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3년… 취업계 어려워져 조기취업생 불똥 ‘현실화’
상태바
김영란법 3년… 취업계 어려워져 조기취업생 불똥 ‘현실화’
  • 이효상
  • 승인 2019.12.12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전 예상된 취업계 관행, 김영란법 딜레마 ‘여전’… 조기취업생 56%, ‘취업계 받기 어려웠다’
‘취업해도 학교 나와야’ 시험 보러 다니느라 회사에 눈치, 교수 재량이라는데 기준도 ‘모호’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조기 취업생의 절반 이상은 취업계 받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조기 취업생의 절반 이상은 취업계 받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월간리크루트 (한경리크루트)] 김영란법 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조기취업생의 취업계 허가가 어려워진 일명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조기 취업생의 절반 이상은 학교에서 취업계를 허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기 때문.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취업계 신청경험’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다.

지난 2016년 시행된 김영란법, 즉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칙에 출석기준이 있는데도 교수가 조기 취업생 부탁으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도 출석 및 학점을 인정하면 청탁금지법 5조의 ‘학교의 입학이나 성적 등 업무에 관해서 법령을 위반해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한 학점당 15시간 이상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위반)

이 때문에 취업계를 인정하자니 부정 청탁에 저촉되고 금지하자니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합격 취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가 빚어진 것.

이는 법 시행 당시부터 예고된 바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대안 없이 현재도 유효한 것으로 확인돼 도마에 올랐다. 취업계 요구 경험이 있는 조기 취업생 가운데 56%는 취업계를 받기가 어려웠다고 밝혔기 때문. 가장 큰 이유로는 ‘학교(교수님)의 재량에 따르기 때문’(49%)이었다. 학교 및 담당 교수마다 조기 취업에 따른 출석 및 성적에 관해서 처리하는 방식이 상이하다는 것.

실제로 똑같은 조기취업생이어도 학교와 연계된 산학프로그램(인턴십)에 참여하는 경우 프리패스(과제 대체)를 받거나, 학점 인정 범위가 비교적 관대한 반면에 그렇지 않은 경우, 시험 등 모든 학사 일정에 참여해야해 회사 눈치가 보이는 등 희비가 나뉜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이어서 ‘신청자격이 까다로워서’(26%)가 두 번째 이유로 확인됐다. 이수학점, 학점평점 등에 제한이 따를뿐더러 담당교수를 일일이 찾아뵙고 사정을 호소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던 것.

다음으로는 ‘재직기업의 규모, 현황까지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ㆍ’전공과 직무와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때문에’(각 11%) 등이 이어졌다. 고용보험 여부, 몇인 이상 사업장인지 등 취업한 기업의 규모 등까지 따져본다거나 학생의 전공과 취업한 직무도 취업계 판단에 포함되고 있었기 때문.

이외 ‘교수님과 협의하여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으나 중간, 기말 고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낮은 학점을 받게 됨’, ‘학교 연계 아니면 못 받음’, ‘학교가 유도리가 너무 없음’, ‘밥 한 끼 안 사드려서’ 등 성토가 이어졌다. 안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 마당에 부정청탁 금지법이 애꿎은 구직자들에게 불똥을 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지점이다.

본 설문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진행, 대학생 1천55명이 참여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74%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