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행복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매일 주세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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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행복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매일 주세요!(2)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1.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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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일러스트레이터

Q. <마음, ><도토리새>를 소개해 주세요. 어떤 책인가요?

2015년 출판한 <마음, ><도토리새>는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어두웠던 시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은 그림책이에요. 아코디언 그림책인 <마음, >어떤 상황에서든 좋아하는 걸 해도 돼,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담긴 저의 대표작이기도 해요. 제가 겪은 경험을 통해 저처럼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림도 그리고 직접 글도 썼어요. 작년에는 색연필 그림 그리기 노하우를 담은 가이드북 <11손그림>을 책봄출판사를 통해 출간했어요.

 

Q. 지난 10월 새로운 작업실을 여셨어요. ‘가까이숲이란 이름에 걸맞게 들어오자마자 뭔가 오두막집에 들어온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이 공간은 어떻게 열게 되셨나요?

<11손그림> 책을 내고 색연필 그림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어요. 수업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는 집 근처 작업실에서 수업을 진행했죠. 그게 제 첫 번째 작업실이에요. 그런데 누수문제가 생겨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어요. 두 번째로 옮긴 곳은 성산동에 위치한 작은 공간이었어요. 다락방처럼 생겨서 이름도 성산동 다락방으로 지었죠. 그곳에서 100일 그림 전시도 열고 수업도 이어 갔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작업과 수업을 병행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아서 좀 더 큰 공간을 찾던 중 이 공간을 발견한 거예요. 오래된 주택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어요.

가까이숲이라는 이름은 제가 2015년부터 사용해온 이름이에요. 전시를 열거나 굿즈를 판매할 때 사용할 이름으로 만들었죠. ‘당신 가까이에 숲이 있습니다라는 뜻인데요. 제가 우울증이 심하게 왔을 때 그 영향으로 왼쪽 눈 신경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했거든요. 회복 기간 중에 가장 많이 찾던 곳이 바로 숲이었어요. 그곳에서 바람을 느끼고, 식물을 보면서 자연에서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숲에서 얻은 에너지와 평온함, 여유로움 등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고, 그런 물건을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가까이숲으로 지었어요.

 

Q. 작업 외에도 다양한 굿즈들이 있어요. 도자공예로 만든 브로치도 보이고요.

가까이숲은 두 개의 방이 있는데요. 작은 방이 제 작업실이에요. 이곳에서 색연필 그림 수업도 열고요. 그리고 바로 옆 큰 방은 도자공예가 서승은 작가의 작업실이자 도자공예 수업이 열리는 곳입니다. 작업실을 구할 즈음에 제가 앤님(서승은 작가의 닉네임)에게 함께 작업실을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사실 저와 앤님의 관계는 오래되었어요. 제가 몸이 아팠을 때 색연필 그림도 그렸지만 동시에 도자공예도 배웠거든요. 앤님은 그때 제 선생님이셨어요.

그런데 건물 재건축으로 선생님 공방이 없어질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요. 같이 작업실을 쓰자고요. 이 공간에는 저와 앤님이 함께 도자공예로 만든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요. 작은 브로치는 제 그림을 도자공예화해 만든 거예요. 그 외에 가까이숲에서는 제가 그림 그릴 때 사용하는 미술 도구나, 제 그림으로 만든 여러 굿즈, 앤님이 만든 머그컵, 촛대, 작은 열매 오브제 등 저와 앤님의 취향을 담은 물건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작업실이면서 쇼룸이자 편집샵인 셈이죠.

 

Q. 정규수업부터 원데이 클래스까지 색연필 그림 수업을 계속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림을 그리면서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나요. 20대 청년부터 60대 나이든 분들까지 나이대도 다양하죠. 어떻게 오셨냐고 수업 첫 시간에 여쭤보면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왔다고 말씀하세요. 제가 무슨 대단한 그림을 가르쳐드리는 것도 아닌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책임감이 느껴져요. 더 잘 해드리고 싶고 그래요.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눈물을 보이시는 분도 많으세요.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림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일종의 치유이자 위로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림으로 마음의 치유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에요.

 

Q. 바이냉이란 이름으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나가고 싶으신지요.

대단한 그림은 아니지만 제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전해주고 싶어요. 당신이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고, 좋아하는 걸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은 충분히 재능이 있고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나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림으로 전달하고 싶은 것도 수업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도 바로 이것입니다.  (끝)

·사진 | 권민정 객원기자(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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