참가까지 시간이 부족하니 쉬는 날에도 운동을 하자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제가 하나씩 단기적이고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 나갔던 거죠.

Q. 간호사를 꿈꾸는 구직자들에게 꿈의 직장이라 여기는 곳을 그만두셨어요. 어떤 생각으로 퇴사를 결심했나요?

소중한 직장이지만 세계 일주라는 제 꿈도 소중하니까요. 물론 선뜻 그만 두지 못하고 망설인 건 사실입니다. 그렇게 망설이던 중 저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항공사 에어아시아에서 진행한 여행지원 프로모션에 지원했는데 합격한 거예요. 항공사에서 취항하는 22개국의 도시를 9개월간 여행하며 그 이야기를 담는 내용이었는데 선발인원 4명 중 제가 뽑힌 겁니다. 그래서 여행을 결심하면서 동시에 퇴사를 하게 되었죠.

Q. 끊임없는 도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20대에 제가 가진 고민들, 겪은 경험들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제 이야기를 책으로 썼던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김보준다운도전을 김보준답게해나갈 겁니다. 물론 이런 도전을 위해서는 일단 저지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사실 두렵고 불안한 일입니다. 무직인 현재 저의 솔직한 심정 또한 불안함이거든요(웃음). 어쩌면 이러한 불안함을 견디는 인내야말로 진짜 용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다음의 도전이 무엇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 권민정 객원기자(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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