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따라 자라는 넝쿨식물, 모니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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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따라 자라는 넝쿨식물, 모니트리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9.12.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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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TRIS의 모니트리

2018년 설립된 PLTRIS테트리스 모양의 블록에서 자라나는 넝쿨식물을 디자인한다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시도 끝에 올해 첫 제품을 선보였다. 네모난 형태의 모니터를 따라 넝쿨식물이 자라는 모니트리가 그 주인공이다. 201811월 국내 특허출원을 하고 현재 해외 특허출원을 계획 중에 있는 모니트리를 개발한 PLTRIS의 이대헌 대표는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모니터 앞에서 모니트리가 작지만 큰, 건강한 에너지를 북돋아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PLTRIS는 식물을 뜻하는 PLANT와 테트리스(TETRIS)의 줄임말이다.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제한된 공간 안에 맞춰 넣는 게임인 테트리스처럼 넝쿨식물을 일상 속으로 들여와 현대인의 삶에 맞게 디자인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네모난 모니터를 따라 자라는 넝쿨식물 모니트리PLTRIS가 첫 번째로 선보인 제품으로, 넝쿨식물을 활용해 2년여의 제품 개발 끝에 내놓은 거치용 식물재배장치20181130일 국내 특허출원을 받았다.

초록 넝쿨식물이 모니터를 감싸는 디자인 제품 모니트리는 사무공간을 꾸미는 데 관심 있는 직장인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독특한 제품이라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보통 건물 밖에서 키우는 넝쿨 식물을 건물 안, 그것도 내 책상 앞에서 키운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신경 써서 관리를 해줘야 하는 일반적인 다른 식물과는 달리 넝쿨식물은 가끔씩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잘 자라기 때문에 관리도 쉽다. 여기에 어느 사이에 모니터를 따라 길어지는 넝쿨식물을 보면서 좋아지는 사랑스러운 기분은 덤이다.

 

책상 앞 넝쿨식물을 위한 조립형 화분

그렇다면 모니트리는 어떻게 구성되는 걸까?

화분에 씨앗을 심는 것과 달리 모니트리의 넝쿨식물은 작은 모종에서 시작한다. 제품을 주문하면 모종과 함께 4개의 개별 파트로 구성된 상품을 받을 수 있는데, 퍼즐을 조합하듯 조합하면 쉽게 완성품을 만들 수 있다. 지름 3cm의 투명한 관을 끼워 맞추고 모니터에 장착만 하면 끝이다. 완성된 모양은 투명관이 모니터를 감싸는 자 형태다. 모니터의 겉 테두리를 감싸는 형식이기 때문에 화면에 집중하는 데는 방해되지 않는다.

물은 상품 옆면에 별도로 장착된 물 주입구를 통해 주면 된다. 주사기나 종이컵을 사용해 간편하게 물을 줄 수 있다. 10ml 주사기가 함께 제공되니 물의 양을 얼마만큼 주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넝쿨식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에는 일정한 간격마다 작은 원을 표시해 두었다. 그 구멍은 넝쿨식물의 숨구멍이기도 하면서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눈금자 역할도 한다.

딱딱한 모니터에 조금의 초록 식물로 힐링을 더하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이대헌 대표는 모니트리의 강점으로 4가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정서적 안정감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초록 식물을 찾게 된다고 생각해요. 나무가 울창한 산을 오르면서, 잔디와 나무가 있는 공원을 거닐면서 초록 식물을 눈에 담을 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끼지 않나요? 그런 공간에서 평온함을 느끼죠. 그래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겠죠. 모니터를 감싸면서 성장하는 넝쿨식물은 바로 그런 건강한 힐링을 책상 바로 앞에서 선사합니다. 두 번째로는 그런 힐링 속에서 직장인들은 활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식물의 성장을 보면서, 생동감을 느끼고 힘을 얻습니다. 일반 식물보다 성장성이 뛰어난 넝쿨식물을 보면서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직장생활에서 활력을 얻을 수 있죠. 세 번째는 눈의 피로 완화입니다. 모니터와 식물이 마치 혼연일체가 되는 셈이기에 업무를 보면서 눈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녹색은 명도와 채도가 낮습니다. 눈이 편안해지는 색입니다. 업무 중 틈틈이 녹색식물을 보면서 눈에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효율성 있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 자료를 놓고 업무를 볼 때, 책상 위 공간은 늘 부족합니다. 화분이 책상 위에 있다면 업무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모니터에 부착되는 모니트리는 책상 위 공간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사무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책상 위에 화분을 쓰러뜨릴 일도 없죠.”

이러한 기술을 제품으로 완성시키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이대헌 대표는 현재 이 기술로 해외 특허출원을 계획 중에 있다.

일상 속에서 행복을 주는 제품을 선보이고 싶어

“2015년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계속 식물을 키워왔습니다. 보통 성장이 빠른 식물들 위주로요. 잘 자라는 녀석들을 보면, 사무실에서 그나마 힘이 좀 나더라구요.”

이대헌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배관설계 엔지니어로 입사해 첫 사회생활하며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식물을 사랑했던 그에게 닥친 문제는 일정 크기 이상으로 식물이 성장하면 더 이상 책상 위에 놓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리 휘청 저리 휘청, 그러다 곧 죽고 말았죠.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모니터 주변 공간을 활용하면 충분히 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책상 위에 화분을 놓지 않아도 되니 이거다 싶었죠.”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보고 싶었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몰두했다. 무턱대고 창업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 사업을 해나가는 기반을 배우기 위해 퇴직 후 경기도 소재의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교육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 창업가를 육성하는 기관에 들어가 1년 동안 창업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SNS 어플을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그곳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팀을 만들었는데 제품의 반응이 좋지 않아 결국 팀은 해산되었습니다. 어려울 줄은 짐작했지만 창업이라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20181월에는 코딩교육 플랫폼 회사 맘이랜서에 기획자로 입사했다.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시키는 한편, 혼자서 꾸준히 식물 개발에 힘썼다. 그 결과 꿈에 그리던 넝쿨식물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지난 7월 와디스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니트리를 런칭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실패도 많았죠. 식물이 제대로 자라는지 확인하는 시간은 정말이지 인내의 과정이었어요. 제가 다니는 사무실 모니터에서 직접 키워도 보고 제품에 대한 확신을 가진 후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갈 길은 더 멀겠지만 지금처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나가려고요. 그러니 계속 모니트리를 지켜봐주세요!”

| 권민정 기자 withgmj1@naver.com

사진 제공 | 모니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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