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서비스 론칭을 하는 직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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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서비스 론칭을 하는 직업이죠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10.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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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 개발 프로듀서

VR과 직업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으로 마련된 가상현실, 그것이 궁금하다시리즈. 이번에는 VR 관련 직업을 알아보기로 한다. 그 주인공은 ‘VR 콘텐츠 개발 프로듀서’. 하나의 VR콘텐츠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해 상현태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더팀엔터테인먼트에서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VR 콘텐츠 개발 프로듀서입니다. Neople, CJ GameLab(Game Hi), Dragonfly 등에서 웹 게임 개발자로 경력을 쌓았고 2014년부터 VR 업계에서 게임 콘텐츠 개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Skonec Entertainment, oneIMMerse, Atticfab 등의 VR 게임 개발사에서 VR Social Casino Game, VR FPS Game 등의 VR 게임 콘텐츠를 개발했고요. 작년부터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VR, AR 콘텐츠 개발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는 늦깎이 대학원생이기도 하고요. VR이 선사하는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고민이 많은 콘텐츠 생산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어떤 계기로 VR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2004년 게임 업계에서 일을 시작했던 당시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PC 온라인 게임 분야를 필두로 크게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대한민국 PC 게임의 황금시기였죠. 이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국내 게임 산업이 재편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신흥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의 수많은 성공 사례를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새로운 기술과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런 와중에 VR 기기와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VR 시장이 모바일 이후의 게임 시장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2014년 즈음 VR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Q. 다수의 VR 게임 콘텐츠를 개발 및 제작해 오셨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콘텐츠가 완성되는지, VR 게임 콘텐츠의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요?

VR 콘텐츠 개발은 기획, 아트, 프로그램 3개 파트의 협업으로 이뤄집니다. VR 게임도 PC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콘솔 게임처럼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참고할 만한 게임이 많은 경우 개발팀이 쌓은 노하우와 역량, 그리고 개발 시스템에 의해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4년간 개발하여 상품화시켜 시장에 선보입니다. 그런데 VR이나 AR 분야의 경우 기존 전통적인 게임 콘텐츠들과 비교해 참고할 만한 게임이나 콘텐츠가 드문 상태입니다. 때문에 VR 콘텐츠의 필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VR, AR 게임 및 콘텐츠 분야와 같은 신사업 분야는 기획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VR, AR 콘텐츠도 게임 엔진을 이용해 개발하기 때문에 아티스트나 프로그래머들은 기존 개발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느냐가 VR 콘텐츠 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VR은 키보드, 마우스를 이용하는 PC의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콘텐츠가 제공되는 만큼 VR에 맞는 새로운 Input 환경을 고려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죠.

Q. VR 콘텐츠 개발 프로듀서의 역할은 한 마디로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요?

팀 빌딩부터 조직 관리까지 게임 개발에 이르는 A부터 Z까지의 모든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통찰력과 리더십을 가지고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직군이에요. 하나의 콘텐츠가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설명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획자가 콘텐츠의 재미를, ‘아티스트가 비주얼을 책임지고, ‘프로그래머는 기획의 아이디어와 아티스트의 멋진 리소스를 조립하여 완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듀서는 해당 콘텐츠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서비스 론칭을 책임져야 합니다. 전체적인 과정을 총괄하는 관리자인 셈이죠. 저는 방송국의 PD와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구성원들이 저마다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철학을 기획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기획자가 보다 풍성한 재미를 구성할 수 있고 아티스트가 더욱 맛깔스러운 아트 리소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프로그래머로 하여금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할 수 있게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VR 콘텐츠 프로듀서입니다.

Q.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질이나 능력 등을 설명해 주세요.

VR 콘텐츠 프로듀서를 꿈꾸시는 분들은 3가지를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게임을 비롯한 VR 콘텐츠 중 이것은 꼭 내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기술과 시장을 바라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야, 통찰력을 가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동료를 찾아야 합니다. 그들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추진력 또한 프로듀서의 중요한 자질이죠.

우선 VR 개발을 하고 싶은 분들은 VR 게임이나 콘텐츠를 많이 플레이해 보는 게 중요해요. VR이 가진 특징을 정리하고 새로운 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기획적인 영역이지만 아티스트나 프로그래머도 같이 고민해 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청년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VR 콘텐츠 개발 테스트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인터렉티브(상호작용)가 가능한 콘텐츠는 게임 엔진을 통해 개발이 됩니다. 엔진을 통해 개발자가 다양한 수치나 물리 연산 및 로직을 활용하여 테스트를 할 수 있죠. VR, AR 콘텐츠 제작 분야에 진입하고 싶다면 C#을 개발언어로 사용하는 Unity 3D Engine이나 C++과 비주얼 스크립트 언어인 블루프린트를 지원하는 Unreal Engine4와 같은 상용화 게임 엔진 중 한 가지를 공부해 스스로 간단한 게임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엔진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으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Q. VR 콘텐츠에 따른 UX/UI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C의 사용자 경험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 이뤄지고 스마트폰은 화면을 이리저리 밀고 터치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에 반해 VR은 아직 Input Interface가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Motion Controller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외에 Leap motion(소형 모션 콘트롤러)처럼 HMD(안경처럼 착용하고 사용하는 모니터) 전방에 놓인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손을 추적하고 인터렉션할 수 있는 방식도 고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Input 방식을 테스트해 보고 콘텐츠의 기획 의도에 맞는 Input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 UX/UI를 고려해 VR 콘텐츠를 구현하죠.

VR 콘텐츠 개발 시 개발자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VR 멀미 부분입니다. VR 멀미는 콘텐츠가 기기에 최적화 되어 있지 않다든지 급격하게 시각적인 정보가 사용자의 눈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 발생합니다. 현업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각적인 정보를 제한하거나 최적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Q. VR 콘텐츠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존의 산업들이 발전해온 과정과 마찬가지로 VR 역시 B2B, B2G 단계를 거치고 내실을 다지면서 일반 컨슈머 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B2C 시장이 열리면 진정한 대중화가 가능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2019년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망을 상용화시킨 것은 괄목할 만한 발전입니다. VR 콘텐츠를 대중들이 쉽게 보고, 즐기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일이기 때문이죠. 기존 게임 콘텐츠나 동영상 콘텐츠는 4G만으로도 충분히 무선 송수신 기술과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VR 콘텐츠는 다릅니다. 대용량의 VR콘텐츠가 원활하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초저지연, 초연결성을 가능하게 하는 5G이동통신망이 필요합니다.

Q. VR 시장의 미래 또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실 것 같습니다.

4K 이상의 대용량 360도 영상과 VR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5G와 매우 좋은 상생 관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불필요한 공간을 차지하고, 번거로운 설치 환경을 극복한 2세대 VR HMD의 출시와 VR 하드웨어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라 VR 시장의 미래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콘텐츠의 성장 속도는 매우 더딘 상태입니다. 이에 VR이 대중화되기 위해 킬러 콘텐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죠. 어쩌면 콘텐츠 종사자들에게 VR 콘텐츠 시장은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Q. VR 콘텐츠 프로듀서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해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만약 자신이 현재 기획자이든, 프로그래머이든 VR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마세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VR 분야는 특히 시장 트렌드 변화나 기술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그러니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특강을 할 때 자주 인용하는 찰스 다윈의 명언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하거나 가장 영리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늘 변화의 흐름에 눈과 귀를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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